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역사만을 위해서가 아닌 환동해지역 중요성 재확인 위해 박물관 건립에 국가적 지원 절실

▲ 이종욱 사회부장
지난 10월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 이병석 국회의원이 오는 16일 포항시청에서 박물관 건립절차를 확인하기 위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국제박물관회의헌장(ICOM헌장)은 박물관에 대해 '예술·역사·미술·과학·기술에 관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자료·표본 등을 각종의 방법으로 보존하고 연구해 일반 대중의 교육과 오락을 위해 공개 전시함을 목적으로 이룩된 항구적 공공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인류의 역사를 연구·보존하고, 이를 후세에 물려주는 것은 물론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역사적 지식을 전달해주는 학문기관이자 문화중심지이다.

특히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이나 영국의 영국박물관(대영제국박물관),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미국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들은 세계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의미의 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직전인 1909년 창경궁 제실박물관이었으며,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을 거쳐 광복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탄생해 1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전국적으로 다양한 국립박물관이 들어섰고, 지금은 광역단체나 지방자치단체·기업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 등 800여개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3면이 바다를 띤 반도국가여서 고래로부터 해양문화가 발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가가 운영중인 국립박물관 39곳 중 해양관련 박물관은 단 4곳 뿐이다.

그것도 부산해양박물관은 해양산업을 위주로, 장생포고래박물관은 고래연구를 목적으로, 목포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주변 해역에서 발견된 해양유물을 연구를, 포항 등대박물관은 등대의 역사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즉 해양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해양문명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은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다.

포항은 그동안 전문적인 발굴이나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구석기시대 유물부터 암각화, 고인돌 등 천혜의 영일만을 중심으로 역사시대 이전부터 사람이 살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특히 연오랑·세오녀 설화는 포항이 해양세력이 살았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고, 최근 발견된 신광 냉수리비나 흥해 중성리비는 포항일대에 신라왕실과 직접 연관이 있거나 왕실에 버금가는 막강한 세력이 존재했음을 추정 가능케 한다.

이런 차원에서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은 단지 포항의 역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해양국가로서의 긴 역사와 환동해지역에서 한반도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은 우리 역사에서 늘 홀대받아왔던 해양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또 21세기 미래성장동력의 기반을 바다에서 찾는다는 의미에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