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벨트 조성으로 포항경제 활성화"

지난 4·13 제20대 총선에서 지역 발전을 이끌 집권여당의 초선의원으로 당선된 대구경북의 국회의원 당선인이 11명이나 된다. 여소야대 상황의 집권당 내에서 다선과 중량감 있는 의원들이 포진한 다른 지역과 달리 대거 물갈이가 된 상황에서 이들 초선 의원들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회에서 선수 위주로 운영되는 관행을 극복하고 이들 초선의원들이 얼마나 신선하고 혁신적인 의정활동을 보여줄 지 기대도 함께 받고 있다. 경북은 13석중 6명, 대구는 12석중 5명이 초선의원이다. 경북일보는 대구경북지역 초선국회의원 당선인들을 만나 그들의 정치신념과 포부를 들어보고, 활동을 응원하는 '대구경북 초선국회의원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한다.

전쟁과 같은 총선의 긴 터널을 지나온 그녀는 여전히 나이에 비해 앳되고 풋풋했다.

당선사례 인사로 조금 목이 쉰듯 했지만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에서 나오는 자신감도 여전했다.

13일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포항지역 최초 여성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김정재 당선인은 포항지역을 새롭게 변화시킬 상징으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당선사례 인사를 하느라 분주한 김정재 당선인을 16일 오후 포항 남빈동 선거 사무소에서 만나 당선 소감과 향후 의정활동, 정치철학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짧은 시간이 약속됐지만 인터뷰는 길게 진지하게 이뤄졌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면서 '포항시민들이 참으로 국회의원을 잘 선택했구나'하는 생각이 수없이 다가왔다.

김정재 당선인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으로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느 후보들과 같이 자신이 활동한 서울로 가지 않았다.

고향 포항에 남아 다시 시작했다. 포항남·울릉 지역구였다. 2년여 동안 운동화가 몇 켤레 헤질 정도로 지역민을 구석구석 찾아 다녔다.

이 지역구엔 박명재 현역 의윈이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포항북 지역구 정치 지형 변화가 갑자기 닥쳐왔다. 현역 4선의원인 이병석 의원이 포스코 비리 수사에 연루되면서 이 지역구 판세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때 김정재 당선인은 운명을 건 모험을 결행했다. 지역구를 옮기기로 했던 것이다. 아무도,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2년여 동안 바닥 민심을 훑으며 닦아온 텃밭을 놔둔 채 임박한 총선기간임에도 포항북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말이 많았다. 당연한 현상이었다.

믿지 못할 정치적 결단이었기 때문이다. 포항북에는 이병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포항시장 재선의 경력으로 인지도가 높은 박승호 전 시장이 부동의 여론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여기에다가 수년 동안 지역정가를 노크해온 허명환 예비후보와 지난 포항시장 선거에 함께 출마한 이창균 예비후보도 있었다.

과연 그녀의 정치적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선거기간 내내 포항지역 유권자들의 화두였다. 문제는 익숙했던 포항남·울릉에서 낯선 포항북으로의 상륙작전에 이은 무사히 안착 여부였다.

혹시 배척은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자신의 결단에 대해 수없는 자책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지역구 이동 후 처음 실시해본 여론조시에서 10%를 넘는 두 자리 지지율로 4명의 예비후보 중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기존의 2명의 예비후보를 제치고 자신을 지지해준 포항시민들이 '성공 예감' 신호를 보내줬다. 그리곤 상승세가 이어졌다. 10%대에서 20%대로, 어느 순간 30%대까지 올라와 있었다. 이때부터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며 단독 선두를 달리던 박승호 예비후보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오차범위내로 접전을 벌이다 막판에는 역전 추월을 하며 승기를 잡았다.

마침내 13일 저녁, 그녀의 정치적 모험은 포항의 새로운 변화를 약속했다.

김정재 당선인은 지역구에서 밑바닥을 발로 뛰면서 이뤄낸 전국 유일의 여성 당선자로 우뚝 섰다. 자신의 승리이자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포항시민의 승리이기도 했다. 이제 포항을 새롭게 변화시킬 일만 남았다.

포항의 어려운 경제현실을 문화융성과 접목한 창조경제로 포항경제를 위기에서 구출할 '잔다르크의 임무'를 부여 받았다.

"포항경제는 신성장 동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해답은 수려한 영일만을 비롯한 동해바다를 활용해 포항을 해양문화관광도시로 새롭게 조성하는 것입니다." 포항경제 활성화에 대한 명쾌한 해법이다. 영덕과 포항, 경주, 울산을 잇는 해양문화 밸트 조성으로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계획을 밝혔다.

'아름다운 포항,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아와 시민들의 희망이 넘실대는 포항'을 꿈꾸는 김 당선인의 당찬 도전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있다.

"여성이라는 강점을 이용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 들어가 포항의 문화도시 조성에 앞장설 생각입니다, 물론 포항출신 박명재, 강석호 의원과 상의를 해서 상임위 중복을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김 당선인은 평소에 문화에 관심이 많은 데다가 서울시의원 시절 문화관광체육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어 새누리 중앙당과 정부부처 문화 인사들과 교류가 풍부하다.

그래서 포항의 최첨단 연구 인프라를 문화와 접목해 '포항의 경제 새 지평'을 개척할 희망에 가득차 있다. 환동해박물관 건립 추진도 그 일부다.

지역발전 공약은 계속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신규사업의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영일만항 활성화와 기업유치 등 계속 사업들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위해 알맹이를 채워 넣는 일을 할 것이고 영일만과 죽도시장을 연계하는 등의 문화관광 마스트 플랜을 마련해 포항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김 당선인은 죽장 슬로우시티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문화시범도시를 조성해 지역 6차산업 조성에 앞장설 생각을 갖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세계의 주목받는 도시를 방문하고 활성화된 재래시장도 찾아가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또 관련 책도 열심히 읽었습니다"는 말에 지역발전의 진정성과 신뢰감이 묻어 나왔다.

김 당선인은 특히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하는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김 당선인의 강점은 '소통의 귀재'라는데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새누리당은 물론 야당의원과도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란 현안에 대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타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회 입성을 하면 여·야를 넘나드는 소통의 인연을 활용해 포항 발전에 힘을 쏟겠습니다"

김 당선인의 또 다른 강점은 서울시의원을 하면서 서울시의 큰살림을 조정해 보았고 '여소야대'라는 서울시의회의 의원 운영 경험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의 여소야대라는 어려운 정국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당선인의 정치철학은 '공정한 사회 구현'이다.

"현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분노와 좌절의 뿌리는 불공정한 사회에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 실패의 원인을 '남 탓'으로 규정하고 있고 사교육이 교육을 지배해 공교육이 훼손을 당하는 등 불공정 게임이 우리사회에 만연해 공정성 회복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최근 '흙수저, 금수저' 논란 등 아무리 노력을 해도 꿈을 이룰 수 없는 청년들의 비관적인 현실에 대한 해법이 동일선상에서 인생을 출발할 수 있는 공정게임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김 당선인은 여느 국회의원과는 다른 참신하고 혁신적인 사고를 갖고 진정으로 포항발전을 위한 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느낌이 진하게 느껴졌다. 또 사회변화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과 혜안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신뢰감도 함께 했다. 포항시민이 이번엔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선택했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면서 나오는 발걸음 뒤에 '포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뿌듯함이 뒤따라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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