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도시의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인간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작품에 구현하는 미국 출신 작가이다. 호퍼의 작품에서 사실주의는 사물의 정확한 재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현실상이나 사회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의식에 있는 것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생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던 미국 사회와 1929년 ‘검은 화요일’로 알려진 월스트리트 대폭락으로 촉발된 대공황을 경험하며 변화하는 대도시 속 인간의 삶을 고스
더위가 채 물러가지도 않았지만 해수욕장에는 서둘러 ‘입수금지’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여름내 번잡하던 해변타운은 내년을 기약하며 마치 동면에 들어가듯 잠잠해지곤 한다. 그런데 요새 새롭게 떠오른 레저문화가 해변을 여름만이 아닌 사계절 활기찬 곳으로 만들고 있다. 게다가 강원도 북쪽의 인적도 드물던 해변을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등극시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서핑’ 때문에 생긴 일들이다. 이 서핑이라는 문화가 우리나라로 넘어와 본격적으로 해안의 경관을 바꿔가고 있다.그저 바닷가 물놀이의 하나로 보던 분들도 있겠지만, 서핑은
사람이 불의나 정의에 반하는 사태를 직면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절명(絶命)을 취한다. 우리는 역사에서 개인의 힘으로 도저히 극복해 낼 수 없거나 항거할 수 없는 사태를 직면해 목숨을 끊는 애국지사와 충신들을 많이 보아 왔다. 근세 들어서는 단식으로 자신의 의지를 밝히는 경우가 있다. 절명에는 죽음의 이유를 주변에 알리는 ‘절명시’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절명시로 순국지사 매천 황현(黃玹)을 꼽는다. 1910년 한일 합병의 소식을 듣고 황현이 “사대부들이 직분을 다하지 못하여 종사(宗社)를 망쳐 놓
현재의 남북관계는 어느 모로 보나 ‘경색국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남북한 간에 이렇다 할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트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따로국밥’처럼, 남한과 북한은 각자의 길을 가면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을 만들고 있다. 노래 평행선의 가사가 떠오르는 국면이다 : “나는 나밖에 모르고, 너는 너밖에 모르고, 그래서 우리는 똑같은 길을 걷지 평행선”.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통일 대박론’을 말하여 무엇인가 남북교류와 협력의 새로운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하
최근 많은 환자가 경동맥 협착증 소견을 듣고 외래를 방문한다. 그 저변에는 경동맥 초음파의 보편화도 물론 한몫을 했겠지만, 실제 환자 수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열량이 높고 기름진 서구화된 식단, 바쁜 생활과 스트레스 찌든 생활방식, 고령화 등이 그 빈도를 증가시키며 그와 함께 증가하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등도 그 위험성을 가중하고 있다.그럼, 경동맥 협착증은 어떤 질병이며,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알아보면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뇌로 가는 혈액의 약 80% 정도
12세 이하의 어린이 예방접종은 1966년부터 대한소아과학회 주관으로 BCG, DPT, 소아마비, 종두,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홍역으로 시작되었으며 본인 자비로 부담되었다. 그러나 이상반응 발생 시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가 확인되면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는 1995년 도입되었으며, 며칠 전 뉴스에는 코비드(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에 대해서 국가배상을 인정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국가예방접종지원 사업에 의하여 2008년 이후의 출생자를 대상으로 17종 백신에 대하여 전액 무료로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였다. 그러므로 지금의 성
호주 생활 8년 동안 인생의 쓴맛을 보았으나 한국살이는 아득했다. 나는 마치지 못했던 대학 졸업증이 마음에 걸렸고 남편의 일자리도 신통치 않았다. 앞으로 재고 뒤로 재도 도저히 한국에서는 두 딸을 대학을 마치도록 뒷받침을 해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설사 남편이 제빵 기술자격증을 딴다거나 일식 요리사 자격증을 딴다 한들 당장의 입에 풀칠하는 것도 어려웠다.나는 간신히 친정과 시댁을 설득해서 중간에 포기했던 대학을 다시 다니게 되었다. 워낙 오랫동안 휴학을 했던 터라 입학금을 다시 내고 수강신청을 해야 했다. 사람들은 다들 뜨악하게
2023년 9월 5일부터 7일까지 인도네시아 라부안 바조(Labuan Bajo)에서 제42차 ASEAN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향후 1년 동안 ASEAN 10개국의 협력과 역내 공동발전을 위한 아젠다 협업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2023년 ASEAN 정상회의 주제는 “아세안은 중요하며, 성장의 중심(ASEAN Matters: The Epicentrum of Growth)”으로 설정하고, 회복 및& 재건(Recover-Rebuilding), 디지털경제(Digital Economy), 지속가능성(Sustainabi
대선 ‘단골 후보’인 허경영씨가 지난 2007년 대선 때 자신의 공약집에 출산 수당 3000만 원, 결혼수당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당시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1.26명이었다. 대다수 국민은 허씨의 이 공약을 보고 황당하다며 웃어넘겼다. 허씨는 또 이보다 10년 전인 1997년 대선 때도 공약으로 ‘토요 휴무제’ 북한의 핵개발에 대비해 ‘핵 주권 회복’ 등을 주장했다. 그는 이외에도 ‘여성부 폐지’ ‘국회의원 축소’‘수능 폐지’등도 공약집에 담았다. 어찌 보면 오늘날 현실이 됐거나 사회적 공론화가 되고 있는 이런 이슈를 20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외부 이전 결정으로 연일 정치권과 언론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의 지나간 역사는 현재와 연결되어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역사 연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료와 여러 가지 정확한 역사적 근거들을 가지고 역사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시점에서 일어난 사실을 현재 시점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도 안 된다. 과거에 일어난 사실은 되돌릴 수도 없을뿐더러, 현재 시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봉오동 전투를 승리
면역학적으로 건강한 어린이를 위한 일반적인 예방접종계획(NIP) 외에 특수 상황이란 면역저하자인 경우를 말한다. 선천적으로 면역체계 저하로 출생하는 질환들은 B-림프구와 T-림프구 감소와 탐식기능 저하(chronic granulomatous disease; 만성육아종질환) 그리고 무비증이 있으며, 이 질환들은 평생 지속된다. 그리고 후천적으로는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악성종양 환자와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자, 장기 및 조혈모세포(골수)이식환자, 만성신부전 환자가 면역저하자에 속한다. 이 경우에
초·중학교 시절 길안에서 안동으로 가는 길목인 금소리를 지날 때마다 이상한 의구심이 들었다. 대마초의 원료가 되는 위험한 식물들이 밭에서 재배되는 풍경을 많이 봤다. 당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마초를 취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큰 문제 없이 지역주민들의 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한의대에서 본초학이라는 학문을 배우며 대마의 씨앗이 한약재로 쓰인다는 것에 반갑기도 했고, 이때부터 대마의 효능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의서에 의하면 대마라는 식물이 사람에게 중독성이 있는 위험한 식물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 대마를 활용해
최근 임대인들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전세가격은 하락하였고 이마저도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전세보증이 있어 보증금을 어렵게 내줬다 하더라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연 12%의 높은 이자에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경매의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전 정부 초기부터 다주택자들과 법인 임대사업자들을 주택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몰았다. 그리고 세입자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임대차 3법과 더불어 세입자들의 전세자금 대출을 강화하는 등 임대 시장 안정을 위해 많은 대책이 있었지만 지
명품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그녀는 알뜰하다. 커피, 음식값을 아껴 기어코 원하는 걸 손에 넣는다. 찜해 둔 걸 손에 넣었을 때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했다. 삶의 방향도 소비패턴도 그녀와 다른 나는, 몸이 명품이라 그런 게 필요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그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한때 나는 샤넬 향수에 빠져 지냈다. 향수계의 혁명을 일으켰던 샤넬 No. 5는 전 세계에서 30초에 한 병씩 팔려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가브리엘 샤넬이 “여성의 향기가 나는 여성의 향수”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세
스위스 출신의 알베르토 자코메티(Albrto Giacometti 1901~1966)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실존주의 조각가이다. 자코메티는 천재 화가 피카소가 유일하게 인정하고 질투한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이자 조각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자코메티의 조각상은 대부분 인물이 주소재이고 기존의 조각가들이 인체를 역동적이고 실제의 인간 모습보다 미화하여 표현하는 것과 달리, 그는 쓰러질 듯이 앙상하고 빈껍데기만 남은 나약한 인간의 몸을 형상화해 감상자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자코메티의 작업 방식은 뼈대에
지역의 인구뿐 아니라 한국 전체의 인구도 정체하고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제 인구가 늘지는 않고 배분되기만 하는 때가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과감하던 지자체의 목소리도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한때 인구 백만의 광역시를 목표로 출사표를 내미는 중소도시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인구 감소를 막겠다’는, 다분히 소심한(?) 정책 기조로 넘어가는 곳들도 보이는 상황이다. 딱히 근거도 없이 인구를 크게 불리겠다는 공격적 전략보다는 지역 내부를 챙기고 단속하는 것이 우선이고 또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이런 점에서 이른바 ‘인구 댐’
지난 8월 28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의 대한민국 정치는 1950년대 자유당 시대의 법치가 혼란했던 정치행태로 퇴행했다. 이 대표 취임후 민주당은 ‘이재명 구하기 방탄국회’로 갑옷을 갈아입고 윤석열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국회 과반 의석을 훨씬 넘는 168석의 거대 야당에 의해 한 치 앞을 나가지 못했다. 제21대 국회에 발의된 법률안의 71%가 8월 말 현재 처리되지 못하고 미처리 상태로 계류중이다. 입법이 받쳐주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윤 정
지난 8월초에 일어난 하와이 마우이 섬의 산불 화재로 100여 명 이상이 사망하고, 3500여 명이 대피하였으며, 여의도 면적의 약 3배가 넘는 지역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주택 2700여 채가 파손되었으며, 피해복구 비용만 7조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미국 역사상 1918년에 일어난 미네소타 산불 이후 가장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재난이 일어난 이유는 극심한 가뭄과 시속 100~130km의 강풍이 건조한 지상과 결합했기 때문이며, 섬 곳곳에 설치된 재난대피 사이렌
나들이와 운동을 즐기기 좋은 날씨가 되면 진료실을 찾아와 발바닥과 뒤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장시간의 활동과 무리한 운동 시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신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발바닥, 뒤꿈치 통증은 일상생활에 매우 큰 불편과 고통을 일으키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 해결하는 것이 좋다.족저근막염은 뒤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주로 40세에서 60세 사이에 발병하며 젊은 연령대의 환자는 달리기를 즐겨 하는 경우에 많다. 원인으로는 아킬레스건의 짧아짐, 평발, 과도한 달리기, 비만, 구두와 같
공수병(恐水病; rabis)은 이름에서 말하듯이 물을 보면 두려워지는 병이라는 뜻인데 물을 보면 먹고 싶어도 입 주변근육의 강직으로 삼키지 못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병명이다. 즉, 신경마비로 인한 전신 강직상태로 숨을 거두는 질병이다. 원인은 공수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걸린 동물의 침 등이 사람의 상처를 통해서 질병을 일으킨다. 다른 이름은 광견병(狂犬病)인데 ‘미친개에 의한 병’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 박쥐, 다람쥐, 여우, 스컹크 등 다양하므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질환은 바이러스가 신경친화성이 있어서 감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