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회 구두 교체·경차로 7개월 2만㎞·택시기사 체험만 45회…

▲ 4·13 총선을 앞둔 대구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유권자들과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문수, 김부겸, 배영식, 정태옥, 박형수 예비후보.

새누리당 대구 북구갑 선거구 정태옥(54) 예비후보는 지난 5일 새 구두를 샀다. 굽과 바닥이 닳은데다 가죽 자체도 찢어져서다. 지난해 12월 15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3개월 만에 벌써 세 켤레 째다. 정장바지와 구두 차림을 고집하는 정 예비후보가 발로 뛴 흔적이다.

정 예비후보는 "평생 살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질긴 구두가 찢어져 교체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로 봐 달라"고 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을 준비해 온 대구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의 열정이 애처로울 정도다.

'새누리당 공천=당선'이라는 여당 텃밭 대구에서 예비후보들의 경쟁은 상상 그 이상이다.

점차 과열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을 알리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발품을 기반으로 한 그들의 열정은 숫자로도 고스란히 남았다.

대구 수성구갑에서 새누리당 김문수(64) 예비후보와 정치생명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부겸(58) 더민주 예비후보는 지난해 9월 지인에게 빌린 998㏄짜리 경차 '레이'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는데, 7개월여 만에 2만㎞를 탔다. 하루 평균 95.2㎞를 달린 셈이다. 통상적으로 1년에 2만㎞를 넘어서기 힘들다.

카니발 승합차를 이용하는 김문수 예비후보는 택시를 활용한 선거운동으로 더 유명하다. 예비후보 등록 전부터 대구와 경기도에서 45차례 택시기사 체험을 하면서 자신을 홍보하고 민심을 둘러봤다. 354시간 동안 택시기사로 변신해 4천800여㎞를 누볐다.

이재만(56) 동구을 예비후보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주민들을 찾아 8가지 디자인의 명함 28만 여장을 뿌렸다. 선거구 주민 15만7천951명의 2배 가깝다.

북구갑 박형수(50) 예비후보도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자양강장제 박카스를 패러디한 메시지와 새누리당 경선 전화여론조사 참여 독려 메시지를 담은 5종의 명함 22만장을 뿌려 인지도와 지지도가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영석(56) 달서구갑 예비후보는 하루에 50곳씩 모두 4천여곳의 식당과 상가, 주점을 찾아 얼굴을 알렸다. 출근길에는 1분에 30명, 하루 2천700명의 운전자에게 인사를 하면서 눈을 맞췄고, 최근 50일 동안 12만5천여명의 운전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동구갑 정종섭(58) 예비후보는 주민들과 직접 스킨십하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1천만보 걷기'를 하고 있다. 황소처럼 뚜벅뚜벅 걸으면서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4만원대 트래킹화 2켤레를 번갈아가며 하루 4만보 이상씩 걷기에 나선 그는 13일 현재 84만보를 걸었다.

마지막으로 배영식(67) 중남구 예비후보는 '9·9·9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일로부터 90일간 900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고 9천리(3천600㎞)의 거리를 이동하는 방식이다.

새벽 6시 집을 나와 16시간 동안 강행군을 하고 있는 배 예비후보는 강철체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수행원들이 감기몸살과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배영식 예비후보는 "서민 삶의 현장에서 체험을 통해 서민들과 교감했다. 그간의 노력이 후보 공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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