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지(勝地)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1차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십승지(十勝地)’에 대해서 들었던데서 기인한다. 십승지란 난세에 몸을 보전할 땅이자 복을 주는 길지(吉地)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풍수전문가 최어중(崔於中) 씨는 ‘정감록’에 따라 전국의 십승지를 답사해보고 99년 ‘십승지풍수기행’을 펴냈다. 자기 조국의 땅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평가할지는 몰라도 유럽을 비롯해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보다도 한국 땅 만큼 살고 싶은 정겨운 땅을 드물었다. 도회지에서 경제활동을 마친 이후에는 좋은 땅을 찾아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
‘정감록’의 십승지(十勝地) 중에 한 곳인 ‘유마양수지간’. 현재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과 사곡면 신풍면 일대다. 유마란 유구천과 마곡천을 말하며, 양수지간이란 두 하천 사이를 말한다. 유구·마곡은 북쪽에는 백두대간의 금북정맥이, 남쪽에는 금강이 막아주는 천혜의 요지. 유마는 태화산을 진산으로 하는 곳으로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 등 12개 군(郡)이 모두 태화산을 진산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태화산에서 발원하는 유구천과 마곡천은 공주시 사곡면 화월리에서 만나 금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 사이를 1백리라고 하기도 하고, 2백...
정감록 십승지(十勝地) 중에 하나인 전라도 호암(壺岩)이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이라는 주장과 고창군 아산(반암)이라는 주장이 서로 용호상박 중이다. 부안군은 변산면 중계리에 십승지 표석을 해놓고 있고, 십승지 지역 읍면장 단체인 ‘조선십승지 읍.면장협의회’도 변산면이 가입돼 있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4년 3월 ‘한국천하명당 십승지 친환경농산물 공동마케팅과 히스토리 투어(History Tour) 사업’을 공동으로 선정했다. 항구로 유명한 곰소항 격포항 등 풍성한 바다, 넓은 들판, 변산이라는 ...
이상향으로 알려진 정감록 ‘십승지(十勝地)’ 중에 가야산 만수동(萬壽洞)이 있다. 정감록에는 가야산 남쪽 만수동은 그 둘레가 이백리나 되며 오래도록 몸을 보전할 수 있는 곳이다(伽倻山下南 有萬壽洞 周回二百里 可得保有)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 중기의 예언가 남사고(南師古)의 ‘산수십승보길지지’ 등 여러풍수지리 대가들도 십승지로 가야산의 만수동을 꼽고 있다. 가야산 만수동은 어디인가. 가야산 밑 남쪽이라니 우선 경상남도 합천 일대를 추정해 볼 수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면은 ‘조선십승지 읍면...
제주도(제주특별자치도)는 한국의 부속 도서(섬) 중에 가장 크다. 아울러 한국령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한국 본토와 다르게 이국(異國)적이다. 제주도는 근래에 와서 단순히 아름다운 곳, 힐링의 곳으로 머물지 않고 살기 좋은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금만능시대에 돈도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 중 서귀포시는 명품감귤로 고소득 농가가 많기로 1등이다. 통계청과 전국 시도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5 농림어업총조사’결과에 따르면 시군 단위로 서귀포시는 전국에서 첫 번째로 많았다. 서귀포시 효돈동 남쪽 마을은 제...
전라북도 무주군(茂朱郡)은 옛부터 경상 전라 충청 등 삼도(三道)의 접경지대다. 한반도 남부 백두대간의 허리인 이곳 민주지산 자락에 삼도봉이 말해준다. 지금은 경상북도 김천시 및 경상남도 거창군, 서쪽은 전라북도 진안군, 남쪽은 전북 장수군, 북쪽은 충청남도 금산군 및 충청북도 영동군 등 5도 6군과 접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국토의 심장지대란 의미다. 영국의 지리학자 매킨더(Mackinder, H. J.)가 세계의 ‘심장지대(heartland)’로 유라시아 북부의 러시아 중남부 일대를 가리켰지만, 무주는 대한민국의 심장지대라...
‘여강(驪江)’이 꿰뚫고 지나가는 경기도 여주시는 서울 사람들이 경기도내에서 찾는 전원 생활 1순위 지역으로 손꼽힌다. 여강은 여주(驪州)에 흐르는 남한강의 별칭이다. 여주의 옛 이름 황려에서 따왔다. 940년(고려 태조 23)에 이 고을이 황려현이었다. 여말에 여흥군을 거쳐 1469년(조선예종1) 여주목으로 지금의 고을 이름이 됐다.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여주시, 동쪽은 강원도 원주시다. 여주는 넓은 들녘과 비옥한 땅이 낙토라고 부를 만하다. 예로부터 질 좋은 쌀의 산지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궁중에서 사용되는 그릇...
강원도 고성(高城)은 백두대간과 동해를 끼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긴 해안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금강산과 설악산 등 빼어난 산세와 검푸른 동해바다를 품고 있다. 대한민국의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은 그 위치만으로도 특별한 존재다. 6.25전쟁 전에는 북한 땅이었다가 전후 수복된 지구다.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하기에 각별한 국민의 관심을 받아야할 곳이다. 물론 통일 이후에는 지금처럼 한적한 곳이 아니라 한반도 동부지역의 허리로 부상할 수 있는 기대의 땅이다. 고성군 죽왕면 오봉1리에 자리잡은 아담한 왕곡마을. 이 마을은 바다와 ...
경상북도 청도군(淸道)은 ‘아름다운 생명고을’을 자처하고 있다. 이승율 청도군수가 취임하자마자 군의 인문 자연 환경의 정체성으로 내걸고 있다. 청도는 청도천과 동창천을 끼고 있는 경상북도 최남단이자 대구의 남쪽 지역으로 대구 울산에서 귀촌 별장지로 인기다. 산자수명한 청도는 경상도 7개 시군과 인접한 영남알프스의 발원지이다. 장방형의 청도분지에는 태고로부터 삶의 터전을 만들어준 두 개의 젖줄이 있다. 동창천과 청도천이다. 두 하천은 밀양시를 거쳐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밀양강의 상류다. 동창천(東倉川)은 청도군의 운문, 금천, 매...
지리산 노고단 험한 줄기가 끝나는 양지 바른 땅에 근사한 마을이 있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다. 산과 강 그리고 들판이 어우러진 보기 드문 곳이다. 신십승지(新十勝地)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 마을은 풍수지리상 ‘금환락지’의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마을에는 ‘운조루’(중요민속자료 8호)와 곡전재 등 문화재가 많아 전국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환락지(金環洛地)는 천상의 선녀가 떨어뜨린 금가락지 모양이란 뜻이다. 이 마을에는 1776년(조선 영조) 당시 삼수부사를 지낸 류이주 선생이 99칸 규모로 건...
지리산 동편 기슭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雲峰)은 해발 460m내외의 고원지대로 늘 구름이 머무는 곳이다. 고을 지명이 운봉이 된 것은 신라 경덕왕 16년(757)이고.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운봉군과 남원군이 강제적으로 합쳐 남원군(현 남원시)이 됐다. 이곳은 예로부터 높은 산속이지만 사람이 살만한 풍요의 땅으로 손꼽혀왔다. 우리나라 십승지(十勝地) 중의 한 곳이 된 운봉. 비옥한 넓은 땅에 연중 메마르지 않은 지리산의 물이 내린다. 남원 정령치에서 발원되는 물은 주천면 고기 삼거리에서 갈려 낙동강 지류인 남...
지리산 아래 경상남도 하동군.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변의 고을이다. 우리 국토의 대동맥 백두대간이 남으로 내달리다 멈춘 지리산이 생명을 잉태하는 섬진강과 만나 기묘한 조화를 이룬 곳이다. 신라 경덕왕 16년(757년)부터 불려온 ‘하동(河東)’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강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하동군 화개부터 하동송림을 거쳐 남해 바다로 가는 섬진강 물길 ‘하동포구 팔십리’는 화려강산 그 자체다. 정감록 십승지 중에 하나가 지리산 청학동이다.『정감록』에서는 “진주 서쪽 100리, (중략) 석문을 거쳐 물 ...
강원도 철원군은 한반도 중부의 내륙지방에 중심지여서 찾는 이들이 꾸준한 곳이다. 통일한국의 수도로 거론되기도 하는 철원하면 떠오르는 것은 철원 평야와 한탄강일 게다. 토성리 민속마을 한탄강을 젖줄로 철원평야를 옥토로 일구고 사는 마을이 철원군 갈말읍 토성리(土城里)다. 민속마을로 지정된 토성리는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철원군청으로부터 4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11Km가량 가면 토성민속마을이 나온다. 덕령산을 뒤쪽에 두고 마을 앞 들판 넘어 한탄강의 지류인 폭이 꽤 넓은 화강(남대천)이 흐르는 동향의 쾌적하고 조용한 마...
현대인들은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좀처럼 행복을 찾기 힘들다. 행여나 힘들여 찾았다하더라도 잠시 잠깐.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다.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 토끼 방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신기루 같은 게 행복이 아닐까. 오히려 행복은 커녕 도시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10명중 7명이 스트레스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 없고 행복한 삶을 공간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좋은 땅, 즉 승지(勝地)개념이다. 경상북도 영양 땅은 가보면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음이 ...
우리나라에서 이름난 두메 고을 경상북도 울진군. 오랜 세월 한적한 곳이던 이곳이 탈산업화시대를 맞아 생명 고을로 각광받고 있다. 동해안의 아름다운 어촌 울진군은 북의 울진읍과 남의 평해읍이 중심이다. 동해 고을에 힐링처와 힐링촌은 어떤 곳이 있을까. 전통적인 길지로 곱히는 곳은 힐링촌으로도 손색이 없다. 격암 남사고는 “평평(平平) 울울(蔚蔚)이 가장 길하다”고 했다. 북평, 평해, 울진, 울산이다. 격암은 ‘울울’에 방사능 사고 우려성이 있는 원전(핵발전소)가 들어서리라고는 예상이나 했을까. ‘피장처’에도 강릉, 삼척, 평해...
뜨거운 불볕 더위다. 여름휴가를 즐기고 재충전하는 힐링의 장소로 충북 보은은 제 격이다. 보은은 상주와 함게 속리산의 고을.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도회지와는 달리 크고 작은 산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산과 산 사이에 계곡에는 맑고 고아한 물소리로 마음을 씻어준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속리산 일대도 ‘난리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쓰고 있는데, 조선시대 말부터 십승지를 찾아와 이주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속리산 구병산에는 6.25 한국전쟁 때 이북에서 내려온 주민들이 지금도 살고 있다. 예부터 속리산 자락 보은 땅에 ‘...
속리산(俗離山)은 이름 그대로 속세를 떠나는 곳이다. 속리산 아래 골골은 하나같이 힐링처다. 승지로 꼽히는 이른바 ‘우복동(牛腹洞, 경샹북도 상주시 화북면 용유리)’으로 들어가는 입구 시루봉 아래 큰 바위엔 ‘洞天(동천)’이라는 새김글이 아주 힘차게 갈겨져있다. 전투에서 용맹한 장수의 칼놀림이 연상된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로 시작하는 시조를 읊은 양사언의 행서체라고도하고 도장산 심원사 수도승 개운의 글씨라고도 한다. 누가 이곳이 십승지임을 만천하에 밝히고 싶어 만든 암각서임에 틀림없다. 동천은 한국의 이상적인...
한국의 힐링처 십승지 경상북도 문경은 산세가 수려하다. 첩첩산중이다 보니 자연적인 방어요새다. 고려 공민왕이 몽진(蒙塵)할 때 문경의 조령을 넘어서야 안심 했을 것이다. 10만여 홍건적에 의해 개경이 함락된 1361년 11월, 파주 충추 문경 예천을 거쳐 안동에서 두어 달 간 임시 조정을 경영했다. 문경은 세상이 어지러울 때 찾으면 안녕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그렇다고 문경이 가기 험난한 두메산골이 아니다. 문경 부근은 남한 땅의 중심이다. 산림청에 의하면 황장산은 휴전선 이남 백두대간의 중심이란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예천군이 금천, 내성천, 낙동강이 감싸는 물의 도시(경북일보 2015년 6월 5일자와 6월 11일자, 낙동강을 가다)지만 용문면은 물이 풍부한 수덕지향(水德之鄕)이다. 이 용문면에 십승지에서 자주 거론되는 금당실 마을이 정좌(正坐)하고 있다. 십승지 금당실은 넓게 봐서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하금곡리 일대다. 남사고의 십승지는 금당실 북쪽이라고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그래서 십승지를 선리 원류리 사부리 중 어느 한 곳으로 좁혀 지목하기도 한다. 예천공설운동장(동본사거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7km정도 가면 나오는 곳이 ...
소백산은 산(山)이라는 사물이라기보다는 유달리 격이 우러나는 듯한 경외를 느낀다. 무정물(無情物)에 유정심(有情心)이라고나 할까. 20대 시절 읽은 노산 이은상의 '산 찾아 물 따라'에서 선뜻 감응이 되지 않는 문구가 있었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조국의 강산이다"라는 구절이다. 이를 이해하게 된 때가 나이 마흔이 넘어서였으니 나도 꽤 우둔한 사람이다. 아름다운 조국이라는 것을 단박에 느끼는 곳 중의 하나가 풍기 땅이다. 지난 달 하순 취재진은 소백산 자락 노인봉 앞에 높다란 언덕(풍기읍 산법리, 대한광복단기념공원)에서 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