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37년 만에 경제제재 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 문화시장 선점 위해 뛰어 들어야

▲ 황기환 동해안권 취재본부장
경상북도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는 내년으로 예정된 세 번째 해외 엑스포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고대 페르시아의 화려한 문화가 남아 있는 이란 이스파한과 호찌민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최종적으로 호찌민을 선택한 것이다. 호찌민을 차기 해외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지은 배경에 대해 경북도는 인구가 많고 아세안 경제 중심지여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한인이 약 10만 명이고, 하노이에도 4만여 명이 생활하는 것도 행사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 봤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지난 1998년 제1회 엑스포를 개최한 후 '2006년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두 차례의 해외 현지 개최를 포함해 지난해 열린 '실크로드 경주 2015'까지 총 8회의 엑스포를 개최했다.

2013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엑스포는 아시아, 유럽 등 40개국이 참가해 480만 명이 관람하는 등 터키 이스탄불에서 '코리아 문화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 목적 가운데 하나는 '문화를 통한 경제교류 활성과 교두보 마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차기 경주엑스포 해외 개최지로 이란의 이스파한을 고려해 볼만도 하다. 이란은 최근 경제제재 해제로 37년 만에 국제사회로 복귀해, 향후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이란에서의 엑스포 개최를 포기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란은 세계 2위의 가스 매장량과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 그리고 한반도의 7.5배 넓은 영토에 약 8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해 풍부한 자원과 많은 인구를 가진 넓은 시장이 그동안 갇혀있었던 것이다.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수많은 국가들이 이란 시장에 줄을 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번 경제제재 해제로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도 이란의 '문화시장' 선점을 위해 '시장 주도권' 싸움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면 어떨까?

경주와 우호도시 협약을 맺은 이스파한에서 신라의 고대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글로벌 경주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외로운 나라'로 긴 세월을 보낸 이란에 화합과 교류의 장이 될 찬란한 실크로드 문화를 심으면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스파한에서도 엑스포 유치 노력에 적극성을 갖고 있는데다, 알리 광장 등 행사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행사의 성공을 의심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이처럼 호찌민 개최 결정에 대한 아쉬움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호찌민 엑스포가 그동안의 다른 해외 엑스포 보다도 더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호찌민 엑스포가 최종 승인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행사 타당성 용역 등의 심의 절차가 남아 있다. 설령 호찌민이 최종 결정되더라도 이란의 문화시장 선점을 위한 경주시 차원의 독자적인 문화행사를 이스파한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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