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없어서 못팔고 하루종일 교통 정체…주말·휴일 20~30% 관광객 늘어

7일 오후 상주~영덕 고속도로 영덕 나들목에서 강구항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살이 꽉 찬 대게 맛 좀 보고 가이소! 특가로 모십니데이”

겨울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7일 강구항을 찾았다.

강구항 일대는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으며 거북 행렬이 이어졌고, 강구대교를 건너자 구석구석 관광객 인파로 도로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밀려드는 관광객을 맞느라 분주했다.

다른 점원들은 몰려든 손님들 틈에서 주차 대행과 자리 안내 등 역할을 분담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주말과 휴일 평균 20~30% 관광객 수요가 늘면서 영덕 강구항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강구항 상가 밀집지역 도로가 밀려드는 차량으로 주말이면 하루종일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밀려드는 손님에 강구항은 북새통

동해안 최대 대게 판매처인 영덕 강구항은 미식가들의 필수 방문지로 꼽힌다.

토요일에 찾은 강구항은 최근 개통된 상주영덕고속도로로 인한 관광객 급증을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가게마다 대게를 맛보려는 관광객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조금 더 값싸게 먹으려는 사람들은 발품을 팔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강구항이 첫 번째 방문이라는 이영규(충북 제천·45) 씨는 “평소 겨울 대게를 맛보고 싶었지만, 거리가 멀어 쉽게 찾지 못했다”면서 “고속도로 개통으로 시간이 크게 단축돼 가족과 함께 대게를 맛볼 기회가 마련돼 기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게 특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강구항이지만 급증한 관광객 탓인지 예년과 비교해 가게 수족관마다 가득 차 있어야 할 대게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보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상인은 “관광객이 갑자기 늘면서 대게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가게마다 경쟁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다 보니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강구항 일대를 둘러보니 많은 사람 수에 비해 물건을 손에 들고 돌아가는 인원은 눈에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싼 대게보다는 횟집을 찾거나 매운탕 전문점 등 비교적 저렴한 먹거리를 찾는 관광객도 많았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상인들의 호객행위도 근절되지 않아 보였다.

시끄럽고 극성스러운 상인들의 호객행위는 오히려 관광객들에게 반감을 주고, 발걸음을 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7일 오후 영덕 강구항에서 발길을 돌린 관광객들이 울진 후포항을 찾으면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교통 체증은 하루빨리 풀어야 할 숙제

상주영덕고속도로의 종점인 영덕 나들목에서 강구항까지는 평소 5분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이날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 약 45분이 걸렸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매 주말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족한 주차 공간 또한 관광객의 외면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영덕군은 주차 공산 확보를 위해 강구대교 인근에 임시주차장 2곳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강구항 차량 통제와 미니셔틀버스 운영 등 대안이 필요해 보였다.

심각한 교통체증을 피해 목적지를 강구항에서 울진 후포항으로 변경하는 ‘변심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영덕과 후포항은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대게 가격이 저렴하고 한산한 후포항으로 발길을 옮기는 관광객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날 오후 후포항에서 만난 김정규(안동) 씨는 “강구항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너무 길어 방향을 바꿔 후포항으로 향했다”면서 “후포항에서 판매하는 붉은 대게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뛰어난 것 같다”며 선택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영덕군은 폭발적인 관광 수요 증가에 따른 교통 개선안이 시급하고, 울진군은 간접 영향에 따른 관광객 흡수방안이 필요로 하는 등 두 지자체마다 각기 다른 해법 마련이 요구된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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