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후끈해진 한반도…"경주서 아열대 과일 맛 보세요"

▲ 경주 해오름농장에서 김용구씨가 한라봉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최근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50~100년 이후에는 각국의 기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 평균기온의 변화는 전 지구의 평균보다 2.4배나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인해 기존의 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으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아열대 새로운 작물이 도입되고 있다.

아열대 채소 중 여주는 맛은 쓰나 당뇨와 비만에 탁월하며 공심체는 속은 비었지만 칼슘,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하다. 차요테는 특이한 모양과 사각 사각한 식감을 자랑하며 식용 뿐만아니라 관상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아티초크는 귀족들이 즐겨 먹었던 식용 꽃이며 파파야는 소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아니라 인디언시금치, 모로헤이야, 오크라는 자양강장에 좋은 '채소 3총사'라 불릴 만하다.

아열대 과일은 열대 과일의 대명사인 망고, 용과, 여의주 용과, 숲속의 비타민 아보카드, 새콤 달콤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시계를 닮은 꽃이 피는 패션프루트,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올리브, 양귀비가 즐겼다는 리치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물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아열대 작물들은 항 노화(anti-aging), 성인병 예방 등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강력한 건강 기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 과수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다양한 기능성이 홍보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가의 입장에서는 유통의 대부분을 직거래에 의지해야할 할만큼 시장이 협소하고 판로가 가장 큰 걱정 거리이며 최근 생과 및 건과의 수입이 증가하는 것도 위협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로부터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결혼 및 귀화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점은 아열대 작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제 아열대 작물을 단순히 이색적인 외래의 농산물을 넘어 우리 농업의 시장을 풍부하게 하는 신상품으로 취급해야 할 때가왔다.

이를 위해서는 고유 품종의 개발과 병해충 대책, 시장의 해결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 경주 파파야 농장 손은익씨가 파파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경북 아열대 작물 재배 농가

경북지역도 아열대화 영향을 받아 조금씩 농업 재배작물의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경북지역 주 작목인 사과와 포도가 기온 완화로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강원도 등 북쪽으로 재배지가 북상했다.

따라서 이들 과수 대체 작목 재배와 연구가 절실하다. 경북지역에도 이러한 온난화 영향으로 아열대 재배에 나서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아열대 작목으로는 한라봉과 파파야 백향과 등으로 경북지역에서 281농가가 102.21㏊에 재배를 하고 있다.

그 중 경주지역이 아열대 작물 재배가 제일 활성화되고 있다. 강동·천북면과 양남면에서 파파야와 한라봉, 백향과가 시험재배 수준의 넘어서 수익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 선도농들은 최초 시설비와 연구 투자를 거쳐 지금은 다수확 체제로 들어갔다. 아열대 작물 선도농으로서의 모델이 되고있다. 판로도 다문화 가정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아시아마트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과수농을 겸하고 있는 농가들은 그동안 거래해 왔던 고객들에게 아열대 과일 판매를 자연스레 연계를 하고 있다.



△ 경주 파파야 농원

경주시 강동면 단구리에서 경주 파파야 농장을 하고 있는 손은익(49)씨는 말레이시아에서 20년 동안 동양목재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2012년 7월에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으로 귀농을 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있다. 손은익씨가 잘 나가던 해외 주재원을 그만두고 힘든 귀농을 하게 된것은 순전히 파파야의 매력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손은익씨는 "파파야는 파파인이라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많아 소화기능이 탁월하다"며 "1년만에 열매가 달리고 병충해가 없어 무농약 유기농 재배를 할 수 있어 기존 과수 대체작목으로서 제격이다"고 추천했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이웃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골집 옥상에서 파파야를 모종을 파종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손은익씨는 지금은 하우스 2동 400평과 노지 600평에 파파야 1천주를 심어 본격적인 아열대 농장을 가꾸어 가고 있다.

손은익씨는 파파야 이외에도 몽키 바나나와 허브차인 레몬카스,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솔방울 모양의 노니를 함께 재배하고 있다.

이밖에 1천평의 밭에 공심채와 오크라, 롱빈, 페톨라, 카사바, 타피오카, 여주 등 아열대 체소를 기르고 있어 아열대 작물 백화점 역할을 하고 있다.



△ 경주 한라봉 농원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한라봉은 '신라봉'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으며 5개 농가가 1.5㏊(4천여평)에 농사를 지으며 신라봉 경주시연합회를 구성했다.

이상환(62)씨는 경주시 천북면 모아리에서 10년째 한라봉을 재배하고 있다. 이상환씨는 1천200평 농장에 성목(큰 나무) 100주와 6년생 나무 600주를 심어 연간 5천여만원의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판로는 전부 직판으로 할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해오름 농원에서 한라봉과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는 김용구(44)씨는 하우스 5동 1천평에 지난해 3월 처음으로 400주를 심어 내년 1월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에 4천500평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용구씨는 과수 전문가 답게 처음 시작하는 한라봉도 경북지역 기후 특성에 맞게 길러 다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향으로 귀농 4년차인 김용구씨는 제주도에 많이 재배 되고 있는 한라봉 보다 경북지역에서 수확되는 한라봉이 훨씬 당도가 높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는 경북지역이 제주도 보다 일조량이 많아 당도가 제주도산은 14브릭스인데 반해 경북에서는 최하 17브릭스부터 최고 21브릭스까지 나온다고 한다. 또 일조량이 많아 난방이 필요 없어 연료비 절감이 되고 노동량도 사과의 20%에 불과 한데다 병충해도 없어 완전 유기농의 경제적인 과수라고 설명했다.

내년 첫 수확 후부터 연간 매출액 1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용구씨는 한라봉의 사과와 작업시기가 겹치지 않아 경제적 이라며 무화과도 하우스 2동에 816주를 심어 인기리에 판매를 하고 있다. 또 결실시기를 맞춰 한라봉(1월), 무화과(7월)에 이어 황금향(10월), 레드향(12월)을 추가로 재배할 계획이다.



△ 경주 백향과 농원

100가지 맛과 100가지 향이 있다는 하는 백향과는 '여신의 과일'이라고 불릴 만큼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백향과는 비타민이 석류보다 2.5배가 많고 피부노화방지제인 나이신은 5배 가량 많이 함유돼 여성들이 선호하는 과일이다.

박경환씨는 경주시 양남면 효동리에서 하우스와 노지 500평에 백향과 500주를 심어 올해 8월 중슨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블루베리 농사를 10년 동안 짓다가 대체 작목으로 백향과를 심은 박경환씨는 "백향과는 1년에 수확이 가능하고 8월중순붜 12월 중순까지 수확이 가능한 과일이어서 경제성이 높다"며 "판로도 추석선물을 비롯한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고 얘기했다.

이대환씨도 양냠면 환서리에서 파프리카 대체작목으로 백향과를 1천평에 800주를 심어 올해 7월 처음으로 수확을 했다. 이대환씨는 "다른 작목보다 경제성이 좋아 내년엔 2천500평으로 재배면적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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