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적자 누적…대중교통 요금 5년 5개월만에 150원 인상

지난달 14일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 조정 시민공청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배부된 책자를 유심히 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대구시는 지난달 30일 공공요금 물가위원회를 열고,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 조정안을 확정했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이 2011년 7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150원 인상하기로 결정됐다. 요금 조정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지난 5년간 대중교통 요금을 동결해 특·광역시 중 최하위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어 운송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특·광역시의 평균 요금 조정 기간은 3년 6개월인 반면 대구는 지금까지 조정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지난해에 만 하더라도 시내버스의 시민 세금 지원액은 1천억 원을 훌쩍 넘었다. 도시철도도 지난해 재정지원금은 1천200억 원을 초과했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유지 이용하는데 무려 2천억이 넘게 혈세가 투입된 것이다. 이런 추세 라면 2020년에는 이들 교통수단에 연간 2천700억 원이라는 그야말로 혈세 삼키는 괴물로 둔갑하게 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 하면 적정수준의 요금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요금 조정의 근거와 경위, 그리고 원인 등을 대구시 용역 결과를 통해 알아보기로 한다.

대구 시내버스
△시내버스, 운송수입 부족액 828억 원 달해.

대구 시내버스 요금은 카드와 현금으로 나눠 진다. 현재 카드의 경우 일반버스는 일반인 1천100원, 청소년 770원, 어린이 400원을 받고 있다. 이를 다음달 중으로 일반 1천250원으로 13.6%, 청소년 850원으로 10.4%로 조정하며 어린이는 현행으로 400원을 받을 예정이다. 급행버스는 현재 일반 1천450원, 청소년 1천10원, 어린이 650원을 받고 있으나 역시 12월 중순부터 일반 1천650원으로 13.8%, 청소년 1천100원으로 8.9%로 인상하며 어린이는 인상하지 않고 현재처럼 650원을 받는다.

현금으로 탑승할 경우, 일반버스는 지금까지 일반인 1천200원, 청소년 900원, 어린이 500원을 징수하고 있다. 이를 다음달 중으로 일반 1천400원, 청소년 1천 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어린이는 500원 그대로다. 급행버스의 경우, 현재 일반 1천600원, 청소년 1천200원씩 받고 있는 것을, 일반 1천800원, 청소년 1천300원을 받을 예정이며, 어린이는 800원으로 인상되지 않는다.

요금조정의 필요성은 있나? 대구시는 2011년 7월 1일 현재의 요금으로 조정된 이후 그 체계(1천100원)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어 특 . 광역 시 중 최하위 수준이다. 다른 특 . 광역 시 평균 요금조정 주기는 3년 6개월에 평균인상률은 17.4%였다. 표준 운송원가 보다 낮은 요금 수준으로 적자구조가 지속 되고 있다. 원가회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73.5%에서 2015년 68.9%로 4.6% 감소했다. 2011년 시내 버스 표준운송원가는 3천122억 원이었으나 운송수입금은 2천294억 원으로 운송수입 부족액이 828억 원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2015년에는 표준운송원가가 3천311억 원 인 반면 운송수입금은 2천281억 원으로 운송수입부족액이 1천30억 원으로 원가 회수율이 68.9%로 낮아졌다. 타 시도 시내버스 원가회수율은 인천 84.2%, 서울 83.8%, 부산 78.5%, 대전 78.4%, 광주 71.7%이다.

특히 적자 보전을 위한 대구시의 재정지원이 한계에 달했다는 점이다. 2011년 828억 원을 지원했던 세금이 2015년 1천30억 원으로 24.4%인 202억 원이 증가했다. 경영혁신 노력에도 낮은 요금 수준으로 재정지원금이 2020년까지 연평균 1천163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외에도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을 위한 지속적 투자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제공으로 저상버스 도입(2015년 89대), LED행선판(109대), 버스정보안내기(65대) 등 버스 운행관리시스템 운영이다. 이와 함께 유개 승강장(70개 소) 설치, 공영차고지(범물. 유곡 차고지) 조성 등에 투자가 필요하다. 도시별 시내버스 1대당 투자는 대구 800만 원에 불과한 반면 서울은 4천200만 원, 부산은 1천1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면 국토교통부 기준 요금조정 요인은 어떨까?. 올해 표준운송원가(3천167억 원) 및 서비스개선비용(127억원) 등을 보전 할 수 있는 요금 수준으로 국토부가 시내버스 요금산정기준 적용시 614원의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는 것. 구체적인 요금 인상 요인으로는 표준운송원가 증가 38원, 서비스 개선 비용(저상버스도입, BMS 시스템 유지비용)등을 위한 투자(2016년 127억원)로 65원, 2011년(당시 요금인상 요인은 416원이었으나 150원 반영) 요금 인상시 미 반영분 266원, 승객감소 등 외부환경 변화 요인이 245원 등이다. 국토교통부 시내버스 요금 산정기준 표준운송원가 2011년 대비 2016년 72억 원(2.3%) 증가(38원 인상요인)는 인건비가 그동안 275억 원이 증가한 반면 연료비는 180억 원 기타 원가 23억 원 등이 감소해 총 운송원가는 72억 원의 증가 요인이 발생했다. 외부 환경요인은 도시철도 3호선 개통(2015년 4월), 유가변동 등 시내버스 외부 환경변화, 전세버스 통근 . 통학 허용 등 규제 완화(1천400여 대 운행 중)으로 245원의 인상요인이 생겼다.

대구 칠곡3지구를 달리고 있는 도시철도.
△도시철도, 단일 요금 체계에 따른 환승 손실액과 고정경비 등 지속적 증가.

대구 도시철도 요금은 교통카드의 경우 일반(만 19세 이상~만 65세 미만)은 1천100원, 청소년(만 13세 이상~만 18세 이하)은 770원, 어린이(만 6세 이상~만 12세 이하)는 400원을 받고 있다. 현금은 일반 1천200원, 청소년 1천2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만 65세 이상 경로우대자,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무임이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대구, 경산) 간은 무료 환승이 되며 도시철도 전 구간에 걸쳐 균일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대구 도시철도도 2011년 7월 운임조정 이후 5년간 동결됐으며 전국 도시철도 기관 중 최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가 하락, 자동차 등록 대수 증가에도 불구, 수송 인원은 최근 5년간 연 5.9% 증가했다. 휘발유 가격은 2012년 1천905원 이었으나 2016년 1천386원으로 27.2%가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2년 101만대에서 2016년 110만대로 8.9%가 증가했다. 특히 3호선 개통 후 2014년 일 평균 36만 7천명 이었던 것이 올해엔 일 평균 43만 8천 명으로, 19.3% 인 7만1천 명이 늘어났다.

경영 수지를 살펴보면 2015년 총 경비(2천468억 원) 중 인건비(1천311억 원), 위탁관리비(314억 원), 전기료(228억 원) 등 고정성 경비가 92% 차지하고 있다. 고정성 경비 증가에 따라 1인당 수송원가가 2011년 2천78원이었던 것이 2015년엔 2천198원으로, 120원의 증가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또 지하철 운영 19년 차로 시설, 장비 노후화로 유지보수비, 개량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임금상승, 물가인상 등으로 매년 증가하면서 수송원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의 재정지원금도 증가 추세에 있다. 2014년 990억 원이었으나 올해에는 1천328억 원으로 34.1 %나 증가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대구시 노인 인구와 무료 환승제도에 따른 환승 손실액의 증가와 고강도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전기료 등 고정성 경비가 늘어나, 대구시 재정지원금의 경감이 필요하다”며 운임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무환, 김현목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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