주차난·교통대란·학교부지 부족…복합신도시 정체성 훼손 정주여건 등 악화

▲ 지난해 말 협성건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SPC 법인이 인수한 곳으로 최근 모델하우스에 '협성휴포레'라는 대형현수막을 내걸고 분양을 위한 홍보를 시작했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는 대구 동구 봉무동 첨단복합단지인 이시아폴리스 내 상업용지에 또 다시 아파트 건축 허가가 나면서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심각한 주차난에 교통대란, 학교부지 부족 등 당면한 현실은 외면한 채 대구시가 당초 토지이용 계획을 바꿔 막무가내식 허가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아폴리스의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대구시)은 최근 포스코건설의 모델하우스 부지(7천평)에 지상 19층 규모의 아파트 599가구, 업무시설(오피스텔) 153실의 주상복합건물 신청을 승인했다.

이 부지는 지난해 말 협성건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SPC 법인이 인수한 곳으로 최근 모델하우스에 '협성휴포레'라는 대형현수막을 내걸고 분양을 위한 홍보를 시작했다.

이처럼 상업용지에 아파트 건설이 확정되자 다수의 주민들은 '경제자유구역청은 해체하라', '조망권 훼손하는 협성건설 물러가라'는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은 단순 명료하다.

대구 최초 복합신도시인 이시아폴리스의 기존 주거지구 계획(3천862 가구)을 지켜 주고 팔공로와 동북로의 상습적인 교통체증 해결, 자녀들을 위한 과밀학급 해소 등이다.

하지만 허가를 담당하는 관계기관은 4쳔여 세대의 주민 민원은 무시한 채 주거지구 계획을 멋대로 변경해 상업지구에 잇따라 주택 건축허가를 내주고 있다.

현재 이시아폴리스 내에는 더샾 1~4차(3천800여 세대)가 입주해 있고 도로(팔공로) 건너편의 아파트를 포함하면 6천여 세대가 몰려 있는데도 별다른 대책도 없이 이시아폴리스 중앙 도로변에 549호 규모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지하 1층, 지상 12층)을 주민 몰래 허가(2013년 11월)해 놓고 또 다시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을 승인한 것이다.

여기에 더샾 5차(주상복합아파트) 아파트도 슬그머니 승인을 해주려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오는 11월로 허가를 연기하는 등 상업용지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주택 과다공급은 인정하면서도 조망권이나 일조권 문제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당초 주거 계획보다 2천여 세대 이상이 더 늘어나는데도 학급 부족 문제는 인근의 영신중·고등학교에 10개 학급을 증축하면 된다는 어이 없는 계획이고 교통난은 검단교(가칭) 개통이 5년~10년 내에 가능하니 주민들은 그때까지 참아야 한다는 답변이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도 이시아폴리스의 상업용지에 주거용 건물이 계속 들어서면 계획도시의 정체성 훼손은 물론 생활·안전시설 부족과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정주여건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수근 더샾 2차 입주자대표는 "분양 당시 조감도에는 대형마트, 상가가 들어설 것처럼 분양을 해 놓고 기반시설(공공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주택만 짓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이번 아파트 승인이 재검토 되지 않으면 대구시(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와 협성건설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시아폴리스의 주택 승인을 남발하고 있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9월 이시아폴리스 내 DTC(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로 청사를 이전 할 계획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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