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일년 농사 끝···억대 소득 안겨주는 ‘의성 자두’

▲ 자두 시배지 사진 고산마을

△고산마을 자두이야기

의성군 봉양면 고산마을에 자두가 들어온 시기는 1910년대다. 당시 일본 큐슈에서 임업조합에 근무하던 박헌국씨가 사과, 배, 오얏 등 10여 종의 묘목을 들여와 마을 앞산을 개간해 재배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얏을 1950년 말에서 1960년대 초에 이 마을 김석환씨의 노력으로 자두로 개량, 고산자두-일산자두-봉양자두-의성자두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마을 입구에는 ‘자두 향기가 만 리가고 과일 중에 자두가 으뜸이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시배지 표석이 서 있다. 이 마을이 우리나라 자두의 원조 마을인 셈이다. 높이 5m의 이 표석은 지난 2016년 3월 19일 마을 입구에 세워졌다.

자두꽃사진
자두꽃길 걷기대회사진

경북 의성군 봉양면은 농업이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6차산업임을 잘 보여주는 마을이 있다.

매년 4월 중순이면 의성군 봉양면에는 온 들녘과 산천이 자두 꽃의 아이보리색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종헌·백어용 부부와 마을 주민들은 우선 자두꽃 잔치를 벌인다. 자두가 익을 때 열리는 의성 자두축제를 한발 앞서 홍보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지인들을 모아 꽃축제를 먼저 여는 것이다. 자두꽃이 만개한 시기에 ‘자두 꽃길 걷기’를 여는 등 활발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자두 꽃이 만발한 약 4km의 길을 걷고 마을 주민들과 부녀회에서 준비한 파전, 부추전, 떡과 비빔밥 등을 대접한다. 오후에는 자두의 역사 설명으로 지역 특산물 경품추천 행사도 연다. 참가자들에게 선물도 주고 7월에 열릴 자두 축제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이 ‘자두 꽃길 걷기’ 행사는 매년 주변의 도움 없이 계속 열고 있다.
 

자두시배지행사사진

△자두 축제의 시작

봉양면은 자두축제는 지난 2008년 고향으로 귀향한 이종헌·백어용 부부가 몇 년을 기획하고 준비해 만든 축제다. 2010년 7월 집 앞마당에서 80여 명을 초청, ‘원조 자두 마을의 작은 음악회’라는 현수막을 걸고 자두 시 낭송,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과 저녁 식사를 대접한 것이 축제의 시작이었다. 이 행사가 제1회 자두축제였던 셈이다.

제2회 자두축제 때는 지역주민의 협찬으로 폐교인 일산초등학교에서 열렸고, 제3회부터는 의성군의 지원을 받아 의성지역 어느 축제보다 알찬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 축제는 의성의 대표적인 축제로 올해 제8회 ‘봉양 자두 밸리 축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봉양 자두 밸리 축제는 매년 자두품평회, 자두 빨리 먹기 대회, 자두 따기 등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행사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의성자두사진
자두따는사진자료

△ 의성 자두는 왜 유달리 달고 맛있을까?

의성 자두는 다른 지역 자두보다 달고 맛있다.

의성 지역은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다 기온이 일교차가 높을 뿐 아니라 일조량도 많아 자두 생산의 최적지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두는 당도가 높고 과일이 클 뿐 아니라 과육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자두는 구연산과 같은 유기산 성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항산화 물질과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야맹증과 안구건조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이뿐만 아니다. 자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자두를 꾸준히 섭취하면 현대인들의 산성화 돼가는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비타민A·C·E 등과 미네랄이 풍부해 더운 여름 피로 회복을 비롯한 노화방지와 변비 해소에도 효과가 좋다.

한 마디로 여름 제철 과일의 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 4회 자두 꽃길걷기행사 김주수 의성군수

△의성 자두의 브랜드 파워



2015년까지는 자두 가격의 큰 변동이 없어 소득이 지속해서 창출됐다. 하지만 2016년에는 풍작으로 자두가 과잉 생산돼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의성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자두는 가격에 큰 변동 없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었다.

의성에서는 축제를 통한 홍보, 판매 등으로 전국은 물론 해외 17개국 실시간 열리는 축제가 돼 의성 자두의 브랜드 파워도 높여가고 있다. 의성 자두는 매년 축제마다 3,000만 원 이상 판매가 되고 지역 공판장 70%가 대도시 공판장과 직거래, 30%는 인터넷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주민들은 과잉 생산으로 가격의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품질 관리를 통해 고품질의 자두를 생산, 맛과 품질을 올린다면 의성 자두의 명성은 계속해서 이어갈 수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봉양면은 자두의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관련 상품의 개발로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

이종헌 씨는 “자두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현재 자두잼, 자두청, 자두 와인 등 자두를 활용한 상품들을 생산, 농가 소득증대를 돕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의성 자두의 제품을 많이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산자두골 개소식사진

△의성군과 지역의 미래

지금은 의성군 지역 농가 소득의 80% 이상을 자두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자두농사를 통해서 지역 농가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고 모두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두농사는 다른 농사와는 달리 약 3개월 만에 일 년 농사가 끝나기 때문에 이 지역 농가들 가운데는 자두 소득이 억대에 이르는 농가도 10여 농가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성은 산지가 많아 농사짓기가 수월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두는 농가에 많은 소득을 가져다줘 지역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일등공신 과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성군은 올해 3월 김주수 군수와 지역주민들과 군의원들의 노력으로 자두마을 인근에 위치한 일산 자두권역센터를 준공했다.

김 군수는 “지역 주민의 역량 강화와 외지인의 세미나 교육, 각종 행사와 지역주민의 소득사업을 창출하는 센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품질 자두 생산으로 많은 농가가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용길 기자
원용길 기자 wyg@kyongbuk.com

청송·의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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