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고온에 따른 웃자람과 월동 해충 증가 등 농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0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의 평균 기온은 3.4℃로 평년 1.6℃보다 1.8℃나 높았다.

이는 본격적으로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지난 1973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올해 1월 들어서도 평균 기온 4.5℃로 평년 1월 평균 영하 0.5℃와 무려 5℃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은 올 1~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기상지청 시미정 예보관은 “북대서양 부근에 이례적인 상층고기압이 발달해 북극으로부터 한기 공급이 약화했고, 이에 따라 대륙고기압의 강도가 평년보다 약해지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한기도 약했다”며 “또 중국 내륙 지역에서 온난한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북쪽 한기의 남하를 막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대구·경북에는 평년 20.5㎜보다 약 2.5배 이상 많은 51.5㎜의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이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으로 가을에 심은 보리, 마늘, 양파 등이 생육 초기 고온에 따른 웃자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질 경우 웃자란 작물들의 동사가 우려되는 데다 뿌리의 활력이 떨어지고 일조 부족에 의해 황화현상과 생육부진도 나타나고 있다.

비가 잦고 기온이 높아 곶감이 제대로 건조되지 않으면서 상주의 곶감 생산량도 예년의 60% 수준인 7천t안팎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병해충도 우려된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은 이 같은 고온 추세가 이어진다면 병해충이 평년보다 훨씬 많이 월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줄기의 양분을 빨아먹거나 배설물로 과수와 과일을 상하게 하는 월동 해충이 늘고, 부화가 빨라질 경우 농가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미국선녀벌레 알의 경우 100% 가까이 부화하고, 부화 시기도 평년보다 1주일 가량 빨라질 것으로 농업기술원은 내다봤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미국선녀벌레를 비롯해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등 외래 해충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음 달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봄 영농철에 병해충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조기 방제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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