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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이 흘러간 한 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촛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주 앉아라//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침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이 파초 잎에 후드득 내리는 어스름 저녁 풍경이 그려지는 조지훈의 시 ‘파초우’다.이처럼 파초를 좋아하는 문인들이 있었다. 바람결에 일렁이는 파초의 잎은 보기만 해도 여름 한나절 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청량감을 준다. 여기에 후드득 비라도 뿌리면 넓은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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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향기로운 장미꽃이 피어나는 계절의 여왕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 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하지만 ‘가정의 달의 역설’이라고 할 만큼 어두운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시흥의 도로 가에 주차된 한 차량 안에서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어린이 날, 2살과 4살 어린아이까지 부모와 함께 숨져 있었다. 주물공장에 다니던 가장은 70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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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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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7시 50분, 경북 청송군 안덕면에서 70대 할머니가 오토바이에 부딪쳐 머리를 크게 다쳤다. 안덕 119는 사고를 접수하고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은 즉시 현장으로 날아갔다. 헬기에 오른 김정운 응급의학과장은 헬기에서 권역외상센터에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대기 중이던 의료진은 환자가 도착하자 즉시 수술에 들어갔다.경북 닥터헬기는 3일 하루에만 이 같은 중증환자를 6명이나 실어 나르는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 날 하루 청송을 비롯해 영주의 질식 환자, 의성의 요추 골절, 상주의 중증 외상, 문경의 심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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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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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는 아무 생각 없이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무작정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만 하는 노동자를 뜻한다. 노동자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늘 자각을 하면서 일하는 사람을 뜻하고…똑 같이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노예로 생각 없이 일을 하느냐, 주체가 되어 생각하며 사느냐 하는 차이다.” 소설가 박상률의 ‘근로자’와 ‘노동자’에 대한 견해다.‘근로’와 ‘노동’은 비슷한 말 같지만 뜻이 많이 다르다. 사전적으로 ‘근로’는 부지런히 일함, ‘노동’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적 또는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다. 굳이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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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1일 오전 포항 시내에서 관광버스 한 대가 북구 송라면 내연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 버스에는 ‘보경사 문화재 관람료 폐지를 위한 포항시민 산행대회’ 참가자 50여 명이 타고 있었다. 포항경제정의실천연합이 주관한 이 행사는 ‘내연산 등반을 하려고 하는데 보경사가 등산로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이처럼 등산객과 사찰 사이에 수십 년 간 마찰을 빚고 있는 곳은 포항 내연산 보경사와 청송 주왕산 대전사 등 전국에 24곳이나 된다. 절에 가지 않고 등산만 하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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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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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한나라당 소속 의원만 참가한 가운데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을 강행 처리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회의장 출입문을 전기톱으로 자르고, 노루발못뽑이(빠루)와 해머로 부수는 일이 벌어졌다. 질서유지권까지 발동 된 이날 난투극은 6시간여 동안 이어졌다.2011년 11월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최루탄 사건까지 벌어졌다.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 대리였던 정의화 부의장이 ‘FTA비준안’을 직권상정, 한나라당 의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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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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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가 660년, 고구려가 8년 뒤인 668년에 멸망했다. ‘삼국 전쟁’에서 이긴 신라는 고구려가 멸망한 해에 통일을 완성했다. 백제가 멸망하자 일본은 나당연합군이 쳐들어올 것을 두려워했다. 텐지(天智) 일왕은 서둘러 규슈에 도독부 ‘다자이후(太宰府)’를 설치하는 등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본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신라나 당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풀렸다. 일본에는 오히려 대륙의 선진 문물이 급속하게 흘러들어 새로운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다.7~8세기에 걸쳐 주로 일본 고관들이 읊은 시가도 ‘삼국전쟁’ 이후 일본으로 간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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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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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전제군주국가였지만 국가 시책이 잘못됐을 때 유생들이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을 전하는 길이 있었다. 궁궐 앞에 북을 달아 억울함이 있을 때 치게 한 신문고도 있었다지만 상소(上疏)제도가 대표적이다. 유생들의 개인 상소가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의 국민청원 같은 집단적인 상소도 있었다. 집단상소는 16세기 전반까지는 중앙 교육기관인 성균관 유생들에 의해 주도됐다. 16세기 중엽 이후에는 지방 사족(士族)들의 세력이 커지면서 유생 집단이 형성돼 지방 유생들에 의해서도 주도되기 시작했다. 1792년(정조 16)에는 이우를 대표로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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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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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염(血染) 태극기가 있다. 조선시대 사헌부 감찰을 지낸 황만수가 1890년대 국권 사수를 위해 손가락의 피로 그린 태극기다. 인천시립박물관협회가 지난달 11일 공개한 이 태극기는 긴 직사각형 모양의 천에 건곤감리 4괘를 그려 넣고, 피로 양의 부분을 크게 강조하듯이 그려 넣었다. 의로운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대한민국 역사의 산 증거품이다. 대한광복군의 서명 태극기도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조국을 위하여 피를 흘리자’,‘완전독립을 위하여 노력하자’, ‘열열한 혁명의 투사가 되어라’ 태극문양과 4괘가 선명한 태극기에 빼곡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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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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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신라 역사를 간직한 고적 도시이면서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1976년 1월 착공해서 87개월 만인 1983년 4월 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가 있다. 월성원전은 캐나다 더글라스 포인트 원자력발전소가 제작한 캔두(CANDU)형 원자로를 채택한 발전소다. 중수를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하는 중수로 원전이다. 월성 1호기는 설계 수명이 30년으로 운영기한이 2012년이었다. 원자력위원회가 지난 2015년 2월 10년의 수명연장을 결정해 운영 종료 시점이 2022년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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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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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3년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진보정치 지도자 회의’ 연설에서 당시 북한 핵 문제를 언급하면서 ‘큰 거래’라는 뜻의 ‘메가 딜(mega deal)’을 통한 일괄타결을 역설했다. 기업 간 사업 교환이나 거래를 의미하는 경제 용어 ‘딜(deal)’이 한 국가의 운명이 걸린 일에 이 때부터 외교 안보 문제에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제 이 용어는 경제를 넘어 외교와 안보 협상의 온갖 회담 전략으로 변용돼 사용되고 있다. 최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빅딜’, ‘스몰딜’에 이어 ‘굿 이너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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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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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5회에 걸친 세기의 바둑대결이 있었다.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다. 세계 바둑 최강자와 최고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대결로 결과는 1대4, 인간의 완패였다. 이후 아무도 인공지능 바둑을 이기지 못해 이세돌은 인공지능 바둑에 한번이라도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남게 됐다. 인간이 만든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수퍼인텔리전스(초지능)’ AI를 어떻게 안전하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AI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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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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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포스코와 함께 포항을 대표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해병대다. 대한민국 해병대 소속의 2개 사단 가운데 핵심인 1사단이 포항에 주둔하고 있다. 해병대는 적 해안 상륙작전과 육상전투가 전시 임무고, 평시에는 중요 시설 경계, 적의 침투 감시와 국지도발에 대비 한다. 해병대 주력 1사단이 포항에 주둔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 이전인 1949년 4월 15일 포항에 대대급 부대인 포항경비사령부가 창설된 것이 계기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 전투에 투입된 미 해병 제3비행사단이 포항에 주둔한 것도 포항경비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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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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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고분 가운데 외형이 가장 큰 고분은 황남대총이다. 표주박처럼 보인다고 해서 ‘표형분(瓢形墳)’, 쌍둥이 모양이어서 ‘쌍분(雙墳)’이라고도 한다. 이 능은 지금은 경주시 동천동으로 이사를 갔지만 전 경주시청 앞 큰길 건너의 황남동 고분군(사적 제40호)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남북 길이 120m, 높이 22.5m의 거대 무덤으로 1973년부터 1975년까지 2년 3개월 동안 발굴이 진행됐다. 이 능에서는 금관과 은관 등 2만4900여 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남쪽 무덤에서는 15세 전후 148㎝ 내외의 키를 가진 소녀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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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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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1Gbps·Gigabit per second·1초당 10억 비트 데이터 전송),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1Mbps는 초당 100만 비트 전송)인 이동통신기술. 1㎢ 반경 안의 100만 개 기기에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시속 500㎞ 고속열차에서도 자유로운 통신이 가능해야 한다’ 이는 국제전기통신연합이 내린 ‘5G’의 정의다.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 5G는 현재 이동통신 속도인 300Mbps에 비해서 70배 이상 빠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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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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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람들이 ‘참꽃’ 이라고 하는 진달래꽃이 온 산천에 만발했다. ‘참꽃’이라는 것은 ‘꽃 중의 꽃’이란 뜻일 것이다. 진달래는 촉나라 망제(望帝)의 넋이라는 두견새가 밤새 울면서 토한 피가 꽃이 됐다는 중국의 전설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진달래꽃’이라면 신라 성덕왕(재위 702~737년) 때 지어진 노인 ‘헌화가(獻花歌)’와 북한 영변의 약산동대가 배경인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신라 최고 미인 수로(水路)부인이 강릉 태수 남편을 따라 신라의 경성(경주)에서 길을 나서 부임지로 가는 길목에서...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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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겐 세 가지 욕망이 있다. 권력욕과 재물욕, 명예욕이다. 우리나라의 비극은 권력을 가진 자가 이 세 가지 욕망을 모두 채우려고 하는 데서 빚어지곤 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권력으로 끝나야 하는데 재물까지 탐하면 ‘탐관오리(貪官汚吏)’가 된다. ‘탐관오리’라는 말이 고전 소설이나 조선 시대의 한 때에 있었던 과거의 사실만은 아니다. 다원화, 개방화, 정보화의 이 시대에 ‘탐관오리론’이 가당키나 한 말이냐 싶겠지만 이 시대에도 탐관오리가 판을 치고 있다. 전자 시스템의 발달로 정확성과 합리성, 투명성이 높아지고, 민도가 높...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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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을 감추고 벼슬을 훔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나? 몸과 마음이 병들어 있는 자들이 일은 하지 않으면서 봉급이나 챙겨가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헛된 이름으로 세상을 속이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비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숨겨가면서 굴욕을 무릅쓰고 조정에 나아가는 것을 방관해도 옳다고 할 수 있는가? 직책을 감당할 수 없으면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조선 중종과 명종, 선조 대까지 세 왕으로부터 부름을 받아 벼슬을 하고 여섯 번 벼슬을 사양했던 퇴계 이황이 69세, 마지막 관직을 사양하면서 선조에게...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