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소외이웃에 밥 배달 봉사활동

사진 왼쪽 김미자(70) 씨, 가운데 김종운 팀장, 오른쪽 배형찬(79) 씨.

요즘 옛날보다 살기가 좋아져서 흔한 말로 '요즘 세상에 밥 못 먹는 사람이 어디 있나' 한다. 그러나 요즘도 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데, 창포복지관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무료식사를 제공하고, 재가복지팀에서는 나이가 너무 많거나 장애가 있어 무료급식소까지 못 오는 사람들에게 식사와 밑반찬을 배달해 주는데 배형찬 선생(79)과 김미자 선생(70)은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이 일에 봉사하고 있다.

무료급식을 하기 위하여 시에서 지원하는 인원은 150~160명인데, 평균 180~200명 정도, 많을 때는 200~250명 정도가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재가복지팀 김종운 팀장은 오시는 분들에게 잘 해드리고 싶은데 시에서 일인당 책정한 경비는 2천원이라 애로가 많다고 한다. 부족한 것은 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하는 후원금으로 충당을 하고 자원봉사자들도 매일 일을 맡아주시니 이런 고마운 분들 덕분에 근근이 유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조리장(김정숙)이 항상 청결을 최우선으로 하는데다 반찬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점점 밥 먹는 식구들이 불어나는데 좋은 일이기는 하나, 경비 조달이 문제라고 한다. 이따금 염치없는 사람들이 말썽을 부리기도 하는데, 보기에도 카리스마 넘쳐 보이는 조리장이 군기를 잡아 버릇을 고쳐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어졌다고 김팀장이 귀띔 한다.

-복지관에 다니시면서 밥 배달 봉사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복지관에 다닌지는 18년 째고 밥 배달한지는 8년 됩니다. 김선생도 한 5년 배달하고 있지요."

-다른 봉사도 하실 수 있는데 밥 배달을 하시는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사람이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습니까? 배고픈 사람에게 밥 가져다 주는 일.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싶어 열심히 합니다. 가면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는 분들도 많지만, 더러는 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서 차려주기까지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만 우리가 가져간 것 잘 먹는 것 보면 기분이 좋지요."

-복지관에 다니시면 어떤 점이 좋습니까?

"복지관에 오면 우선 친구들이 많지요. 서로 어울려서 얘기도 하고, 당뇨관리, 수지침, 체조교실도 있고 송도에 게이트볼 장도 있어 건강도 여기서 잘 돌봐 주지요. 또 우리 김종운 팀장님이 알뜰히 챙겨주시고 하니, 집에 있으면 갑갑하고 해서 날만 새면 복지관 나가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우리 팀장님은 우리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 주고 놀이도 가게 해 주고 노인들의 마음을 미리 잘 알아 해 주시니 모두들 우리 팀장님을 좋아하시지요."

김미자 선생도 옆에서 거든다.

-연세보다 많이 건강해 보이시는데 특별히 하시는 운동이 있으신지요?

"나는 뭐 따로 하는 운동도 없어요. 그저 즐겁게 봉사하고, 밥 배달 할 때 자청해서 제일 먼 곳을 맡아 걸어 다니니, 일이 곧 운동이지요. 집에서도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일찍 일어나서 동네 한 바퀴 돌며 빗자루로 쓸지요. 요즘 젊은 사람들 자기 집 앞도 안 쓸어요. 더구나 우리 동네는 으레 배영감이 하겠거니 하고 더 안하는 것 같아요."

껄껄 웃으시는 표정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즐겨 그 일을 하시는 것 같다.

-김미자 선생님은 다른 곳에서도 봉사를 많이 하신다면서요?

"저는 온정마을 장애인 마을에 가서 청소 봉사하고, 칠포 향기마을에서 농사짓는 봉사를 합니다. 거기서는 농사지어서 거기 사람들 반찬거리를 대거든요. 그리고 우체국 앞 금연클리닉에도 매월 한 번씩 가서 봉사합니다. 늙어도 내 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건강해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지요."

달리 하실 말씀이 있으시냐는 질문에 두 분은 한 목소리로 우리 복지관에 지원이 많아지고 후원자가 많아져서 배고픈 사람이 없고 그들에게 좀 더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복지관을 사랑하고,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 이분들이 사랑의 봉사로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창포복지관 관내에서는 배고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의 사랑의 봉사에 힘이 되는 후원자가 되는 일은 그리 많은 돈이 요구되지도 않는다. 한 달에 5천원, 만원씩도 되고, 물품 후원도 할 수 있고, 노력 봉사도 할 수 있다. 물론 이 무료급식은 포항 시청에서 하는 일이지만, 시에서는 너무나 지원할 곳이 많아, 우리를 더 많이 지원해 주세요, 할 수도 없으니, 아름다운 후원자들이 많아 봉사자들과 수혜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배고픈 사람이 없는 포항이 되었으면 한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그냥 생겼겠는가?

창포사회복지관 전화 054-246-4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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