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행복은 한 해의 마지막에서 지난해의 처음보다 훨씬 나아진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말입니다. 독일에 대문호 괴테(1749-1832)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톨스토이가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그가 태어난 모스크바 남쪽 야스나야폴랴나에서 창의적 영감을 얻어 ‘전쟁과 평화(1869년)’, ‘안나 카레니나(1878년)’, ‘부활(1899년)’ 등 불후의 명작을 남겠습니다. 어떤 나그네가 광야를 지나가고 있는데, 사자가 덤벼들었습니다. 이것을 피하려고 물 없는 우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12월 22일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입니다. ‘나무 숲이 사라지고 따오케 강물이 마를 때, 리 왕조의 후예가 나타날 것이다.’ 베트남에 1000년을 이어오는 전설입니다. 서기 1009년 베트남에 태조 이공온이 리(Ly) 왕조(소위 안남국)를 건국하였습니다. 리 왕조는 하노이를 수도로 정했습니다. 하노이는 한문으로 승룡, 용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리 왕조는 200여 년을 이어오다가 1226년 외척인 쩐나라로 명명되는 왕조에 패망했습니다. 외세의 침략이 많았던 베트남 역사에서 리 왕조가 통치했던 시기는 나라가 융성하였고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은은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짓기 위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1년 11월부터 2층에 ‘사유의 방’ 전시실을 마련하여 오롯이 두 점의 반가사유상만을 나란히 배치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왼편에 있는 것이 국보 제78호, 오른편이 국보 제83호로 쌍둥이 반가사유상입니다. 사유의 방은 ‘두루 헤아리고 깊이 생각에 잠긴 시간’을 의미한다 합니다. 누구라도 반가사유상을 마주하면 마치 태초의 시간을 만나듯 블랙홀의 진공상태가 되어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생각하고 반응한 후에 미소하는 것이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는 시들지 않음을 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 추사 김정희(1786-1856)가 그린 민족의 컬렉션 세한도(국보 제180호)에 쓰여 있는 문구입니다. 추사는 그의 어머니가 잉태한 후 24개월 만에 예산의 추사 고택에서 태어났는데, 그가 태어나자 말랐던 우물과 소나무가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추사는 8살 때 큰집에 양자를 가 친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때부터 신동으로 소문났다고 합니다. 서울 봉은사에 추사의 마지막 현판 글씨 ‘판전(서울유형문화제 제425호)이 있습니다. 판전을 쓰고 4
경북도 영양군 송하리 매봉산 7부 능선에 부처의 모습을 닮은 바위 자연미륵불이 있습니다. 이 미륵불은 소원을 다 들어준다 하여 소위 ‘다들바위’라 부르고 있습니다. 동학 제2대 교주 해월 최시형(1827-1898)이 1865년 영양을 방문하여 산중기도 중 꿈에 ‘인간이 만들지 아니한 자연이 내린 불상’이 있다는 계시를 받고서 찾아낸 이 미륵불에 49일간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최시형은 외가인 경주에서 출생을 하였지만, 본가가 있는 영덕 등지에서 많은 활동의 흔적을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최시형은 새로운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인위적 폭력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었습니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완전 강탈당하였습니다. 1939년 임시정부 때부터 이날을 잊지 않으려고 기념일로 삼았었는데, 1997년부터 법정기념일이 되었습니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가을 창공이 높아 밤하늘에 별이 더욱 빛납니다.그 처음에는 아주 작은 기운으로 떠돌다가 그 많은 에너지를 모아서 빛을 내는 별이 된 것입니다.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들어있노라고…’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1840-1897)가 1869년에 쓴 단편소설 ‘별’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별은 누군가의 가슴에 사연을 남겨주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운명을 예지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알퐁스 도데는 1871년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을 썼습니다. 1871년 보불전쟁(
시인 백석(1912-1995)은 자작나무를 백화라 불렀습니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이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백석, 벽화, 1938).’ 온통 단풍으로 수놓은 붉은 산에 하얀 자작나무가 이런 모습인데도 안 쳐다볼 것이냐는 듯 하얀 몸단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작나무 수피(껍질)는 기름기가 많아 잘 썩지도 않고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는 제격이
키르티무카는 절과 사원의 입구와 군대의 깃발에 그려져 있는 귀면(鬼面, 귀신 얼굴)을 말합니다. 사악한 힘을 물리치는 존재입니다. 7세기경 인도 신화에 의하면 춤의 신 시바(Shiva)가 아리따운 히말라야 산신의 딸 파르바타와 결혼을 허락받자 질투를 느낀 마왕 잘란다라가 전령 라후를 보내어 시바는 탁발승이 되어야 한다며 방해하자, 시바는 그의 이마에서 도깨비 모양의 괴물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그 괴물이 배가 고프다며 라후를 잡아먹겠다고 하자 시바는 괴물에게 괴물 자신의 몸을 먹게 하였고, 괴물은 자신의 발부터 차례로 먹어 올라가
청도군은 10월 28일 ‘2022 이호우·이영도 시조문학상’을 시상한다고 합니다. 시조시인 이호우(1912-1970)와 그의 동생 이영도(1916-1976) 남매는 지방군수를 지낸 아버지 이종수와 어머니 구봉례 사이에 청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생가 근처에는 둘을 기리는 오누이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영도는 1939년 결혼하여 딸 하나를 두고서 1945년 남편과 사별하였습니다. 그 시대의 많은 여성들의 운명이 그러하기도 하였습니다. 청마 유치환(1908-1967)은 ‘국화옆에서’를 쓴 미당 서정주(1918-2000)와 함께 생명파
연못에 그리디와 우고시다라는 님프(여성 신) 자매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님프의 세계에서는 해가 지고 동이 틀 때까지만 연못가에 놀도록 허락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그리디는 해가 떠오른 것도 잊은 채 놀다가 처음으로 해가 뜬 것을 보고서 태양의 신 아폴로가 빛을 밝히는 황홀함에 그만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리디는 아홉 날 아홉 밤을 선 채로 사랑을 애원하였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그만 발이 땅에 뿌리를 내려 꽃으로 변했습니다. 그 꽃이 바로 해바라기입니다. 해바라기의 여러 유래 중 하나입니다. 해바라기는 네덜란드 출신 화가
가을에 내리는 맑은 햇살입니다. 농부의 손길까지 연거푸 닿았으니 들판이 풍성하여 졌습니다. 햇살이 오후에 가장 큰 밝음으로 비추는 까닭은 오전에 휴식을 취한 사람들에게도 골고루 쬘 기회를 주려는 배려입니다. 햇살을 오전에 더 밝게 내리면 골고루 다 쬐게 할 수 없으니 모두가 다 깨어있는 오후에 내리는 것입니다. 밝음도 저녁에는 저만치 석양을 물들이고 저무는 것입니다. 내일이 있기에, 내일을 기약할 수 있기에, 지는 해를 애달파 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잡으려고 바동거려도 잡히지 않는 것이 세월이고, 가두려 안달하여도 가두어지지 않는
10월 9일 한글 창제 576돌을 맞습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창제된 한글은 세계로부터 가장 ‘독창적인 창조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446년 반포 당시 최만리가 주축이 된 집현전 학자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하였습니다. 무릇 위대한 발명에는 항상 시련이 따르기 마련인가 봅니다. 한글은 일제 강점기에 그 사용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게 됩니다. 조선의 주권을 침탈한 일본은 민족정신을 말살하려 한글사용을 금지시킨 것입니다. 자칫 유네스코기록유산인 한글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를 맞았던 것입니다.일본은 한일합방 이전
종계변무란 ‘종가의 혈통(종계)’에 대해 ‘사리를 따져 억울함을 밝히는 것(변무)’을 말한다고 합니다. 중국 명나라 ‘태조실록’과 ‘대명회전’에는 태조 이성계의 아버지가 환조 이자춘이 아니라 이성계의 정적인 고려 권신 이인임(1313-1388)으로 기록하고 있었는데, 조선 역대 왕들은 개국초부터 200년 동안 줄기차게 명나라에 종계변무를 요청하였다고 합니다.조선 역대 왕들의 갖은 노력에도 풀지 못하였던 종계변무를 선조 17년(1584년)에 드디어 해결하였다고 합니다. 외교적 숙원을 푼 사람이 바로 역관 홍순언(1530-1598)이라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기 중 하나가 사쓰마 도자기입니다. 사쓰마(薩摩)는 일본 큐슈(九州) 서남쪽 가고시마현의 옛지명입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를 총칭하여 사쓰마 도자기라합니다. 이 도자기를 대표하는 가문이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심수관가입니다. 제15대 심수관이 지난 7월 9일 그의 선조 심당길(沈當吉)이 일본으로 끌려간 지 424년 만에 경기도 김포 대곶면 청송 심씨 선조 묘역을 참배하였다고 합니다. 1592년 4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공한 임진왜란에서 일본은 파죽지세로 평양까지 진격하였
엘리자베스 여왕(Elizabeth II, 1926-2022)이 지난 9월 8일 96세의 일기로 ‘그곳에서 지낼 때보다 더 행복했던 순간은 없었던 밸모럴성’에서 서거하자, 세계 곳곳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버딘셔 지역에 있는 밸모럴성은 ‘해가 지지 않은 나라 영국’의 황금기를 이룬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남편 독일 왕자 출신의 엘버트 공(1819-1861)이 1852년에 구매한 왕실 별장입니다. 엘버트 공은 성 주변이 자신의 고향 독일 튀링겐을 닮아서 많이 좋아하였다고 합니다. 튀링겐은 음악가 바흐
라피끄는 아랍어로 먼 길을 함께할 동반자를 뜻한다고 합니다. 누구라도 품은 뜻이 있어 먼 길을 나섭니다. 그 뜻이 원대할수록 더 멀리 떠나는 것입니다. 로마에서 중국을 잇는 약 12,000Km가 넘는 실크로드는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동반이 있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거친 사막을 가로지르는 카라반(Caravan)인 것입니다. 그 처음에는 혼자입니다. 길을 가다 보면 동반자를 만나게 되고 인생은 동반자가 있어 살맛 나는 것입니다. ‘대화까지는 80리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산
색깔로 표현하는 하늘입니다. 큰 산에는 큰 구름이 머물고 넓은 마음에는 큰 포용이 담겨지고 큰 그릇은 그 용도에 맞게 사용되어 지게 마련입니다. 하늘은 너무 커서 말로서 다 표현을 할 수가 없으니 시시각각 색깔로 표현을 하는 것인가 봅니다. 창공은 저 홀로 높아져 선선함을 만들어 여름 더위에 지친 모두에게 시름을 떨치게 하고, 고랭지 산간의 배추와 무를 완성품으로 자라게 해 다가올 추운 겨울을 배부르게 하는가 봅니다. 그 무엇의 도움을 바라지도 않고 그 도움에 기대지도 않고 저 홀로 높은 창공을 만든 하늘이 우러러 보이는 것은 그런
사바사바는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말합니다. 그 단어가 1999년부터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습니다. 그 어원에 대해서는 불교의 속세를 뜻하는 사바에서 왔다는 설도 있지만, 일본어에서 온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습니다. 같은 뜻의 짬짜미가 있는데,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을 의미합니다. 일본말 사바는 고등어(청어)를 뜻한다고 합니다. 사바사바는 고등어 두 마리인 셈입니다. 문명기(1878-1968)의 본적은 경북 영덕이고, 부친 문승환의 이주지인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
지난 8월 15일 광복 77주년을 맞아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경축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충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남화리(독립기념관로) 흑성산 자락에 우리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기념하는 성스러운 독립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82년부터 성금을 모으기 시작해 1987년 8월 15일에 건립되었습니다. 지구상 약 80%의 민족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제국주의의 식민침탈에서 독립하였지만, 우리나라가 독립기념관을 가진 대표적인 나라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자긍심을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