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文 통합정부든, 安 공동정부든 본질은 ‘좌파 집권 플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따라잡았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홍 후보 측이 한껏 고무됐다.

우파·보수, 고령층, 대구·경북(TK) 지역의 지지를 안 후보로부터 탈환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고, 조만간 안 후보의 지지율을 넘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게 홍 후보 측 판단이다.

리얼미터가 CBS 노컷뉴스 의뢰로 30일 내놓은 여론조사는 이런 관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7∼29일 1천5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홍 후보가 16.7%를 얻어 안 후보(20.9%)를 오차범위(5.0%포인트) 내로 추격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4월 24∼26일)보다 홍 후보는 3.7%포인트 상승했고, 안 후보는 1.9%포인트 하락했다. 양측의 상승·하락분을 더하면 며칠새 격차가 5.6%포인트나 좁혀진 셈이다. 안 후보는 지난 10일 38.2%를 찍고 나서 지속적인 하락세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조사에선 안 후보를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 후보 측은 내다봤다.

특히 홍 후보는 보수층 응답자의 지지율이 46.8%로 2위인 안 후보(19.0%)를 압도했다. 60세 이상 응답자 지지율(36.0%)에서도 안 후보(29.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대구·경북과 충청권에서도 문 후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는 홍 후보가 안 후보에 빼앗겼던 자신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것으로 여겨지는 지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홍 후보는 이날 경기도 포천 유세에서 “남쪽 지역은 저희가 거의 평정했다”며 “이제 충청도로 (바람이) 올라오고 있고, 곧 수도권으로 홍준표 바람이 상륙해 이 나라 19대 대통령이 꼭 되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를 끌어들여 ‘공동정부론’을 설파하는 것 역시 급격한 지지율 하락세에 다급해지자 보수층을 다시 끌어안으려고 꺼내 든 ‘궁여지책’이라고 홍 후보 측은 지적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안 후보와 우리는 혈액형이 다르다. 수혈하는 순간 죽는다”며 “지지율이 역전당할 것 같으니 보수 진영도 공동정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감언이설로 이탈하는 지지자를 회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도 전날 공동정부론에 대해 “‘노’(NO). 단독정부를 세우겠다”고 가능성을 일축하며 “1번(문 후보)과 3번(안 후보)은 어차피 합당할 것이기 때문에 (공동정부가) 의미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 후보가 내세운 ‘통합정부’나 안 후보의 ‘공동정부’나 결국 대선 이후 민주당·국민의당 합당으로 좌파 정권을 세우려는 포석일 뿐이라는 게 한국당의 시각이다.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두 사람이 말하는 통합의 본질은 ‘좌파 집권 플랜’에 지나지 않는다”며 “통합정부냐, 공동정부냐는 한마디로 ‘자신이 중심이 돼서 좌파 을 하겠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정 대변인은 “어차피 두 후보와 두 정당은 한 뿌리요, 누가 되든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 ‘좌파 정권의 탄생’이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며 “더는 말장난으로 서로 싸우는 척하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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