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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웅 포항시축제위원회 사무국장

드디어 축제의 날이 밝았다. 오늘부터 나흘간 포항, 영일만을 무대로 열세 번째 ‘포항국제불빛축제’가 펼쳐진다.

해마다 축제 기간 중 연인원 1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대표적 대한민국 여름축제이지만 올해의 경우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 등 교통 접근성이 좋아져 더 많은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국내 불꽃행사 중 유일하게 6년 연속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로 발전했다. 관광객 체류를 통한 지역경제 부양 효과도 있지만 실상 축제의 주인공은 포항시민이다.

물론 해마다 비슷한 형태의 불꽃에 식상하고, 불경기에 축제는 무슨 축제냐?는 비난도 나올 만하다. 그러나 불꽃이 주는 기대효과와 의미는 상상외로 크다. 시민을 한데 뭉치게 하는 단합력과 새로운 도약의 힘을 주는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다. 또 도시 곳곳에 빛 콘텐츠를 연출, 불빛도시 포항이 지닌 고유의 생명력과 전통성, 관광자원의 매력을 단시간에 많은 사람에게 보여 주는 통로가 바로 불빛축제이다.

특히 올해 축제는 팔짱 끼고 보는 관람형 축제가 아니라 직접 축제 중심에 들어와 자신이 주인공이 되도록 판을 펼쳐놓았다.

‘국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메인행사인 30일 국제불꽃쇼에는 세계적 수준의 연출능력을 가진 이탈리아 파렌테사와 대만 융펑사, 한국 한화가 참여해 신제품 불꽃으로 대륙 간 불꽃대결을 펼친다. 예년보다 150m 이상 전진 배치한 바지선에서는 8인치~12인치의 중대형 타상 불꽃을 집중화해 현장감과 생동감을 극대화할 예정. 특히 오프닝에서는 포항, 포스코를 의미하는 ‘LOVE P’라는 문자 불꽃이 하늘에 연출된다.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은 관전 포인트다. 또 국제행사답게 5개국 주한 대사·영사를 비롯해 15개 해외도시 사절단 등 공식 외국 관광객만 1천여 명을 넘어섰고 축제 중 열리는 한·중·러·일 문화교류에는 중국의 사천성 천극원 ‘변검’공연을 비롯해 수준 높은 해외문화 연도 펼쳐진다.

뿐만 아니다. 버스킹페스티벌은 전국 60여 팀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18개 팀이 마임과 댄싱, 저글링 등 다채로운 거리 공연을 펼친다. 포항의 불과 빛 정체성을 표현해낸 난장 형태의 ‘얼쑤~ 불빛퍼레이드’도 눈여겨 볼만하고, 축제 기간 중 통제되었던 영일대 해상누각을 새로운 체험공간으로 불러낸 불빛테마존도 관광객들에는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다.

축제장에서 ‘구경꾼’으로만 있지 않으려면 잊지 말고 챙겨와야 할 준비물이 있다. 무너지고 망가지려는 ‘열린 마음’이다. 체면이나 격식, 사회적 품위는 집 장롱 안에 모셔두고서 말이다.

또 하나 축제를 위한 많은 헌신과 노력이 있음을 알고 밤하늘 불꽃을 본다면 더 풍요롭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축제점검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큰 행사를 많이 지켜봤는데 고급호텔 화려한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지하 구석진 주방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축제사용설명서 맨 뒷장에는 가장 더울 때, 휴가 피크 때 축제를 위해 땀 흘리는 자원봉사자, 공무원, 경찰 등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다고 아주 작은 글씨로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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