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별신굿 공연, 탈쓰고 양반 권위의시 풍자 '재미있어'

지난 9일 아침 일찍 엄마와 나 그리고 친구와 함께 국제탈춤페스티벌이 개최되는 안동으로 출발했다.

포항에서 안동으로 가는 꼬불꼬불 고갯길을 따라 손가락을 조금씩 펼치는 단풍잎들이 길가에 수줍은 얼굴로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우리는 이날 오후에 열리는 하회별신굿 공연을 보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별신굿은 성황신에 대하여 제사를 지내면서 하는 탈춤놀이로서 옛날에는 음력 정월 대보름과 4월 8일에 지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미리 조사하여 신나는 놀이판을 기대하였다. 드디어 안동탈춤공원에 도착하였을 때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커다란 탈 조형물들이 탈춤공원에 전시되어 있었다. 중앙 무대에도 여러 가지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고 여러 가지 체험장과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하였다.

친구와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사진을 찍고 체험을 하였고 나는 뽀로로 탈을 만들었다.

우리 문화재인 ‘탈’에 만화 캐릭터인 뽀로로라니…. 좀 안 어울렸지만 노란 바탕에 주황색 안경을 쓴 ‘뽀로로 포비’는 너무 귀여웠다.

낮에 공연되는 외국 민속춤 공연을 보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라트비아, 인도 그리고 스리랑카의 공연은 너무 경쾌하고 발랄함을 느꼈다. 박수를 치며 사진을 찍고 엉덩이를 들썩들썩하였다.

오후 7시 드디어 하회별신굿이 시작되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라는 글씨가 쓰인 긴 깃발을 시작으로 꽹과리, 북, 장구 그리고 나팔이 따라 나오고 갖가지 탈을 쓴 주인공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등장하였다.

첫째 마당부터 여섯째 마당까지 각각 주제를 가지고 소리(노래)와 춤을 추며 흥겨운 탈춤을 추었다.

나는 백정이 소를 때려눕히고 염통과 소의 고추를 때어내는 장면이 너무 무섭고 우스웠지만, 엄마께서 양반의 권위의 식을 풍자하고 해학적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쉬웠다.

엄마께서 내가 특별히 마음먹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공연이라고 말씀하셨다.

국가 중요 무형 문화재 제69호로 보호되는 하회별신굿 탈춤 공연. 우리는 매우 중요하고 뜻깊은 체험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였다. 집에 돌아가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찾아보겠다고 생각하며 우리나라에서 보호하는 다른 중요 문화재들을 알아가며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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