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대구 주택 가격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지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서울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고 있지만, 대구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부동산 광풍으로 집값이 너무 오른 데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대구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7% 하락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하락률로 전국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18%나 떨어져 전국 최고 수준이다.

수성구 수성동 H 아파트는 전용면적 84.9㎡형 매매가격이 지난해 말 3억7천만 원 선이었지만 현재 3억2천만∼3억4천만 원에 거래된다.

또 달서구 본리동 Y 아파트는 2억6천만∼2억7천만 원에 거래된 84.96㎡형이 2억2천만∼2억3천만 원으로 떨어진 데다 매물이 쌓여 거래가 뜸하다.

2억7천만 원 선이던 북구 산격동 D 아파트 84.94㎡형도 2억3천만 원 선에 머문다.

전월 대비 전셋값도 대구는 0.28% 떨어져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경북지역 역시 주택 매매가격이 0.21%, 전셋값이 0.17% 떨어져 대구 다음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은 신규 공급 물량 부담과 수년간 가격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겹치면서 가격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대구 아파트 적정 공급 물량은 연간 1만3천∼1만4천 가구 정도인데 올해만 2만6천500여 가구, 내년에 2만1천5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며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확대로 소비심리가 꾸준히 위축해 부동산 시장에서 관망세로 돌아서는 소비자가 증가했고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