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주거·시장 거점공간 창출…몰락한 원도심 활성화 박차

김천혁신도시
김천의 미래를 짊어질 것으로 기대한 김천혁신도시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김천시에 심각한 성장통을 안겨주고 있다.

2007년 9월 제1공구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 조성에 들어간 김천 혁신도시는 지난 4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한국건설관리공사를 마지막으로 계획된 12개 공공기관의 입주가 완료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원도심과 함께 김천을 끌어갈 제2의 도심 역할을 기대했던 김천혁신도시는 기대했던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주율이 떨어지고, 오히려 원도심 주민들의 김천혁신도시 이전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원도심 공동화를 가속화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박을 기대했던 김천혁신도시 내 상가 또한 기대에 못 미친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주율로 빈 곳이 허다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김천시는 2015년 김천혁신도시 건설지원단을 균형 개발사업단으로 조직을 개편해 도시재생 사업 전담조직과 혁신도시 관련 부서의 업무연계를 강화했다.

이어 올해 자산동에 있던 도시 재생 지원센터를 김천대학교 창업보육센터로 확장 개소해 원도심과 혁신도시의 상생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천시 평화동 도시재생사업 사업구상(안)


△김천시 도시재생사업 추진현황

김천의 심장인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김천시의 도시재생사업은 크게 평화동 도시재생사업과 자산동 새뜰마을사업, 황금동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평화동 도시재생 사업은 김천역 앞 인근 상업지역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진행되며, 총 200억 원(국비 50%, 시비 50%)이 투입된다.

이 지역은 김천의 구 도심 지역으로 상업, 업무, 문화, 주거 시설이 밀집돼 있으며, 김천역, 시립도서관, 평화 시장 등 주요 도시기반시설이 있지만, 도심 기능이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교외화 현상으로 도심의 쇠퇴 및 도심 공동화, 빈 점포 증가 등의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되는 자산동 새뜰마을사업은 김천의 대표적인 주거취약지역으로 노후건축물과 무허가 건축물이 많은 자산동 주거지역을 새로운 도심 활성화를 위한 거점공간 창출 지역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73억 원(국비 70%, 도비 9%, 시비 21%)이 투입된다.

마지막으로 황금동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은 조선 5대 장시인 김천장을 계승한 황금시장을 지역 특성과 주변 지역과 연계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도시재생 선도 모델을 구축하는 것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57억(국비 50%, 시비 50%)이 투입된다.

주요사업내용으로는 황금시장 상업특화가 조성, 커뮤니티 거점 조성, 주요생활 거점, 역사문화거점, 자연거점을 연결하는 김천 역사문화 둘레길 조성 등이다.

김천시 자산동 새뜰마을사업 사업구상(안)


△원도심 붕괴, 김천시 18개 읍면동 30년 후 인구 절반으로

지난해 12월 13일 김천 원도심과 혁신도시의 상생방안 세미나에서 ‘김천 혁신도시와 연계한 원도심 발전방안 과제’를 주제발표 한 대구·경북연구원 임성호 박사는 율곡동, 대신동을 제외한 김천시 나머지 20개 읍면동의 인구가 인구학적 쇠퇴위험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중 18개 읍면동은 30년 후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임 박사에 따르면 김천시 읍면동별 인구소멸위험지수는 대신동 1.2, 지좌동 0.98, 대곡동 0.77, 평화남산동 0.46, 아포읍 0.43, 자산동 0.42, 양금동 0.29, 봉산면 0.27, 대항면 0.26, 농소면 0.25, 감천면, 남면 0.24, 어모면 0.23, 개령면 0.22, 조마면 0.18, 대덕면 0.17, 증산면 0.16, 감문면 0.15, 구성면 0.13, 부항면, 지례면 0.12로 나타났다. (2016년 7월 기준)

인구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인구와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비로 1 미만의 경우 국가, 광역, 기초자치단체가 인구학적으로 쇠퇴위험에 진입했음을 나타낸다.

이어 0.5 미만은 인구 유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30년 후 현재인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추가적인 젊은 인구 유출 시 소멸위험이 커짐을, 0.2 미만은 소멸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지역을 의미한다.

김천혁신도시가 있는 율곡동의 인구소멸위험지수는 이보다 월등히 높은 6.66이었다.



△김천혁신도시 성장과 원도심의 몰락

김천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김천시 전입 수는 전체 이전 인원 4천862명의 절반을 밑도는 2천27명(41%)에 그치고 있다. (2016년 6월 기준)

이 중 이전 인원이 가장 많은 한국전력기술이 2천490명 중 1천37명이 전입해 42%, 그다음으로 이전 인원이 많은 한국도로공사가 956명 중 309명 전입으로 32%를 나타내고 있다.

세 번째로 이전 인원이 많은 농림축산검역본부(516명) 역시 전입 직원 수는 175명(34%)에 머물고 있다.

반면 기존 김천 원도심 지역 주민들의 김천혁신도시 이전은 빠르게 늘고 있다.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되던 2014년 6월, 당시 2만2천852명이던 김천시 대곡동 인구는 2년 후인 2016년 6월, 2만1천278명으로 1천574명이 줄었다.

또한 1만 345명이던 평화남산동 인구는 9천805명으로 1만 선이 무너지고, 8천926명이던 자산동은 8천354명으로 572명, 5천171명인 양금동은 4천831명으로 340명, 1만1013명인 지좌동은 1만655명으로 358명 각각 줄었다. 불과 2년 동안 3천384명이 김천의 원도심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김천시 인구는 13만6천288명에서 14만3천448명으로 오히려 7천88명 늘어 자연적인 인구감소가 아닌 김천시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천에서 이 기간 인구가 늘어난 곳은 김천혁신도시가 있는 율곡동이 유일하다. (읍면 제외)

지난해 12월 7일 열린 김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2017년 예산안 심사에서 균형개발사업단 담당자가 “이주 기관 직원들의 김천혁신도시 이전 비율과 원도심 주민들의 이주 비율이 약 6:4”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원도심 주민들의 이주율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김천시는 지난해부터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주 정착을 위해 아파트 대출금 이자까지 최고 100만 원 (50%)씩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은 여전히 주말이면 회사 차량과 KTX를 이용해 주말 썰물처럼 김천혁신도시를 빠져나갔다가 월요일 아침 밀물처럼 김천혁신도시에 들어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시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이전 기관 임직원 및 가족초청, 지역 문화 탐방 등 혁신도시 가족 만들기, 혁신도시 이주 대책 지원,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주택 자금대출 이자지원 등 혁신도시 활성화 사업 등을 추진한 혁신도시건설지원단에 쏟아 부은 예산만도 1천523억 원(국·도·시비 포함)이다.

이로 인해 김천혁신도시로 이주하는 원도심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천에서 김천시민이 오히려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원망의 목소리까지 일고 있다.

김천 원도심과 혁신도시의 상생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박보생 시장은 “김천시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목표 아래 혁신도시와 원도심의 양대 핵심축이 조화롭게 동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사업 등 시에서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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