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한 어촌 마을, 어부인 한 노인이 84일 동안 아무것도 잡지 못하다가 85일째 되는 날, 먼 바다로 나가 사흘 동안의 사투 끝에 큰 청새치를 잡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멀어 결국 앙상한 물고기 뼈만 가지고 돌아온다.노벨문학상 작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 줄거리다. 헤밍웨이에겐 바다는 생존의 투쟁 장소이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꿈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한 바다가 소멸위기를 맞고 있다. 바다에는 청년이 떠나 가고 노인만 남았다. 바다가 청년에게 꿈을 실현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경북은 어가 인구의 감
대선 후보들의 말들이 연일 신문 지면과 방송 화면을 도배질하고 있다. 그들이 하는 말들이 얼마나 진실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경험상 정치인의 말은 진실하지 못했다. 그들은 권력 쟁취를 위해서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뒤돌아서는 순간에 진실이 밝혀질지라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 진영의 정치인과 평론가들도 합세에 신이 난다. 그것이 자신의 존재 가치라고 여긴다.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잊은 지 오래다. 잠시 국민을 속이면 권력은 국민의 것이 아닌 나와 진영의 힘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목표를 지향하
노태우·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면서 이들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표현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보통 사람’을 표방했던 노 전 대통령은 ‘서거’라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인간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순서에 의해 언젠가는 죽게 마련인데 죽음을 뜻하는 표현은 의외로 많다. 주로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의 경우에 사용되는 서거(逝去)는 자신보다 높은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과거 황제나 황후의 죽음을 높여 붕어(崩御)라고 했다. 왕과 왕비 또는 황태자, 황태자비
철강 도시 포항이 클래식 도시라는 새로운 기억 쌓기에 나섰다. 포항문화재단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최정상급 클래식 연주자들을 초청해 제1회 포항음악제를 가졌다. 음반의 구도자 백건우, 피아노 손민수·임윤찬·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예술감독을 맡은 박유신 첼리스트, 노부스 콰르텟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포항의 가을 하늘을 클래식 선율로 물들였다.주제는 ‘기억의 시작’이었다. 지금껏 철강의 기억을 쌓아온 포항이 클래식 도시 포항으로의 기억을 시작했다. 포항은 철강 도시 이기 전에 푸른 바다와 송림, 해당화가 붉게 피는
단군 이래 최대의 부동산 사건이라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이 연일 대선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화천대유(火天大有)란 말이 연일 방송이나 신문에 등장한다.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등장하는 주요 회사는 두 곳. 화천대유(火天大有)와 천화동인(天火同人) 이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동양 고전 주역에 등장하는 가장 좋은 괘 이름이다.화천대유는 주역의 64괘 중 14번째 괘다. 불(火)을 상징하는 이(離)괘가 위에 있고 그 아래 하늘(天)을 의미하는 건(乾)괘가 놓여 있다. 태양이 하늘 위에 있는 형상으로 성대하고 풍요로움
내년 대선을 향한 여·야 후보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의 기치를 걸고 저마다 대한민국을 이끌 차기 적임자라고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애국심이 얼마나 진실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딱히 검증할 수단도 없다. 객관적인 자료로는 ‘병역미필자’와 ‘이중국적 취득자’가 의심을 받는다.국민의 4대 의무이자 국가를 지키는데 젊음을 바치는 군 복무를 회피 하거나 전쟁 등 국가 위기 발발하면 조국을 버리고 외국으로 갈 확률이 높은 이중국적 취득자는 애국심을 의심받을 확률이 높다.1941년 케네디는 하버드
내년 대통령선거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여·야의 후보 경선이 치열해 지면서 유력 후보들은 ‘사이다 발언’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인 사이다는 톡 쏘는 특유의 청량감 때문에 신선한 발언이나 행동을 두고 ‘사이다 같다’고 요즘 사람들이 비유적으로 사용한다.정치인들의 ‘사이다 발언’은 ‘시대 정신을 꿰뚫어 대중과 공감한다’는 좋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이다 발언들은 대부분 대중들에게 순간적으로 시원한 기분을 줄 수 있을지라도 ‘사이다 이후’는 고려치 않은 내용이 많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사이다
공동체에서 필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다. 인간의 가장 강력한 소통 도구는 말(言語)이다. 몸짓의 소통은 한계가 있어 더 효율적인 도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말을 만들어 소통했다. 말은 소통의 도구이자 구성원이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이기도 했다. 상대를 불행하게 하는 말은 삼가고 모두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말을 장려해왔다.대선 정국에 말이 춤을 추고 있다 그 춤은 환희를 표현하는 춤이 아니다. 상대 후보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려는 망나니의 칼춤이다. 진실을 숨기거나 가짜 또는 과장된 말을 무자비하게 쏟아내고 있다. 숱한 권력의 비참한
내년도 대통령선거의 열기가 벌써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후보 경선을 시작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여·야 각 정당의 후보가 되기 위한 예비경선 막이 올랐다. 민주당은 충청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해 대세론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지난 시간 한때 대세론을 구축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에게 많은 표 차이로 뒤져 충격에 빠졌다.대세론이 대세론을 뒤집었다. 대세론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초반의 질주는 늘 추격자에게 추월을 당했다. 그만큼 절박함이 추격자보다 절박하지
윤희숙 의원(국민의힘)의 사퇴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지난 25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 부동산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원직 사퇴 선언은 충격이었다.지금껏 가족은 물론 본인이 부동산 의혹에 연루된 국회의원들이 사퇴를 선언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윤 의원의 사퇴는 이번만이 아니다. 5년 전에도 그랬다윤 의원은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이었던 2016년 7월 19일 “최저임금이 경제문제가 아니라 정치 어젠더가 됐고, 정치화되다 못해 정치만 남았다”고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사퇴선언을 했다.윤희숙
인간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화려한 치장과 꾸밈으로 본질이 왜곡된 앞모습은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이다. 자기 홍보와 과시를 위해 과도한 왜곡이 상식이 된 세상에는 더더욱 그렇다. 특히 대통령이나 국가 지도자들의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국민이 행복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이름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불행하다. 전직 대통령 2명이 감옥에서 오랫동안 영어(囹圄)의 생활을 하고 있고, 1명은 구순(九旬)이 넘는 고령에도 재판을 받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대통령도 있었다. 물론 그 대통령들이 재임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상아탑이다. 상아탑은 대학생들이 밤새워 학문을 토론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다. 또 젊음의 절정을 발산하는 낭만의 공간이기도 하다. 캠퍼스엔 젊음과 자유와 낭만, 학문 탐구의 열정으로 가득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는 지구촌에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점령됐다.코로나 19로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시작한 캠퍼스는 학생들이 사라진 황량한 공간으로 변했다. 대학들은 2학기부터 대면강의 확대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속속 비대면 강의로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열기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가 확산 돼도 식을 줄 모른다. 도쿄 올림픽은 안중에도 없다. 예선전부터 치열하다. 본선을 방불케 한다. 여당 후보들은 연일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야당을 비롯한 야권 유력 후보들은 국민의 힘 경선 열차 탑승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권 교체 카드를 꺼내 든 야권 후보들은 공정과 정의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법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주장이다.법은 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구성원들에게 한 약속이다. 법에는 지
‘대한민국을 밝혀라’ 6·25 전쟁 영웅 노병이 마지막 가는 길에서 아들에게 남긴 특명(特命)이다. 지난 8일 숙환으로 별세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 정치 문턱에 선 아들에게 남긴 특명 유언은 짧지만 강렬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 ‘대한민국을 밝혀라’는 글씨를 남겼고, ‘소신껏 해라’는 마지막 육성도 남기셨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최 대령은 아들이 2017년 12월 감사원장직 요청을 받고 전화를 걸어오자, “오직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봉사하면 된다”고 격려했다. 임명식 하루 전날엔 최 전
성하(盛夏)의 계절과 함께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이 쏟아졌다. 야권 후보 블루칩(blue chip)으로 평가받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퇴하고,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해 대선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다.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 2명의 후보가 사퇴와 대권 선언으로 정치적 입지를 가시화함에 따라 정국이 격랑으로 소용돌이칠 전망이다. 여권에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 다수의 후보가 경선을 대비 중이다.대한민국 국민은 유독 정치에 관심이 많다. 아직 후보가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그 길은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지금 한국 정치권에서는 ‘30대’, ‘0선’으로 대표되는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열풍이 불고 있다. 후보 경선 때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은 지금은 태풍급으로 격상됐다. 한국 정치 상황을 혁명적으로 바꿀 태세다. 이는 국민이 기존 정치권의 ‘내로 남불’ 행태에 염증을 느낀 결과이다. 따라서 젊은 힘의 대명사 ‘이준석 열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준석 열풍은 연일 톱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그의 발걸음이 한국 정치사의 새 역
“유월 하루를 버스에 흔들리며/동해로 갔다//선을 보러 가는 길에/날리는 머리카락/청하(淸河)라는 마을에 천희(千姬)/물이 오른 인어는 아직도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다//왜, 인연이 맺어지지 않았을까/따지는 것은 어리석다, 그것이 인간사,/지금도 청하라는 마을에는 인어가 살고 있다/칠빛 머리카락에 설레는 밤바다에는/피리 소리가 들리곤 했다//지금도 유월 바람에 날리는 나의 백발에 천희가 헤엄친다/인연의 수심(水深) 속에 흔들리는 해초 잎사귀” (박목월 ‘청하’ 전문)목월은 유월 어느 날, 고향 경주 건천에서 비포장길 덜컹대는 버스를
‘5.18광주민주화항쟁’이 41주년을 맞았다. 정치인들이 5·18 기념행사에 광주로, 광주로 달려갔다. 야당 의원이 처음으로 초대를 받기까지 했다. ‘5·18광주민주화항쟁’을 화려한 훈장처럼 또는 거리를 두고 있었던 정치인들이 모두 몰려갔다. 이들이 얼마나 이날을 민주화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다수는 ‘5.18’을 자신과 진영의 이익을 위해 행보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기도 하다.오월 문학상의 작가 정도상의 장편소설 ‘꽃잎처럼’은 5·18 진압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 27일 광주 전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기념가로 1948년 5월부터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어김없이 애창하는, 어린이는 물론 어린이를 사랑하는 모든 이의 애창곡으로 자리를 굳힌 노래이다.푸른 오월이 왔다. 어린이날도 함께 왔다. 매년 5월이면 어린이의 세상이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로서 사랑을 받았다. 약동하는 5월, 봄의 푸름이 어린이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5월은 더는 어린이의 날과 어린이가 주목을 받
흐드러지던 봄꽃도 사라졌다. 화사한 봄날, 코로나 상처를 어루만져 주던 봄꽃은 봄비와 함께 떠났다. 비록 뇌리에서 사라졌지만, 그 모습은 가슴속에 남아 있다. 올해는 4·19혁명 61주년 되는 해다. 그날, 젊음은 꽃잎처럼 졌다. 독재에 항거해 거리로 밀물같이 꽃 사태를 이루던 젊음 들은 총구에 꽃처럼 흩날렸다. 대학생과 심지어 고교생까지 민주화 대열에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요즘은 어리다고 평가받는 그 꽃다운 나이에 그들은 어떻게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었을까. 비록 꽃잎처럼 질지라도 자유 세상에서 숨 쉬고 싶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