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무소속 출마 "정든 집 잠시 떠나려한다"…TK지역 후보 인지도 높아 여당에 위협적 존재

▲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일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대구 동구 용계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유홍근기자 hgyu@kyongbuk.co.kr
새누리당(1번)의 공천에 반발, 친정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4·13 총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대구·경북지역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대구 12석, 경북 15석 등 27석 전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승민 동정론까지 등에 업을 경우 상당한 득표를 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지는 않더라도 박근혜 정권의 중간 평가의 의미를 띤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긴장 속에 주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새누리당에서 공천 탈락된 전·현직 의원들이 연쇄 탈당 후 '친유승민 무소속 연대'라는 정치 세력화를 이룰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에서는 제18대(2008년) 총선에서 친이계의 공천에서 배제된 '친박 연대', '친박 무소속연대'가 무더기로 당선된 바 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3선의 김태환(구미을) 주호영(대구 수성을), 초선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은 이미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고, 수성구는 대구의 정치1번지다.

여기에 이번 공천의 뇌관인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유 의원과 가까운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도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김희국(대구 중·남구),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등도 행동을 같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포항북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포항시장 출신인 박승호 예비후보가 새누리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공천 경선에서 배제된 구성재(달성군), 최기문(영천청도), 정종복(경주)예비후보와 박경호 전 달성군수(달성군)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공천 배제된 5선의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임태희 전 의원도 경기 성남분당을에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5선 중진인 이해찬(세종) 전 대표와 초선의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당 대표를 지낸 4선의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도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에 불복해 원외 정당인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홍희락 비례대표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예정이다.

전국, 여야를 막론하고 무소속 바람이 찻잔속 태풍이 될지 정국 변화의 회오리바람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 의원은 23일 밤 10시50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이 무소속 출마를 할 수 있는 탈당 기한인 23일을 넘기려하자 심야 회견을 갖고 "시대착오적 보복"이라며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고 말해 무소속으로 당선후 복당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국민만 보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공관위는 23일밤 10시30분경 유 의원의 공천여부를 24일 아침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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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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