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사로 직원들과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공칠과삼(功七過三)이 떠올랐다. 모택동은 수천만 인민을 죽음으로 내몬 학살자였다. 그래도 중국인은 그가 잘한 것이 70%이고 잘못한 것이 30%라고 평가한다.그동안 이승만 전 대통령은 비난의 대상이었다. “하와이 깡패, 백인 미녀들과 놀아난 플레이보이” 등 2013년 모 단체가 제작한 백년전쟁은 이승만 죽이기의 결정판이었다. 일각에서는 해명에 매달렸지만, 애당초 거짓 프레임이니 해명될 리도 없었다.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대통령 혼자 서울을 탈출했다는 “런승만” 등 오히려 거짓이 홍보되고
매년 선거철이 되면 곪아있던 지역감정이라는 병이 터지곤 한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금 마치 용암이 분출하듯 곳곳에서 지역감정이라는 마그마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아마도 지역감정이라는 고질병이 우리나라가 진일보하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어 왔음은 한국 국민이라면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지역감정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동서로 나뉘어 서로를 적대시하는 한국의 현대사 이전에는 각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규정하였는지를 살펴보자.약 600여 년 전 태조 이성계가
국민연금 개혁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 가지로 압축한 게 계기가 됐다. ‘1안’은 소득대체율을 40%(2028년 기준)에서 50%로, 보험료를 9%에서 13%로 인상하는 안이다. ‘2안’은 소득대체율(40%)을 그대로 유지하고 보험료를 12%로 올린다. 하지만 1, 2안에 대해 재정 고갈 우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렇다면 여타 OECD 국가들의 연금 상황은 어떤 상황이며,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연금 개혁을 추
본격적인 선거철을 맞이해서 오랜만에 뉴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꼭 무협지를 보는 느낌입니다.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공천을 따낸 유력 후보들이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낙마하는 것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거의 팔부 능선까지 올랐는데 과거의 행실이나 발언이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되어 속수무책으로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것을 몇 건이나 보게 됩니다. 제 지역구(사는 곳)에서도 그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달포 전 동네 신협 이사장 뽑는 행사에 갔더니 선거운동을 하러 나온 예비 선량(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예외 없이 당선되는 곳이니 그렇게
샘물 마신 나그네가 우물 판이의 노고를 새기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풍요로운 대한민국 사회를 만든 것은 “농자(農者)”이다. 칡뿌리, 소나무껍질로 연명하던 한국이 K-푸드의 종주국이 되어 컵라면과 김밥까지 수출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근래 성주 참외가 쿠팡 플랫폼을 타고 세계인의 식탁에 오른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상북도의 시골 마을이 세계적 브랜드의 성지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이고 천지개벽이다.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드디어 대한민국도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영국처럼 농자(農者)가
명저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말한다. 육체적으로 허약한 존재인 호모사피엔스가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추상적 실재(抽象的 實在)를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추상적 실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처럼 공동체 생활에서 작용하는 그 어떤 것이다. 자유, 정의, 진리, 법인, 국가, 덕(德) 등이 모두 추상적 실재이다.이들은 만져볼 수 있는 실체물은 아니지만, 공동체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덕이 없는 사람이 정치한다고 생각해 보라. 마찬가지로 덕이 없이 정책을 집행한다고 상상해보라. 정치나 정책은 국민 통합과 행복을 위
무협(武俠) 장르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우주의 중력(重力)을 깡그리 무시하는, 그 종횡무진하는 경신술(輕身術)에 있습니다. 지붕 위를 붕붕 떠서 날아다니고, 휘청거리는 대나무 가지 위에서도 뒷짐 지고 태연히 칼싸움을 벌이는, 오직 상상으로만 가능한 세계를 무협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보여줍니다. 땅바닥에 딱 붙어살 수밖에 없는 운명인 우리는 그런 ‘중력으로부터의 자유’가 너무 통쾌합니다. 그런 ‘통쾌한 상상’이 일망무애(一望无涯)로 펼쳐지는 곳이 바로 강호(江湖)입니다.경신술에 견주면, 그 나머지의 현란한 무술적 기예들은 고
지난 몇 주 동안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아마 ‘공천’일 것이다. 오늘은 그 공천의 의미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 대의(代議)민주국가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정당(政黨)이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 일반 대중의 정치참여를 조직화하여 의회민주주의를 이끌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즉, 의회정치가 민주정치를 체계화시키고, 의회는 정당을 통해 구체화된다는 점에서 정당은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G. Leibholz는 “20세기의 현대 민주국가는 국민주권의 원리에 입각하고 있으
대부분 국가들은 자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효율적인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10대 기술 내지 10대 육성 산업 등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과학기술과 산업발달을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육성해야 할 10대 과학기술분야를 여러 기관과 정부부처에서 선정하여 발표한 바 있다. 대표적인 내용으로는 과기부 첨단기술연구발전센터(기초연구관리센터)에서는 3500명의 유명 전문가와 학자들이 30개의 후보군을 입후보한 뒤 과학 진전에 대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득표수 상위를 선정하여 10대 발전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소설의 양 극단은 역사(歷史)와 자전(自傳)입니다. 보통 소설가들은 그 중간 어디서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무엇을 소재로 삼든 하는 건 결국 자기 이야기입니다. 한 번 본격적으로 역사소설을 써본 사람은 자기의 작은 이야기들로 소설을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역사의 지평 위에서 대어(大漁)를 낚다가 일상의 갯가에서 피라미들을 건지려니 통 낚시의 재미가 없어지는 거지요. 대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대어가 되는 착각을 합니다. 그 맛이 보통 황홀한 것이 아닙니다. 피라미 낚시에서 재미를 찾는 이들에게도 황홀이 없는 건 아닙니다.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 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 주역은 산업일꾼들이다. 단순한 노동자가 아니라 산업 전사들이었다. 그들의 피땀으로 대한민국 천지가 개벽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근저에 전사를 키우고 기술력을 공급한 대한민국의 대학이 존재한다. 그런데 지금 그런 대학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최근 모 지방국립대 교수의 범행(?)을 다룬 기사가 그 방증이다. 죄목은 사기이고, 형량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연구과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장비구입에 연구비를 전용하였
며칠 후면 삼일절이다. 독립운동 함성의 시발점이 경북 안동이다. 1894년 6월 21일 일본은 경복궁을 침범해 고종을 사로잡는 변란을 일으켰다. 유생 서상철은 의병 궐기를 호소했다(호서충의서상철포고문). 안동이 일어섰다. 안동의 항거가 항일독립운동의 출발점이었고 후일 3·1운동의 동력이 되었다.선열들은 목숨까지 내놓았다. 왜 그랬을까. 국가를 빼앗겨서? 당시 일반인의 마음에 국가를 빼앗긴 것이 그렇게 분통했을까? 그때는 민주국가도 아니었다. 왕조국가였다. 국민의 나라가 아니라 임금 한 사람의 나라였다. 조선, 대한제국 전체의 땅은
제겐 마흔 살 무렵이 큰 변곡점이었습니다. 마치 운명의 부름에 응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남들이 말리는 직장 이동을 했습니다. 결심을 굳히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지만 일단 마음을 정하니 신간이 편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는 풍전등화와 같은 신세였습니다. 겉은 멀쩡했지만 안으로는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창작도 학문도 인간관계도 다 힘들었습니다. 그 셋 중에 인간관계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새로 만나는 사람마다 다 복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네 친구가 곧 너다”라는 말을 신봉했습니다. 내 주변에 쓰레기
지난주에 우리는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세종대왕의 즉위까지를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는 예고한 대로 세종대왕의 첫 번째이자 가장 심혈을 기울인 정책인 조세정책을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세종대왕이 즉위하기 이전까지 조선에서는 매년 개별토지의 수확량을 조사하여 납부액을 결정하는 과전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이는 관리가 직접 논밭을 돌아보면서 농사의 수확량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세금을 정하는 방식인데, 과전법은 조사과정에서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었고 양반들에게는 세금을 거두지 않고 힘없는 농민들에게만 세금을 거두는 폐단이 있었다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국 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미·중 간의 갈등에 대한 한 가지 오해가 고착화되는 듯하다. 그것은 미·중 갈등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먼저 촉발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실 미·중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이 먼저 제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중국이 1980년대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쓰면서 내건 국가적 슬로건은 도광양회(韜光養晦)이다.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게 현저히 처지는 과학기술·경제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 ‘칼날’을 갈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의료계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을 보면 의료 수요에 비해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 방법론을 둘러싸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둘러싼 논쟁으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당장 증원해도 의료인 양성에는 최소 10년이 소요된다는 정부주장과 갑작스러운 증원은 의료생태의 공멸을 불러온다는 의료계의 계산법이 각기 다르다. 정부는 코로나 이후 의료수요가 급증했고, 취약지역이나 특정 전공의 부족이 심각하고, 인구대비 의료인의 수가 OECD의 다
춘추전국시대! 그 피비린내 풍기던 살육의 시대를 끊고 천하를 통일한 한고조 유방은 말했다. “짐의 능력이 행정에서는 소하보다 못하고, 전쟁에서는 한신만 못하고, 지략과 전략에서는 장량만 못했다” 소위 삼불여(三不如)이다. 특히 장량을 가리키며 “군막 안에서 계책을 짜서 천 리 밖 승부를 결정지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갈 길을 제대로 잡아준 전략가 장량이 아니었다면 천하통일의 대업이 불가능했음을 고백한다.전략(戰略)은 방향을 잡아주고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당위성을 일깨워준다. 저출산과의 전쟁에서도 인문철학이 핵심인 이유이다. 국가
예술가를 자처하는 이들이라면 “너무 늦게 태어났다”라는 느낌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자타 공인하는 천재라면 몰라도(그들도 종종 그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만), 웬만한 작가, 공연가치고 표현의 높은 장벽 앞에서 좌절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에게도 그런 절망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소설 공부를 하던 무렵이었습니다. 최인훈, 황석영, 이청준, 오정희, 조세희, 박기동, 김성동의 작품을 읽으며 여기에 한 자라도 더 보탤 수 있겠는가라고 의기소침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오직
지난주 칼럼에서 고디바부인의 희생정신을 살펴보았다. 이번 주에는 지난주에 예고한 대로 세종대왕의 세금정책을 살펴보기로 한다. 세종대왕을 한 주에 다 소개할 글재주는 필자에게 주어지지는 않은 듯하다. 한 장에 담아내려고 몇 번을 시도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부득불 2주로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매년 한국갤럽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조사 발표하고 있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1등과 2등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부동의 1등은 이순신 장군이고, 변함없이 2등을 지키고 있는 분은 세종대왕이다. 우리 국
최근 중국 경제가 과거와 달리 침체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이 국가주도형 경제구조와 권위주의적 정부가 통치하는 국가에서는 정부의 방향성이 국가 경제의 향방을 설명하는 데 주효하기 때문이다.최근 시진핑의 경제정책은 덩샤오핑의 경제정책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 가능하다. 덩샤오핑은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라고 표현했다. 즉 사회주의를 지향하지만 실제 구체적 정책 실행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