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아침저녁으로 손을 닦는다. 깨끗하고 고운 것 골라 만지고, 따뜻이 베풀며 살려고 손을 닦는다.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낯을 씻는다. 머리 감으면 모자 털고, 목욕하면 옷 갈아입고, 맑은 정신으로 살려고 낯을 씻는다.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입을 씻는다. 입 냄새가 난단다. 입이 보살이란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향기롭게 살려고 입을 씻는다.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씻는다. 세상에 밉다 곱다 해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단다. 나날이 미워하지 않고 살려고, 곱다 곱다 하면서 살려고 마음을 씻는다.나날이 씻는다. 낯도 씻고,
19세기 중엽 런던지질학회장 필립스는 생명의 연대기를 세 장으로 나눈다. 대량 멸종 시기를 기준으로 고생대·중생대·신생대라고 명명했다. 제각각 ‘대’는 화석들 차이가 컸다. 이는 다시 ‘기와 세’로 분류했다.고생대는 캄브리아기부터 페름기까지 여섯 기로 그리고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쥐라기·백악기로 구분했다. 또한 신생대는 팔레오세부터 플라이스토세까지 여섯 세로 시대를 세분했다. 그 양쪽 끝에는 선캄브리아기와 홀로세가 있다. 현재 인류는 홀로세에 산다. 이는 현세라고도 한다.대략 5억4400만 년 전에 시작된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생명체
의사는 호칭이 선생님이다. 검사, 판사, 세무사 등 우리나라 인기직종 중에 끝에 ‘사’ 자가 붙는 직업인을 부를 때, 보통 판사님, 변호사님, 검사님처럼 ‘님’자가 따라붙는다. ‘님’을 붙여 높임의 뜻을 나타낸다. 이런 ‘사’ 자가 붙는 직업 중 유독 ‘의사(醫師)’는 ‘님’ 대신 ‘선생님’이라 더 높여 부른다.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당나라 시인 가도의 시다. “소나무 아래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님은 약을 캐러 가셨다.”라 했다. 약을 캐러 간 스승님이 바로 의사다. 옛날부터 스승(사부님)으로 극존칭을
“내가 돌이 되면 돌은 연꽃이 되고 연꽃은 호수가 되고, 내가 호수가 되면 호수는 연꽃이 되고 연꽃은 돌이 되고” 미당 서정주 시인이 인연설을 그려낸 ‘내가 돌이 되면’이라는 시다. 내가 돌이 되면, 돌은 연꽃이 되고, 연꽃은 호수가 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노자는 “운명은 우리를 가족으로 만들고 선택은 우리를 친구로 만든다” 했다.인생을 살아가면서 우연 같은 뜻밖의 만남과 관계에 놀라곤 하지만 사실 어떤 만남도 우연인 것은 없다고 한다. 인연설은 우리의 만남이 지난 과거의 삶을 통해 맺어진 인연에서 비롯됨을 말해준다.
인류가 최초로 만든 창안은 무엇일까. 영국 고고학자 올리브는 길이라 단언한다. 먹거리를 구하고 사냥감을 뒤쫓고자 길부터 냈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북서부 산악지대 어느 바위엔 암각화가 새겨졌다. 신석기인이 채석장 가는 방향을 나타낸 표지. 그전엔 발자국 흔적이 그런 역할을 하였다.고대 사회에서 길은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품었다. 상호 소통과 타국 정복. 이웃 국가와 교류하거나 전쟁을 위한 군사적 용도로 쓰였다. 지구촌 유명한 교역로는 모피길과 실크로드. 남북을 연결하는 볼가강을 따라 형성된 모피길과 달리 실크로드는 유라시아를 동서로
“편작이 열이라도 이병을 어이하리” 송강의 가사 ‘사미인곡’의 끝 부분이다. 임금을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의 병이 너무 깊어, 천하의 명의라는 편작 같은 의사가 열 명이 와도 고칠 수 없을 것이라고 원망 섞어 한탄한 구절이다.편작은 약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의로 알려진 인물. 후대에도 동양권에서는 화타와 더불어 최고의 명의, 신의(神醫)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편작심서’에 따르면 ‘황제태을신명론’을 전수하고 ‘오색 맥진’, ‘삼세 병원’ 등을 저술했으며, 후세에 순우의, 화타 등에게 전수되었다.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는 극락왕생하고자 속세의 중생들이 외우는 주문이며, 부처님이 되고자 하는 구도자의 주문이다. 신비의 주문, 밝은 주문, 최상의 주문이다.‘사연을 읽어주는 여자’의 작가 조유미는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는 말이 ‘나를 위한 주문, 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주문’이라 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에 이유를 찾지 않는다. 이유가 없어도 좋다.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나’ 하나뿐이다. 그래서 특별하다고 했다.나만 빼고 모두 행복해 보일 때, 삶이 어렵고 힘들 때, 남의
인간은 앞날을 알고자 애쓴다. 시대가 바뀌어도 갈망은 여전하다. 고대 사회는 미래 예측 능력이 권력으로 통했다. 중국 상나라 현자는 갑골로 앞길을 점쳤다. 그리스 지식인 소크라테스도 델파이 신탁을 찾아 해답을 구했다. 오늘날 점성가·점쟁이·관상가·주술사가 여전히 활동한다.과학자는 학문적 지식과 통계분석에 근거해 장래를 진단한다. 다가올 위험을 회피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이끈다. 이러한 합리적 예상도 수시로 빗나가 대중의 신뢰를 잃는다. 역사가는 최고의 점쟁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를 살면서 과거를 알기에 미래의 흐름
대통령의 신년대담에서 영부인의 선물 문제를 “저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처했을 텐데, 하여튼 아쉬운 점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명하는 데 그친 것을 두고 야당은 “뻔뻔한 태도와 일방적 소통”이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진솔한 자기 생각, 과감한 소통”이라 평가했다. 신년대담이 “질문은 집요했고 답변은 소상했다”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했던 탓이다.대통령의 신년대담 내용이 얼마나 충실했고, 김건희 여사의 선물 문제가 얼마나 잘 해명되었는가의 문제를 떠나 각 당의 평가에 등장한 “진솔함과 뻔뻔함”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진솔하다’라는 말은
과학은 자연의 원리를 연역적으로 추리한다. 먼저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극도로 굳건한 가설은 이론이 된다. 중력이론과 상대성이론 그리고 진화이론이 실례다. 한결같이 작금 세계를 설명하는 혁명적 진리로 여겨진다. 물론 완전무결한 최종적 법칙은 아니다.과학은 세상을 명확히 규정한다. 편리한 현대문명도 선사한다. 과학은 합리적이고 믿을 만한 학문이란 선입견이 강하다. 그래선지 종교도 과학의 외피를 빌린다. 기독교 창조과학은 대표적 예이다.이는 창조론 시각으로 과학의 보편적 진리를 파악한다. 창조와 대홍수와 지구의
전쟁터와 인생살이는 정답이 없다.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여 가장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쟁(싸움)에는 정도(正道)가 없다. 손자는 병법의 첫째가 속이는 것(兵者 詭道)이라 했다. 상대에게 자신의 속내를 들키지 않고, 진심을 감추는 속임수도 전략이다.적을 이롭게 하여 유인하는 술책을 이이유지(利而誘之)라고 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이나 바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던져 주고 함정에 빠뜨리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 이후 수없이 써먹은 수법이며, 이 속임수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다.유인책을 쓸 때 먼저 작은 미끼를
개만큼 충직한 동물이 있을까.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언급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인간보단 마음을 나눌 개와 동행함이 낫다고. 듀크대 교수 헤어도 강조했다. 개는 자신보다도 당신을 한층 사랑하는 지구촌 유일한 존재라고. 저서 ‘개는 천재다’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개의 조상은 늑대다. 인류가 최초로 길들인 동물로 여긴다. 유럽엔 늑대보호법이 있다. 회색늑대가 그 대상이다. 개는 회색늑대 아종으로 정의한다. 서양 문명 신화는 늑대와 관련됐다.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는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 늑대는
대망의 갑진년. 청룡이 푸른 서기를 안고 비상하기를 바라는 신춘 벽두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가. 민주주의를 입버릇처럼 표방하는 정치판에 증오와 저주의 테러행위가 일어나다니. 국민을 잘살게 해 주겠다는 정치지도자들이 오히려 국민의 짐이 되고 있다. 걱정스럽다.정치인들은 이기려고 무리수를 둔다. 무조건 이기려 한다. 좋은 정치보다는 일단 이겨놓고 보자는 심산이다. 프로야구나 축구 등 운동경기에서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고, 좋은 경기를 펼쳐 승리하면 환호하고, 잘못하여 패하면 격려해
3만 5000년 전에 크로마뇽인은 곰을 숭배한 기록을 남겼다. 고대 사회는 곰을 신성시했다. 우리의 단군신화도 그러하다. 암곰이 여인으로 변신해 웅녀가 되었고 하늘신 환웅과 결혼해 낳은 단군이 세운 나라가 고조선.곰은 상상의 나래에서 사랑받는 짐승. 물론 진짜 곰은 완전히 다르다. 진정한 육식동물로 손쉽게 사람을 죽일 맹수다. 이따금 곰은 인간을 해친다. 빠르게 달리고 나무도 오른다. 만약 녀석의 공격을 받는다면 살아남을 가망이 없다. 곰은 놀라면 위험하다. 먼저 주변에 있음을 알리는 것이 최선이다.곰의 쓸개인 웅담은 귀한 한약재.
계묘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하순에 신바람 소식을 접했다. 프로야구 이정후(25)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다. 정식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팀의 일원이 됐고,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 야구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인 이종범(53)의 아들이다. 이종범은 얼마 전까지 LG트윈스 코치였고, 1994년 한 시즌에 84도루를 달성하는 주루 능력을 선보여 ‘바람의 아들’이란 별호를 얻었다. 아들인 정후는 자연스레 ‘바람의 손자’가 됐다. ‘바람의 아들’에 ‘바람의 손자’다. 신바람 나는 활동이 기대된다.가수 조용필의 ‘바람의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솟아라.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시인 박두진이 갈망하던 해가 솟아오른다. 갑진년 청룡의 해가 열린다.사람이 동물과 함께 살아온 역사는 아주 오래다. 지금은 개와 고양이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다. 또 동물 중에는 상상의 동물도 있다. 전통문화와 어울려 신성시되는 동물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에서 백호를 제외한 청룡, 주작, 현무가 다 상상의 동물이다. 백호(白虎)도 그냥 범이 아니다.사신(四神)은 수호신의 역할을 하므로 궁궐이나 성(城)의
불로불사는 인간이 꿈꾸는 욕망이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고 현대인이 태반주사 같은 노화 방지에 눈길을 주는 양태에서 고금이 다르지 않음을 본다. 특히 시황제는 제국 각지에 수배령을 내려 불로약을 찾았고 채취된 영약은 친히 검사했다. 그 약제는 수은이 함유된 것으로 추측한다.우리 인체는 60조 넘는 세포로 구성된다. 이는 20만 가지 이상 단백질을 만든다. 체세포는 46개 염색체로 이뤄졌다. 부모에게 각각 23개씩 받는다. 염색체는 유전정보인 DNA를 가졌고 그 양쪽 말단에 텔로미어가 놓였다.이는 염색체 소실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자연은 봄 다음 바로 겨울이 오지 않는다. 열음을 맺게 하는 여름이 있고, 열매를 거두는 가을의 기쁨을 누리게 한다. 만물은 물 흐르듯 순환한다. 억지스러움이 없다. 이것이 순리(順理)다. 모든 것에 순서가 있고, 기다림은 헛됨이 아닌 과정이다. 하염없는 소쩍새의 울음과 먹구름 속의 천둥에 한 송이 국화꽃이 피었다고 시인이 노래했듯이 알뜰한 노력과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그저 되는 것은 없다. 씨 뿌려 가꾼 다음 기다림이 순리다.인간은 종종 땀보다 돈을 먼저 가지려 하고, 설렘보다 희열을 먼저 맛보려 하며 베이스캠프보다 정상을 먼
흔히 중국 정사는 ‘25사’라고 부른다. 그 선두 주자는 사마천이 지은 ‘사기’다. 이어 한서·후한서·삼국지로 연결된다. 사기는 방대한 분량이다. 전체 130권 가운데 절반 넘는 권수가 ‘열전’이다. 이는 사기의 백미로 일컫는다.골계 열전은 유머리스트 모음집으로 대표적 인물은 동방삭. 한무제 시절 관리인 그는 기인의 삶을 살았다. 작금 ‘삼천갑자 동방삭’이라 부르는 장생의 표상이 됐다. 도교에서 신선으로 미화한 탓이다. 보통 은자는 산간에 숨어 지내나 자신은 도시와 궁궐에 은둔해 산다는 말을 남겼다.나이를 상징하는 단어 중에 ‘다수
자신을 사랑하는 자만이 남을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다. 눈앞 사회적 분위기가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고, 타인도 배려할 줄 모르는 것 같다. 사람들이 모두 ‘번 아웃’, 기진맥진이다. 엑스포 유치 실패에 힘 빠지고, 모당 혁신위도, 지도부도 피로한 기색이 역력. 오지랖 개딸들의 아우성도 시큰둥, 압수수색도 별무관심, 야당 움직임도 이리저리 구르는 가랑잎, 각 당 대표의 표정도 왕짜증. 재판도 지리멸렬. 그거야 싶은 것이 없다. burnout(소진) 상태다.자중자애하는 사람이라야 실망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존중하니 더는 타인에게 사랑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