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의총서 유 후보에 단일화 제기…유 "완주" 재천명
자유한국당 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 "승산 높은 후보에 힘 합쳐야"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무성(오른쪽), 주호영 (왼쪽) 공동 선대위원장 등 의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
5·9대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범보수 후보들 간의 연대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兩强)’ 구도가 흔들린다면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조만간 일어날 것으로 보여 선거 종반은 후보 간 연대가 최대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단일화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우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간의 우파(보수)연대다. 선두를 달리는 문 후보에 맞설 중도·보수 연합 후보, 즉 ‘반문(反文) 연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자유한국당은 단일화 논의에 적극적이다.

홍준표 후보는 24일 오전 강원 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전부 한마음이 돼서 단일화를 하면 좋다”며 “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반대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했다.

황우여 자유한국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보수가 양분돼도 힘든 지경인데 사분(四分)돼서야 어찌 큰일을 도모할 수 있겠나”라면서 “승산이 높은 후보에게 힘을 몰아서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 4월 내에 우리가 꼭 이 일(단일화)을 해야 될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파 단일화와 관련해 바른 정당 일각에서도 적극적이다. 24일 오후 7시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유승민 대선후보에 대한 자진사퇴론 및 후보 단일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유 후보와 당 소속 의원 간에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향후 여러 가지 선거운동과 진로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 후보에 대해 자진사퇴에서부터 보수 또는 중도 후보 단일화 요구가 나왔다.

김재경 의원도 22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유 후보와 홍 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홍 후보에게 “제의를 해라. 제의가 있다면 바른정당 내에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함께 단일화에 화답하는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 소속 총 33명 의원 가운데 16명이 지난 21일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의총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바른정당 일각에서는 최근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으로 이적을 심각히 고민하는 의원들이 늘어 갈 수도 있어 당이 쪼개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유 후보는 이날 강원지역 유세에서 기자들에게 “제 입장은 분명하고, 제가 (서울로)돌아가서 제 생각을 얘기할 것”이라면서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입장이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 생각에 대해서는 (그동안)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그동안 사실상 자신의 자진사퇴를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 요구에 대해 반발하며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혀 왔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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