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경찰청, 불법시공·볼트 누락

철도나 고속도로 터널 공사를 하면서 설계와 달리 시공하거나 설치부품의 수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비 26억5천여만원을 챙긴 건설안전비리사범 1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7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울산~포항 복선전철 3공구 경주 인근 입실터널 공사현장에서 정해진 특허공법(무진동암반파쇄공법) 대신 붕괴위험이 큰 화약발파로 터널굴착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5억8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특경법 사기, 업무상 횡령 등)로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배모(42)씨를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울산~포항 고속도로 10공구 양북, 진전 등4개 구간 터널공사를 하면서 암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부품인 락볼트를 설계수량보다 적게 시공하는 방법으로 12억2천여만원을 타낸 혐의(특경법상 사기 등)로 시공사 현장소장 정모(52)씨 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울산~포항 고속도로 11공구 오천, 갈평 등 4개 터널공사 현장에서 락볼트를 누락 시공해 8억5천여만원을 가로챈 하도급업체 대표 전모(52)씨 등 3명을 입건했다.

울산~포항 복선전철 3공구 현장에서는 정해진 공법 대신 일반발파공법 대비 단가가 5배 비싸고 공정기간도 2배 이상 짧은 공법으로 부실시공했으며, 책임감리단과 시공사, 하도급사가 유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포항 고속도로 10공구와 11공구 현장에서는 각각 2만여개와 1만4천여개의 락볼트를 누락 시공한 뒤 거래명세표를 위조해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경찰청 강신욱 지능범죄수사팀장은 "대규모 공사현장의 경우 발주처가 감리업무를 특정회사에 위탁하는 전면 책임감리를 하면서 불법시공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고, 발주처의 관리·감독도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특히 "터널공사에서는 락볼트 누락시공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30% 이상씩 누락되는 것을 확인해 발주처에 통보, 향후 정밀 안전진단과 관리.감독 강화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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