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10월 27일 밤. 한 노인이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집을 나선다. 기차에 야윈 몸을 싣는다. 어둠에 잠긴 자작나무 숲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이다.대문호 톨스토이. 명성 뒤에 가려진 그의 삶은 비극이었다. 과도한 물질 소유는 죄악이라 생각한 그는 신발을 만들어 신었고 땔감과 건초를 직접 구했다. 하지만 아내는 물질욕이 강했고 사치를 좋아했다. 톨스토이의 판권 포기 움직임에 갈등이 폭발했다.아내로부터의 탈출 시도였다. 끝내 성공한다. 열흘 뒤 그는 시골 기차역의 한 작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포스코그룹이 경기도 성남시 위례지구에 건립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기공식을 지난달 취소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시점과 겹쳐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가 경기도에 분원을 짓기로 한 이후 포항 지역민들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포스코가 성남 위례지구에 건립기로 한 미래연구원은 규모가 포항 본원의 20배 이상 돼 기형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분원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은 이처럼 경기도에 대규모 분원을 건립하면 포항 본원은 형식
춘추전국시대! 그 피비린내 풍기던 살육의 시대를 끊고 천하를 통일한 한고조 유방은 말했다. “짐의 능력이 행정에서는 소하보다 못하고, 전쟁에서는 한신만 못하고, 지략과 전략에서는 장량만 못했다” 소위 삼불여(三不如)이다. 특히 장량을 가리키며 “군막 안에서 계책을 짜서 천 리 밖 승부를 결정지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갈 길을 제대로 잡아준 전략가 장량이 아니었다면 천하통일의 대업이 불가능했음을 고백한다.전략(戰略)은 방향을 잡아주고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당위성을 일깨워준다. 저출산과의 전쟁에서도 인문철학이 핵심인 이유이다. 국가
요즘 한국정치에 실망을 뛰어넘어 염증을 느낀다는 국민의 아우성을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듣고 볼 수 있다.한국은 위정자들의 지나친 경쟁 때문에 1997년 11월 경제위기를 맞아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아야 하는 경험을 했다. 그때 국민들의 경제적, 안보적,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그런 경험을 하고도 정치인은 똥오줌 가리지 못하고 소변기에 똥을 쌌다. 지금도 정치인 그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곳곳에서 구린내가 진동한다. 특히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 똥 덩어리가 둥둥 떠다닌다.문제는 한반도를 동경 38도를 경계 남과 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와 2015년 이루어진 삼성물산-제일모직(구 에버랜드) 사이의 합병의 적법성이 쟁점이 된 사건으로,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여 주기 위하여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기소를 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상속세의 적정성, 특히 대주주 주식에 대한 상속제도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제기되었다.우리나라 헌법은 제23조 제1항 1문에서 ‘모든 국민의 재산은 보장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민생토론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을 글로벌 물류·금융·첨단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부산을 첨단 기술과 일자리, 삶의 질에서 ‘서울 메가시티’와 경쟁할 수 있는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이렇게 되면 인구 절반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과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로 국토가 2극 체제가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동남권 본부의 기능과 인력을 보강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기업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방위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는 특정하지 않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 자신에게 “돈을 안 내더라도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자신은 “아니, 나는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겠다”라 답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실 나는 그들(러시아)에 어떤 일이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는 재임 기간 동맹국을 상대로 주둔군에 대한 막대한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며
1981년 경북대학교 병원 염색체검사실에서 검사가 시행된 후 병원 내에서는 자연적으로 의학유전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질병이 연관된 과와 공동집담회 시간이나 구내식당에서의 환담 시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학문에 서로 논의하는 일이 동료 교수들 사이에 증가하였다. 그 당시 원인이 잘 밝혀져 있지 않았던 질병도 해외의학저널에는 유전질환일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던 시기로 서로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 계획이 세워졌다. 한번은 정신질환자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염색체검사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다. 이 질환과 관
골반 통증 중에 항문 위쪽으로 양쪽 엉덩이 가운데 아래 부위가 욱신거리게 아픈 통증이 있다. 평상시 걷거나 누워 있을 때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다가 앉아 있을 때, 특히 딱딱한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증상이 심하면 꼬리뼈 통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꼬리뼈는 보통 3개에서 5개의 작은 척추 뼈들이 한데 융합돼 있거나 작은 관절로 이어져 있는 척추의 맨 마지막 뼈를 말하며 항문 바로 위쪽에서 촉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꼬리뼈가 길거나 엉덩이에 근육이 적어서 피부 바로 밑에서 만져지거나 꼬리뼈 사이가 단단하게 붙어있지 못하고 느
영주권을 해결하지 못한 채 꾸역꾸역 10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처음엔 나는 기고만장했었다. 남편보다 먼저 취업 이민 스폰서를 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옮겨가는 회사마다 오래 버티질 못했다. 인종이나 나이를 대놓고 문제 삼으면 위배 된다고 노동법에 규정하고 있지만 실상은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받았다. 나이를 따지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면 주먹구구식이라 내가 만족하지 못했고 체계가 잡혀있는 회사에서는 나는 겉돌았다. 이력서에 나열된 이직 기록은 신뢰성을 갈아먹는 약점이 되고 말았다.내가 취업 이민 스폰서를 찾아 헤매는 동안 남편이 침술
이진영의 ‘재난 영화들을 통해서 보는 사회복지’ 열 번째 이야기는 2018년 개봉한 애리조나 주 야넬힐 산불로 인해 순직한 19명의 소방관을 실화 바탕으로 그린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온리 더 브레이브”라는 영화로 4만9000여명의 관객이 관람하였다.이 영화는 초대형 산불로 인해 최전선에서 희생을 각오하고 화마와 맞섰던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얼마 전 제주도에서 화재진압을 위해 출동한 소방관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 국민 모두가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게
예술가를 자처하는 이들이라면 “너무 늦게 태어났다”라는 느낌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자타 공인하는 천재라면 몰라도(그들도 종종 그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만), 웬만한 작가, 공연가치고 표현의 높은 장벽 앞에서 좌절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에게도 그런 절망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소설 공부를 하던 무렵이었습니다. 최인훈, 황석영, 이청준, 오정희, 조세희, 박기동, 김성동의 작품을 읽으며 여기에 한 자라도 더 보탤 수 있겠는가라고 의기소침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오직
“정치인에게 권력 본능은 죄악이 아니라 정상적인 자질이고 일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이다.”독일의 사상가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의 권력 본능을 정치의 원동력으로 인정했다. 오히려 ‘객관성과 책임성 결여’를 정치인의 치명적인 ‘죄악’으로 보았다.개혁신당 빅텐트가 쳐졌다. 이준석과 이낙연을 공동 대표로 하는 제3지대가 ‘기득권 양당제 타파’를 내걸고 지난 9일 통합을 전격 선언했다.공동 대표 모두 신당의 타도 대상인 거대 양당의 수장을 지냈다. 동거에 들어간 다른 세력들도 정치적 지향점이 판이하다. 이념 스펙트럼이
행정안전부 재해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경북이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피해가 컸다. 지난 2013∼2022년까지 자연재해로 경북에서 발생한 사망과 실종자가 51명이다. 10년간 전국의 전체 사망·실종자 302명의 17%가 경북에서 발생했다. 인구가 다섯 배나 많은 경기도(1358만9432명)에서 발생한 사망·실종자 48명보다도 더 많다. 인명 피해뿐 아니라 재산 피해도 컸다. 2022년 환산 기준 7138억6000만 원이나 된다.행안부가 내놓은 자료 가운데 가장 가까운 해인 2022년에도 경북은 인명 피해 15명, 물적
지난주 칼럼에서 고디바부인의 희생정신을 살펴보았다. 이번 주에는 지난주에 예고한 대로 세종대왕의 세금정책을 살펴보기로 한다. 세종대왕을 한 주에 다 소개할 글재주는 필자에게 주어지지는 않은 듯하다. 한 장에 담아내려고 몇 번을 시도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부득불 2주로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매년 한국갤럽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조사 발표하고 있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1등과 2등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부동의 1등은 이순신 장군이고, 변함없이 2등을 지키고 있는 분은 세종대왕이다. 우리 국
나라가 위태롭다며 걱정하고 걱정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1592년 4월 13일 임진년 왜적이 대한민국을 침공해 온 것이다. 총과 창으로 무장한 왜적 16만여 명은 700여 척의 군함을 앞세워 부산 앞바다로 쳐들어와 7년간 전쟁을 벌인 것이다. 전쟁은 총칼 등 물리력으로 상대방 나라의 영토 자산 주권 등을 강탈하여 지배하려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사악한 강도가 선량한 가정집에 쳐들어가 집과 재산을 빼앗으며 가족을 죽이는 것과 같다.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 4월 13일 오늘, 국군은 물밀 듯이 밀려오는 왜적들의 기세에 눌려 도망쳐
제주도의 탄생 설화 중 설문대할망 이야기가 있다. 거구의 할머니가 방귀를 뀌어 천지를 만들고 이후 흙을 퍼서 한라산을 만들고 치맛자락에서 흘러내린 흙이 모여 오름이 되었다고 한다는 이야기다. 제주도 기원을 알려주는 이 이야기는 한 벌 뿐인 할망의 치마 만들어주기에 실패한 후 제주도가 섬으로 고립되어 버렸다는 각편과 할망의 아들들이 팥죽을 쑤다 팥죽에 빠져 죽은 할망을 먹게 된 각편 등으로 전해져 내려온다.두 번째 이야기는 비극을 잘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전문학사에서 자식들이 어미를 먹고 이후 죽음을 맞이하고 막내아들이 차귀섬으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바닷길을 걷다가 만난 박경섭 할아버지(75·청림동)는 ‘포항초’ 자랑에 침이 마른다. “포항초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한 금 더 쳐 주니더” 말하고는 뒷짐을 지고 영일만 해풍을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의기양양하다. 포항 시금치, 포항초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보다 달고 맛이 좋아서 한 가격 더 받는다는 것이다.포항 청림, 도구, 일월동에는 시금치 농사를 짓는 수백 동의 비닐하우스가 들판에 가득하다. 이곳이 포항초의 본산이다. 포항초는 영일만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적당한 염분, 통기성이 뛰어난 모래와 점토가 섞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국내 재계 서열 5위(자신 기준) 포스코그룹이 새 회장 후보를 결정해 포스코 본사가 있는 포항 지역민은 물론 재계와 국민적 기대가 높다. 후추위는 장 후보의 발탁 배경을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행해낼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고 밝혔다.약 6년 만에 수장 교체가 이뤄지는 포스코 그룹은 내외적으로
대통령의 신년대담에서 영부인의 선물 문제를 “저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처했을 텐데, 하여튼 아쉬운 점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명하는 데 그친 것을 두고 야당은 “뻔뻔한 태도와 일방적 소통”이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진솔한 자기 생각, 과감한 소통”이라 평가했다. 신년대담이 “질문은 집요했고 답변은 소상했다”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했던 탓이다.대통령의 신년대담 내용이 얼마나 충실했고, 김건희 여사의 선물 문제가 얼마나 잘 해명되었는가의 문제를 떠나 각 당의 평가에 등장한 “진솔함과 뻔뻔함”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진솔하다’라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