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쪽 해역 대부분 점령…백화현상 빠르게 확산
바다숲 조성 등 수중 생태계 보호 대책마련 시급

▲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게 무리가 독도 수중의 암반 위쪽으로 이동하며 해조류를 공격하며 해중림를 파괴시키고 있다. 바위마다 해조류가 붙어 있어야 할 자리에 성게와 불가사리가 차지하고 암반은 무절석회조류가 부착돼 백화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해중림 와곽부터 성게무리가 해조류를 포위해 갉아먹는다. 수중촬영=조준호기자 cjh@kyongbuk.com
민족의 섬 독도 수중이 갯녹음(일명 백화 또는 사막화) 면적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급하다.

경북일보는 지난 11일 '독도는 갯녹음 몸살 중…해양숲 생존 위기' 제하의 제목으로 보도한데 이어 18, 19일 양일간 독도입도, 독도 수중 생태계를 취재했다.

독도는 입도 허가 등의 이유로 일반인의 입도가 쉽지 않은 지역이라 국내 대표적인 생태계의 보고이자 '수중생태계의 DMZ'로 불린다.

이 때문에 국민 대부분이 독도 수중을 떠올릴 때 무성한 해중림 사이로 많은 고기떼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실상 독도 수중은 성게나 불가사리 등 해적생물로 뒤 덥혀 사막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독도 남, 북쪽은 대부분 지역이 성게와 불가사리 등 해적생물에 점령당해 있었다. 연안 암반 지역의 해조류는 사라지고 무절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이 흰색으로 변하는 백화현상이 진행 됐거나 진행되고 있었다. 이 지역 모두 백화지역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나마 남은 해중림도 해적생물에게 포위돼 있었다. 수중 탐사 결과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갯녹음 면적이 확대된 것을 체감 할 수 있었다.

해조류가 붙어 있어야 할 수중암반은 성게 무리가 밑뿌리만 남기고 모두 휩쓸고 지나갔다. 이런 현상은 조하대를 벗어나 수중에 들어가면서부터 마치 성게 양식장처럼 수심 30m 밑까지 성게무리가 펼쳐져 있었다.

성게에 둘러싸인 감태와 대황 등의 해조류는 이들을 피하지도 못하고 죽음을 대기하고 있는 듯 했다. 또 소라와 경상북도에서 방류된 왕전복(독도전복) 등도 성게에 포위돼 아사직전이었다. 이와 함께 암반 등에 착생되는 단년생 해조류인 돌미역도 지난해에 비해 면적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가재바위나 천장굴 주변 독도 서·동쪽은 아직 해중림이 많이 남아 있지만 수중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게 무리들이 곳곳에서 해중림을 파괴시키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지역도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독도에서 만난 국립수산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독도 남쪽 지역을 조사했는데 갯녹음 현상이 상당히 심각했다"며 "전반적 조사를 끝내 봐야 알겠지만 조사한 남쪽지역 모두 성게 포화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밝혔다.

독도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독도수중을 들어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갯녹음 현상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독도에서 상주하면서 육안으로도 느낄 정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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