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뛰어난 서정시인이자 운율의 연금술사라 일컬어지는 포철공고 출신 고두현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오래된 길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볼 때’가 출간됐다. 시인수첩 시인선 85번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연의 몸’을 받아쓰는 필경사로서의 문장을 새롭게 잇고 있다. 특히, ‘운율과 말맛’이라는 시의 본연을 복원하는 동시에 현대적 감각으로 그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시인은 낭송의 전통을 유려하게 펼친다.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저음으로서 형상된 이 목소리의 시학은 나이테처럼 둥글게 뭉쳐지며 우리의 귓속으로 스며든
소설집의 표제작 ‘유대인 극장’은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 머물고 있는 화자 ‘나’가 그곳에서 관람하는 연극의 제목이기도 하다. 유대인의 골렘 신화에 기반한 홀로코스트 실험극이라는 최소한의 사전 정보만 가지고 보게 된 연극은 ‘나’를 충격과 혼란에 빠트리고 망각 속에 묻어둔 어두운 개인적 기억의 뿌리를 건드린다. 딱히 이 연극이 아니더라도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대규모로 자행된 폴란드 땅은 ‘나’에게 고통스러운 역사의 화석층을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추모의 분위기만 있는 게 아니라, 극우단체
상주박물관은 지역 역사와 문화를 담은 7권의 학술총서를 제작·배포한다.. 상주박물관 학술총서는 매장 유산 발굴조사 내용을 수록한 학술조사 총서 3권과 특별기회전시 도록 3권, 번역 총서인 ‘형제급난도’ 1권 등 총 7권으로 구성됐다. 매장 유산 발굴조사 관련 총서에는 ‘연안 이씨 식산 종가 이장 분묘에 관한 학술 조사 연구 1·2’와 ‘상주 이부곡토성’ 등이 담겼다. 특별 기획전시 도록에는 ‘상주와 불교, 천 년의 인연’, ‘인쇄·출판, 역사와 지혜의 숲을 만들다’, ‘상주 낙동강, 터전의 삶’이 포함됐다. 제작에는 학예연구사와 관
그 어느 때보다 SNS의 영향력이 팽창되어 있는 지금, 인스타그램은 시각 이미지를 통한 과시와 명성의 자본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이곳에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와 파급력을 누리고, 생활용품에서 음식, 여행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지가 선택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며, 갈수록 과시만을 위한 산업이 발달한다는 뉴스가 호들갑스럽게 전해진다.그리고 이런 경향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의 중심에는 젊은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특별한 날은 과하리만큼 유난스럽게, 특별한 순간이 아닐 때조차
“이 밤, 쇼팽을 연주하는 당신의 검은 정수리 위로 흰 달빛은 내리고”(문성해 ‘달빛 소리’ 중)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쇼팽’의 발라드를 시와 소설로 노래한 책이 출간돼 화제다. 도서출판 ‘득수’는 최근 쇼팽의 발라드를 소재로 8명의 작가가 쓴 엔솔로지 작품집 ‘쇼팽을 읽다’를 출간했다. ‘쇼팽을 읽다’는 출판사 득수의 ‘득수 읽다’ 시리즈의 첫 책으로 ‘득수 읽다’는 음악을 듣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내, 소설과 시로 탄생시키는 시리즈다. ‘쇼팽을 읽다’는 4명의 소설가와 4명의 시인이 쇼팽 발라드 1~4번에서 찾아낸
포항 출신 시인이자 영문학자인 여국현(중앙대 강사)의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시’(1,2) 출판기념 북콘서트가 4월 13일 송도 조선소커피에서 열렸다. 권양우(경북포항시낭송협회 대표) 낭송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북콘서트에는 서울과 포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과 시낭송가, 일반 독자 등 5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하여 책 출판을 축하했다. 최근 시사진집 ‘안나푸르나 가는 길’증보판을 출간한 장우원 시인의 축가로 시작된 북콘서트에서는 포항문인협회 회장인 손창기 시인과 강욱천 한국민예총 사무총장과 김미옥 문예평론가의 축사에 이어
대구시는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주관하는 ‘도서관발전종합계획 추진실적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내 집 앞 도서관’ 등 대구만의 특화서비스 실시 때문이다. ‘내 집 앞 도서관’은 도서관과 거리가 먼 지역의 주민들이 도서관 방문 없이 책을 편하게 빌려 볼 수 있는 읽고 싶은 책을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집 근처 생활편의시설에 설치된 자동화기기를 통해 간편하게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내 집 앞 도서관은 △이마트 반야월점 △CGV 연경점 △메가박스 이시아점 3곳에서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타이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궈창성의 장편 소설 ‘피아노 조율사’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직전에 발표한 ‘밤의 아이’, ‘미혹의 고장’, ‘단절’로 이미 타이완 문단을 들썩였던 궈창성은 이번 작품을 발표해 타이완 문단의 주요 문학상을 모두 휩쓸며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 책의 원제 ‘尋琴者(심금자)’는 ‘피아노를 찾아서 떠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실제로 작품의 시간적 흐름은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지닌 한 피아노 조율사와 아내를 잃고 나서야 그녀와 자신의 인생을 비로소 돌아보게 된 사업가가 함께 ‘피아노’를 찾아가는 궤적
드디어 나왔다! 히브리어&헬라어 번역 출판사(현 합동측 4GospelChurch 담임)의 박경호 목사는 25년 이상의 긴 세월동안 순수번역, 순수진리 탐구만을 목적으로, 끈질긴 노력과 연구 끝에 완전직역에 가까운 번역성경들을 출판해 왔었다. 그리고 드디어 기존 4복음서와 계시록, 로마서, 창세기에 이어 최근 히브리서까지 8종 세트가 출시돼 나왔다. 벤카임 맛소라 Text를 번역한 창세기는 3년 8개월의 시간과 노력이 투자된 역작으로 ‘신앙의 출발은 믿음’이란 부제를 달았다. New 마태복음은 계명순종으로 인도하여 거듭나게 하는 원리
구텐베르크 혁명 이후 지금까지의 우리 인간을 특징짓는 가장 근원적인 매체는 책이었다. 인간은 책을 통해 사유하고 반성하고 소통해왔다. ‘읽는 자’만이 세계를 부단히 개입해왔다. 일송북의 ‘한국 인물 500인’ 시리즈는 ‘읽는 자’를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책 중의 책이자 모든 책을 가능케 하는 책을 선보인다. 역사의 준령을 넘고 넘어 뚜렷한 흔적을 남김으로써 우리의 초상이 된 인물들의 세계와 정신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보다 튼실하게 북돋기 위해 기획됐다. 그러기 위해 일송북의 ‘한국 인물 500인’ 시리즈는 역사·사회·문화·출
“숲속미술학교에서 놀이밥을 먹으며 자라는 아이들은 세상과, 사람과, 자연과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웁니다.” 포항을 중심으로 ‘숲속미술학교’를 운영 중인 박성찬 조각가가 미술을 통한 다양하고 전인적인 교육 경험을 엮은 ‘미술 놀이의 기적’을 펴냈다. ‘숲속미술학교’는 박 작가가 프랑스 유학 시절의 영감에 바탕해 아이들의 감수성과 창의력, 상상력을 증진하는 미술 교육을 실천하는 장소다. 숲속미술학교에서는 ‘공간’ ‘놀이’ ‘미술’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을 키워줄 수 있도록 노력하며, 내적 동기를 부여해 스스로 성장하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질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의 삶을 보듬어야 한다. 가난한 환자들을‘의사에게 더할 수 없이 소중하고 고귀한 꽃봉오리’라며 평생을 가난한 환자를 위한 무료진료로 보낸 선우경식 원장이 더욱 그리워지는 때다. 아쉽게도 선우경식 원장의 삶은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선우경식 원장이 평생을 일한 요셉의원이라는 곳 자체가 노숙자, 행려자처럼 가난하면서도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 병원이었고, 본인도 스스로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
독도박물관은 지난 9일 독도박물관 연구총서 “사진과 지도로 보는 울릉군 문화유산”을 발간했다. 이번 연구총서에는 울릉군에 산재한 문화유산 중 84개를 선별하여 정확한 위치 정보와 사진 자료 그리고 각 문화유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 연구총서는 문화유산의 명확한 위치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작성돼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독도박물관은 연구총서를 작성하기 위해 울릉도의 문화유산을 형태에 따라 자연유산, 고분군, 금석문, 고가, 민속 등으로 분류했다. 이 중 유의미하
국립대구박물관이 ‘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조사연구8,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복식’을 발간했다. 대구박물관은 경북 청도의 고성이씨 문중 묘 이장 때 발견된 출토복식류 117점을 2015년 기증받아 2022년까지 약 7년에 걸쳐 기증품 전체에 대한 보존처리를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수행했다. 기증품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법의학팀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에는 출토복식류 현장 수습 과정에서부터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 결과까지의 전 과정과 출토유물의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 조사 성과 중 주목할 점은 무덤 주
대구시는 ‘2024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했다. 대구시는 책으로 하나되는 행복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선정된 올해의 책은 어린이 분야에서는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최숙희), ‘동백나무가 웃다’(권영세), ‘약밤나무의 백년 이야기’(김상삼) 등 3권이다. 청소년 분야에서는 ‘고요한 우연’(김수빈), ‘비스킷’(김선미), ‘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지혜) 등 3권, 성인 분야에서는 ‘가녀장의 시대’(이슬아), ‘거인의 노트’(김익한), ‘오늘 보는 그제 뉴-쓰’(박창원),
구미시는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독서문화사업으로 ‘동네서점, 월간 북토크’를 진행한다. 매월 특색있는 북토크를 개최해 동네서점이 지역 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4월에는 책 봄의 신연선 작가, 5월에는 그림책 산책의 슬로우어스 작가, 6월에는 추필숙 책방에서 성환희 작가 북토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문화행사를 추진해 온 서점을 우선적으로 월간 북토크 참여 서점으로 선정했으며, 하반기에는 지역 서점인증을 받은 2개의 서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월간 북토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시립중앙도서관은‘
경상북도교육청정보센터(관장 백영애)는 오는 12일부터 26까지 2024년 도서관의 날·도서관주간을 맞아 ‘도서관, 당신의 내일을 소장 중입니다’라는 주제로 지역주민을 위한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채로운 독서문화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23일은 극단퍼플이 보여주는 독서권장매직쇼 ‘책 읽는 마법사’ 마술 공연을 진행하고, 25일은 이소은 작가의 ‘나의 색깔을 찾아서’를 통해 퍼스널컬러와 그 활용도와 자존감을 기르는 특별한 강연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내가 만드는 캔들&타블렛’, ‘봄, 사랑 벚꽃 말고 책’, ‘무슨 책일까’,
△춘향이와 이도령은 첫날밤 무엇을 먹었을까? △현진건의 소설 ‘운수좋은 날’에 나오는 설렁탕은 어떤 의미일까?△냉면은 누가 어디서 먹기 시작했을까?△조선시대 음식 조리서에 나오는 음식은 도대체 무엇일까?△조선시대 그림에 나오는 불고기는 도대체 무엇일까?△서민의 밥상과 양반의 밥상과 궁중의 잔칫상은 어떻게 차려졌을까?△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음식은 도대체 무엇일까?△문학 작품에서는 음식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옛 그림에는 한식이 어떻게 그려져 있을까?△우리 노래(국악)는 음식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이러한 여러 질문에 답하기 위해
2022년 ‘계간 파란’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마윤지 시인의 첫 시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마윤지의 시를 이루는 것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과 장소들이다. 시인이 호명하는 사물들을 만지고 그 장소에 함께 머물고 나면 알싸한 맛이 남는다. 맑고 간결한 시어들이 잃어버린 기억을, 묻혀 있는 것들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언뜻 평온한 세계에 남은 잔상. 그 잔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생생한 유년의 장면들과 해소되지 않은 죽음이 떠오른다. 한 겹 아래 우리가 들여다보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는 인식, 묻어 둔 채 잃어버린
‘집에서 브런치나 디저트를 만들면 왜 카페에서 먹는 맛이 안 날까?’ ‘냉동실에서 딱딱하게 굳어가는 빵을 어떻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베이킹을 하지 않고 빵 요리를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간단하면서도 색다르게 빵을 요리하는 법을 담은 ‘매일 다르게 골라 먹는 일간 빵집’을 주목해보자. 밥은 안 먹어도 빵은 꼭 먹어야 하는, 빵 없이 못 사는 사람들을 위한 빵 요리책이 세미콜론에서 출간됐다. 집에서도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게 빵을 즐기고자 하는 빵 러버들에게 맛있는 힌트가 되어줄 전무후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