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4지구 화재가 지난 2일 모두 진화되면서 이제는 화재원인과 복구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하지만 경찰 등 관계 당국과 화재 당사자인 4지구 상인들 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존재, 향후 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구소방본부는 2일 오후 1시 8분께 모든 불길이 잡혔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2시 8분께 신고 접수가 된 뒤 무려 59시간여 만에 완진 판명이 내려졌다.

진화 길어진 것에 대해 소방본부는 점포들이 밀집해 있고 섬유 원단 등 인화성이 강한 물질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건물 일부가 붕괴하는 등 붕괴 위험이 커 소방관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힘든 것도 진화 시간이 오래 걸린 원인으로 꼽힌다.

△화재원인 공방

불이 모두 잡히면서 화재원인을 놓고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대구중부경찰서는 건물 외·내부 CCTV를 분석하고 있다.

동시에 화재 신고자, 경비원 등 10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화재 당시 현장에 사람이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소방본부, 전기·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2차례 현장 정밀감식을 벌였다.

분량 연소 잔류물, 전기 배선 500여점 등을 거둬갔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 중이다.

수거한 물품들을 분석,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경찰은 2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경찰은 화재 발생 지점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발화지점이 4지구 건물 남서쪽 1층 복도라고 발표했다.

야간 경비를 서던 목격자도 경찰 조사에서 4지구 1층 내부에서 불길을 발견, 119에 신고했다는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지구 상인들은 경찰 조사에 의구심을 보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지구 상인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화재 당시 목격자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경찰 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지켜본 목격자들 대부분이 건물 외부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점도 4지구와 1지구 사이며 많은 목격자가 폭발 소리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노점상 쪽에서 불이 나 건물로 옮겨붙었다는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시장 정상화를 위한 노력

서문시장 4지구 화재 중구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일 중부소방서 긴급구조통제단으로부터 현장 지휘권을 인수 받고 응급복구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피해상황 조사, 안전펜스 설치, 화재 잔해 수거처리, 건물철거 등 복구와 시장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대책본부는 5일부터 서문시장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시장 내 동산상가와 5지구를 잇는 주도로의 소통을 전면 허용한다.

시장 내 주도로는 화재 발생 이후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됐으며 행정·봉사 차량 등에 한정해 허용됐다.

대책본부는 화재가 완전 진화됨에 따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소 필요 부분만 통제할 예정이다.

또한 4일부터 화재로 출입이 통제된 서문시장 4지구 1층 외향상점 84개소 상인들에게 출입을 허용했다.

대책본부·소방·경찰 등이 상인들과 동행해 외향상점의 물건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기에 대책본부는 외향상점 상인들의 물건정리가 끝나면 주변 상인들과 인근 시민들의 통행안전을 위해 화재현장 주변에 높이 2.4m, 길이 260m의 펜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가장 큰 과제는 4지구 상인들의 대체 상가 부지 마련으로 꼽힌다.

대책본부는 상인과 협의를 거쳐 대체 상가로 옛 롯데마트 내당점, 서문시장 주차빌딩, 옛 계성고 터 등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롯데마트 내당점은 화재 피해 당사자들이 선호하지 않으며 주차빌딩은 주변 상인들의 반발로 가능성이 낮다.

계성고 옛 터는 재단 소유의 재산으로 쉽게 결정하기 힘든 실정이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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