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부터 뇌물 의혹 풀 열쇠…기밀 문서 vs 삼성 이메일·靑자료

검찰이 확보한 최씨의 ‘태블릿PC 1호’가 박근혜 정권 초기 국정 개입 의혹을 보여주는 핵심 물증이었다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추가로 확보한 ‘태블릿PC 2호’는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 의혹을 풀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특검팀에 따르면 최씨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변호인을 통해 특검팀에 제출한 태블릿PC 2호가 사용된 기간은 2015년 7∼11월께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독대 시기가 2015년 7월 25일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태블릿PC 2호는 최씨와 박 대통령, 삼성이 연루된 뇌물 혐의를 규명할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특검팀은 태블릿PC 2호 안에는 최씨 소유의 독일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 설립, 최씨 측에 대한 삼성의 지원금 관련 이메일 문서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말씀 자료 중간 수정본 등도 들어있었다.

 특검팀은 또 이 태블릿PC에 "(최순실씨의) 다른 여타 범죄와 관련돼 있는 이메일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이 JTBC 취재진으로부터 넘겨받은 태블릿PC 1호는 2012년 6월 개통돼 2014년 3월까지 최씨가 사용했다.

 태블릿PC 1호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열람하거나 문서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정호성(48·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연락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블릿PC 1호에 들어있는 문서 200여건 중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정부 관련 문서는 50건이었다. 이 가운데 3건이 기밀 문건이었다.

 각기 다른 시기에 사용된 태블릿PC 두 대가 발견됨에 따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최씨의 태블릿PC가 또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JTBC가 확보한 태블릿PC 이외에도 다른 ‘내용물이 비어 있는’ 태블릿PC 1대를 검찰에 임의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선 당시 수사 주체였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고씨가 스스로 밝혔듯이 아무 내용이 없는 것으로 증거 가치가 없는 기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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