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유없이 6개월만에 자리옮겨 '설왕설래'
지역출신 정치인 영접안해 '괘씸죄' 루머도 돌아

최근 칠곡경찰서장 교체를 두고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저희 서장이 OO님께 안 좋은 이미지(속된 말로 찍혀서)로 이번에 인사 조치를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저희 칠곡서 직원 모두 뿐아니라 칠곡 군민 모두가 경악할 일입니다. 또한 저희로서는 엄청나게 사기가 꺾이는 일이기도 하구요. /"

지난 7일 경찰청인사로 채한수 칠곡경찰서장이 교체된 후 지역 유력 정치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칠곡경찰서 직원 명의로 올라온 글의 일부다.

채한수 전 칠곡서장은 지난해 7월 부임한 후 불과 6개월 만에 경북경찰청 정보통신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인사의 배경을 두고 칠곡경찰서가 술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찰서장의 임기는 1년 6개월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경우처럼 단기간에 교체되는 것은 본인의 희망이나 건강상의 문제, 혹은 큰 공과가 있는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채 전 서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채 전 서장은 서장으로 첫 임지가 칠곡이었고 의욕을 갖고 6개월간 일해 오며 상당한 성과를 거뒀기에 이번 인사를 지켜본 경찰관들과 주민들은 인사의 배경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칠곡 지역에서는 이처럼 석연치 않은 인사에는 정치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연초 관내 모 정치인이 경찰서를 방문했을 때 경찰서장이 영접을 하지 않았다가 '괘씸죄'에 걸린 것이란 자괴감 섞인 루머가 돌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칠곡군의 치안을 총괄하는 치안 총수가 한 정치인에 잘못 보여 교체됐다고는 믿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서장의 잦은 교체가 조직의 안정과 활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칠곡 지역민들도 의아해 하기는 마찬가지. 왜관읍의 한 주민은 "6개월 만에 경찰서장을 갈아치우면 결국 지역에 대해 좀 알만하면 바뀌는 셈"이라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지역 치안총수의 임기를 보장해 책임 있는 치안행정을 펼칠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소문에 대해 이 정치인 측은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다. 이 정치인 사무실 관계자는 "그 정도 일로 인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인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전보된 채 전 칠곡서장도 불화설에 대해 근거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청 인사 후 4일이 흐른 11일에는 당사자들이 근거 없다는 불화설이 사그라지지 않고 경찰서를 넘어 칠곡 관내에 퍼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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