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관전포인트] ①공천실망, 투표율 낮아지면 결과는 ②각 당 정책 이슈 '경제' 설득력은? ③여야 모두 직면, 분열과 연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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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일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각 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번 선거에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필자도 정치학자로서 수십 년 동안 공천과정을 관찰해왔지만 이번처럼 뒤죽박죽이었던 경우는 생각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일찍이 상향식 공천을 통해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드리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공천과정은 온갖 무원칙과 꼼수로 어지럽게 진행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공천과정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춤을 추었다.

국민의당은 기존 두 정당의 문제를 넘어서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그러나 결과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공천과정에 대한 실망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셔진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많다. 낮은 투표율이 각 정당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각 정당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이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각 당의 경제정책 비전이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이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슈는 '경제'다. 새누리당은 일자리 문제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 의석이 필요하니 여당을 적극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제시하는 일자리 만들기와 경제 활성화 정책은 규제를 완화하여 성장을 도모하자는 비전이다. 보수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어울리는 대책이다. 그런데 과연 지금까지 집권여당이 노력한 정책에서 뭐가 다른 것인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경기부양정책이 국민들의 삶을 증진시켰다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면 집권여당의 경제 비전은 보나마나 할 것이 아니냐는 것이 걱정을 하는 사람들의 눈길이다.

더민주는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집권여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정당이 집권한 기간을 잃어버린 8년이라고 규정하면서 자신들의 경제정책 비전을 주목하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궁금한 대목은 더민주가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 대표를 영입하면서 이런 자신들의 문제의식을 국민들에게 보다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자 했는데 그 실체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경제민주화라는 상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더민주의 정책 비전으로 그것을 구체화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더민주가 추구해온 가치가 중도노선을 표방하는 김종인 대표의 더민주가 다른 점이 무엇인지가 흥미로운 점이다.

만일 더민주의 중도보수화가 경제정책면에서 새누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번 선거운동 과정은 공천과정과 마찬가지로 재미없는 것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많다.

국민의당의 경제정책도 딜레마 상황일 것이다. 두 기득권 정당을 넘어서자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정책 비전에서 두 당과 차이 만들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은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행보로 보면 국민의당은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는데 과연 경제는 진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여·야가 분열과 연대의 문제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여당은 공천과정에 불복하고 당을 뛰쳐나간 무소속 출마자들이 여당의 지지기반을 얼마나 잠식할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야당은 이점에 관해 더 심각한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야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나누어져버린 데다가 공천과정의 난맥으로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한 사람까지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야당들 사이의 정치적 연대는 물 건너 간 상황인지라 야권 후보자들 사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박빙으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의 경우 이 문제는 절박한 과제이다. 이것이 선거 결과의 향방을 정하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유승민과 김종인이라는 개인의 행보이다.

유승민이 자신을 포함한 무소속 바람을 만들어 원내에 진입하면 기존 여권의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릴 거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야권에서는 김종인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서 더민주에서 실질적 지도력을 만들 것인지가 귀추를 모으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야권의 노선과 권력 지도에 구체적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전 포인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이다. 모든 전문가들이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큰 시련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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