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지역발전의 적임자인지 걸어온 길로 냉철하게 판단 예산확보 능력·혜안 가져야

사월의 봄은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봄 들녘에는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봄이 내린 산에도 이름모를 꽃과 연두색 나뭇잎이 고개를 내밀며 봄 속으로 향한다..

봄볕은 꽁꽁 숨어있는 들꽃을 기어이 찾아내 봄으로 초대한다. 들꽃들은 화답이라도 하듯이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해맑은 꽃봉오리를 살포시 내민다. 새들은 노래를 부르며 봄의 향연이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대자연의 합창이 시작된 것이다.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숭고한 봄이다.이 봄을 위해 햇빛과 바람은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다.

4·13 총선일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정국은 봄의 설레임이 아닌 차디찬 겨울로 가득하다.

누구를 뽑아야 할 것인가 하는 봄의 설레임이 아닌, 어느 후보를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매몰찬 정서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봄 기운을 부추기기보다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언어들이 유권자들을 슬프게 한다. 그 언어들은 정치 선진국을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가슴에 치명적인 아픔으로 자리 한다.

선량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의 입에선 봄의 향기가 아닌 상대를 비방하는 구취(口臭)가 뿜어나온다.

봄바람을 움츠러들게 하는 구취는 자신만 모를 뿐이다. 자신의 허물은 뒤돌아보지 않고 남의 단점만 찾기에 혈안이 된 후보들을 바라보아야 하는 유권자들의 가슴은 무너진다.

모두가 알고있는 자신의 허물을 아무도 알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후보들이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하는 외침에 차리리 귀를 막고 싶을 정도다

거창한 구호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거짓 언어를 이제는 판별해야 한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실천가능한 생활정치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들의 진정성을 눈 여겨봐야 한다.

어느 후보가 지역발전의 적임자인가는 그 후보의 걸어온 길과 성과로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확보 능력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혜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총선에 임하는 유권자들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들이 쏟아내는 말의 이면을 판독할 수 있는 직관도 필요하다.

매번 선거 때마다 그들의 말에 쓰라린 배신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그 포부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판단은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다.

그 판단에따라 지역과 국가의 발전은 물론 정치 선진화의 운명이 결정된다. 판단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후보들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자신부터 되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향기로우면 세상도 향기로워 지는 법이다. 개인의 향기가 모여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후보들의 구취를 몰아낼 수 있어야한다.

그럴 수 있으면 '향기로운 총선의 봄'을 맞이할 날도 멀지 않았다. '아픔'과 '상처', '좌절', '혐오'로 점철된 총선이 아니라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봄과 같이 지역과 국가, 한국정치의 발전을 가져다 줄 후보를 선택하는 '설레임의 총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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