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간담회…"수도권 열세지역에 김문수 차출해야"

여당 내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국회의원이 25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역할 부재에 대한 반성과 수도권 전략공천, 국회 정상화 등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정국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나흘 간의 다보스포럼 일정을 마친 최 의원(경산·청도)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경북권 국회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분구 지역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며 사실상 전략공천을 주장했다. 이는 상향식 공천 원칙을 내 세우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배치되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앞으로 공천권을 두고 계파 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뒷받침을 위한 안정의석을 강조하며 평의원이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당도 인재 영입을 하려면, 책임을 가진 분들이 나서서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80석 목표로 하는 김 대표와는 달리 수도권을 결코 낙관할 수 없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인재 영입을 거듭 촉구했다.

최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수도권 열세지역에 대한 대책 차원에서 당 지도부가 나서 김문수 전 지사를 수도권으로 모셔와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견해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야권 강세 지역인 경기도에서 3선 의원, 2선 도지사를 한 보기 드문 경쟁력을 가진 새누리당의 큰 자산이라는 것이다.

최 의원은 또 "내각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특히 국정원 댓글사건 등 박근혜 정부가 어려울 때 TK의원들마저 뒷짐을 지고 있었다"며 "박 대통령이 오죽 답답했으면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이 직접 나서 달라고 하소연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제기된 친박 진박 논란과 관련해 '19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가 본질이라고 밝혔다. 지역 친박후보 재배치나 추가 투입과 관련해 최 의원은 "선거가 8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현재 후보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며 재배치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에 후보 이동은 늘 있었다며 여운을 남겼다.

최 의원은 "법안처리가 안돼 입법마비상태인데도 직권상정 등 국회 정상화에 나서지 않는 정의화 국회의장은 나라를 위해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공석인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최 의원은 "당내에 맡을 분이 많다"며 애둘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25분간 면담을 가져 박 대통령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다양한 추측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없지 않은 2원집정부제 개헌과 관련해 '반기문 대통령 최경환 실세 총리설'이 정가에서 대두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의도 정치에 나선 최 의원은 이날 오후 구미갑 예비후보인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의 모친상에 조문을 하고, 이에 앞서 지난 10일 친박계 의원들과 회동을 이어가는 등 광폭 정치 행보로 여당 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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