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동종업계 경쟁 심화…작년 영업이익 6억5천여만원 49.1% 급감

전국 유일의 향토백화점인 70년 전통의 대구백화점이 영업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 현대백화점 대구점 등 동종업계와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영업이익이 반 토막이 났다.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의 개장과 5만원 이하 선물로 규정한 김영란법 시행 등 더 큰 악재가 기다리고 있어 손실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구백화점이 9일 오후 5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결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1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1년간 대백의 영업이익은 6억5천288만5천원으로 전년 사업연도(12억8천384만3천원)보다 49.1%(6억3천95만8천원)나 감소했다.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0.1%(1억3천931만8천원) 늘어난 1천582억9천128만1천원을 달성한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김재오 판촉팀장은 "전국 백화점이 평균 7%씩 역(-) 신장을 보인 것과 달리 수성구의 소비능력을 갖춘 충성 고객들이 대백을 든든하게 받쳐줬다"고 했다.

하지만 "작년 메르스 사태 여파로 마진을 최소화 한 행사상품 위주로 판촉을 했고, 인건비와 홍보비 등의 비용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절반이나 줄었다"고 했다.

기업이 한 사업연도 동안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당기순이익이 85.8%까지 신장세를 보였지만, 이면을 보면 씁쓸하다.

2015년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9억3천572만5천원(85.8%) 증가한 63억5천632만1천원을 기록했는데, 범어동 짐매니아 휘트니스센터 건물 등 회사 보유 부동산을 매각한 덕분이다.

대백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을 팔지 않았다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적자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백은 24일 오전 9시 대백프라자 12층 문화센터에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제47회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매출액 등의 실적을 주주들에게 보고한다.

또 경영상 어려움을 반영해 이사 7명의 보수를 동결할 것과 30억900여만원의 결산배당액을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배당하는 계획도 밝힌다.

2013년 6월28일 제44회 주총에서 대표로 재선임된 최대주주 구정모(63) 이사의 대표이사 재선임(임기 3년)도 진행한다.

신정현 재무실장은 "3대에 걸친 고객이 나란히 찾을 만큼의 '충성 고객'이라는 호재가 있어 유통 공룡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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