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황토서 재배 미네랄 성분 높고 육질 연해 식감 뛰어나

▲ 겨우내 자란 미나리 모습.

“귀촌(歸村) 7년 차가 돼서야 비로소 농부 모양새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습니다”

농촌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 되면서 새로운 작목 도전은 엄두도 못 내는 것이 지금 농촌의 현실이다.

하지만 과감히 탈도시를 외치며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과 선도 농민으로서 고향을 지켜온 베테랑 농부가 만나 새로운 농업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신·구 조합으로 결성된 이들은 울진 매화면 갈면리 동막 황토 미나리작목반 장정규(37) 총무와 이경우(56) 대표.

장정규 총무.jpg
▲ 장정규 총무가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다.


동막 황토 미나리작목반은 5가구(8명)가 의기투합해 결성된 마을 단위 농업 공동체다.

사업 추진력이 강한 이경우를 대표를 비롯해 막내 장정규 총무까지 연륜과 패기가 조화를 이뤄 농촌 마을에 신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2015년 비닐하우스 2천800㎡ 규모로 시작된 미나리작목반은 첫해 4t가량을 출하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하 180m 천연 암반수를 사용해 재배한 청정미나리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생산하기가 무섭게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지역에서 다소 먹기 힘들었던 미나리가 큰 인기를 끌자 작목반은 지난해 생산 규모를 1만1천550㎡(비닐하우스 20동)로 확대했다.

보통 9월에 생산을 시작해 1~3월까지 판매되는 미나리는 채소류가 귀한(?) 겨울철에 선보이는 별미 채소다.

 

 

 

▲ 선별 작업중인 미나리.

 

특히 황토 미나리는 일반 미나리와 달리 천연 황토에서 재배돼 곰팡이와 각종 해충에 강하고, 높은 미네랄 성분과 줄기가 굵고 육질이 연해 식감이 뛰어나다.

올해는 약 1만3천t을 생산해 애초 목표로 정한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황토 미나리 홍보를 위해 마련된 이른바 ‘하우스 미나리 삼겹살’은 입소문을 타고 주말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 만점 맛집으로 주목을 받았다.

황토 미나리 작목반이 활성화되면서 농한기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일거리가 없는 겨울철에 미나리가 재배되면서 하루 평균 10여 명의 일손이 비닐하우스로 투입돼 쏠쏠한 일거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싱싱한 미나리를 선별하고 있는 모습.

 

또한 농가 소득도 올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면서 침체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황토 미나리작목반에서 총무를 맡은 장정규 씨는 고향이 이곳 마을이다.

그는 포항에서 고교 시절을 보낸 뒤 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학원 개인 교습과 직장 생활을 경험했지만, 언제나 가슴 한편 뜨거운 그리움은 고향을 향해 있었다.

결국 타지에서의 생활을 정리한 뒤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 정 씨는 전통 떡 공장에서의 제품 생산 경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촌 생활에 발을 들였다.

장정규 총무는 “제 체질이 개인적으로 도시보다는 시골에 조금 더 맞는 것 같다”면서 “농촌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개발한다면 도시 사람 못지않게 만족할 만한 생활이 가능하다”며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삶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세척작업을 거치고 있는 미나리.

 

또한 그는 “농사는 노력한 만큼 성과를 안겨 준다는 말은 진리다”며 “앞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활용해 관광과 농사가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농촌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며 다부진 꿈을 내비쳤다.

미나리작목반의 폭발적인 매출성장 배경에는 기존 농가들이 하지 않던 마케팅의 묘술도 접목됐다.

영덕~상주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수요가 많이 늘어난 후포항에서 주말과 휴일 울진 황토 미나리를 소개하고 일대일 맞춤 택배 판매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와 함께 지역 커뮤니티 등을 통한 소셜 마케팅은 호기심 많은 젊은 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소비자 다양화 전략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큰 성과를 이뤘다.

황토 미나리 작목반은 제품 다변화에도 관심이 많다.

장정규 총무는 “향이 뛰어난 미나리의 특성을 살려 효소와 장아찌 등을 만들어보는 등 다양한 상품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초보 단계지만 무언가 시도를 하다 보면 새로운 방향을 찾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토가 사용된 미나리 재배 비닐 하우스 전경.

 

이경우 동막 황토 미나리 작목반 대표는 “작목반원 모두가 한마음이 돼 열과 성의를 다해 참여해줘 감사하다”며 “앞으로 젊은 청년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난다면 지금보다 훨씬 큰 성과를 이루는 데 조금 더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며 청년 참여를 독려했다.

개성 넘치는 젊은 청년과 노련한 장년의 조합이 이뤄낸 황토 미나리 작목반의 거침없는 성장이 기대된다.

 

 

 

 

 

 

▲ 황토 미나리 작목반 이경우 대표

 

 

동막 황토 미나리 작목반 이경우 대표 일문일답


-황토 미나리 작목반을 시작한 계기는.

겨울철 농번기 시즌에 소일거리를 찾을 생각으로 시작했다.

처음 접해본 미나리재배라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하수와 황토 등 재배여건이 좋아서이진 품질이 예상보다 뛰어났다.

좋은 품질은 곧 원활한 판매로 이어지면서 작목반이 활성화되고, 사업 확대라는 좋은 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은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맛이 좋아야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품질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작목반원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꿈의 작목반을 만들고 싶다.

황토 미나리작목반이 지역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