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못 하는 게 참 많다, 그중 하나가 식물 기르기다. 봄이 익어 여름이 가까운데 우리 집 식물 중에는 기운을 못 차리는 애가 있다. 이유를 알 수 없어 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내놓아도 아픈 기색이 역력하다. 물을 주어도 이파리가 갈색으로 변한다. 아무래도 전문가에게 보여야 할 것 같다.관공서나 음식점, 카페에서 가끔 싱싱한 화초를 볼 때가 있다. 툭 던져둔 것 같은데 잘 자란다. 건강한 초록이 탐나서 안면이 있는 이에게 물었더니 그냥 때맞춰 물 주고 가끔 영양제 꽂아주어요, 라고 한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벼는 농부의 발자국
언젠가부터 한적한 둔치에는 어김없이 텐트가 자리 잡은 모습을 보곤 한다. 내가 사는 포항만 해도 여름밤이면 해변 외곽은 모닥불 연기로 자욱할 정도이다. 캠핑장은 주말이면 자리를 잡기 위한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한다. 하나도 보기 힘들던 캠핑카가 이제는 몰라보게 늘어나서, 경치 좋은 곳이면 어디나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캠핑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캠핑을 즐기는 숫자가 2020년에 이미 7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아마도 지금은 천만에 육박하지 않을까 한다. 곳곳에 자리 잡은 캠핑장도 무려 3,000개라고 한다. 팬데믹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선정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선정 9시간만인 지난 5일 자진 사퇴하자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비명계간에 본격적인 세 대결이 시작됐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퇴 요구까지 하고 나왔다. 민주당내 비명계와 친명계간에 그동안 내부적으로 펄펄 끓던 ‘권력 암투’가 사실상 표면화 됐다. 이 대표 사퇴론의 첫 소총수로 나선 비명계의 이상민 의원(5선)은 6일 cbs라디오 방송에서 “혁신위원장 인선이 이런 식으로 검증도 안 된 것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 결함”이라며 “이 대표가 이번 인선에 책임을 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 무역은 지난 3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하였으며, 중국은 우리 대외무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하였다. 아울러 우리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수교 첫해를 제외하고 최근까지 약 30년간 흑자를 이어왔기 때문에 설마 중국에 대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리라고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2019년 290억불 흑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작년 기준 12억불의(수출 1558억불, 수입 1546억불) 흑자만을 기록하면서 우리의 대중국 무역에 비상등이 켜지기 시작하였다. 올해 4월 누계기준 100억불의
안면마비(얼굴마비, 벨마비)는 얼굴신경병 중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일반환자도 많지만, 최근 해외 유명 톱스타나 국내 연예인들의 발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높아진 바 있다.연간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1~40명 정도이니,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5천~2만 명 가까이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인종 및 남녀의 발병률 차이는 없으며 어느 연령에서도 발생한다. 임신 후반과 출산 직후에 발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고 당뇨환자에게서 발병률이 더 높다.얼굴마비는 비교적 갑자기 시작되며 얼굴의 반쪽 마비가 대체로 7일~1
BCG 예방주사는 영유아 기본 예방접종 중에서 B형 간염에 이어 두 번째로 접종하는 결핵 예방주사이다.전염병은 면역기능이 약하고 영양상태가 낮은 사람에게서 더 잘 걸릴 뿐 아니라 중증으로 진행되는 질환으로 개인과 국가의 경제상황과 직결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쉽게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나라를 잃은 36년에 이어 해방은 되었지만, 남북의 혼란, 6.25 전쟁과 전후 그리고 사회 혼란이 닥치면서 경제는 최빈국 상태로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었다. 국민 건강은 바닥에서 헤 메일 수밖에 없었으며 전염병과 영양실조는 어린이
가본 적도 없는 동네, 그런데도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건 필시 말 못할 사연의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리라. 내게 경북 영주는 그런 곳이었다.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처럼 동경을 품은 설렘의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찾아가야 할 의무감이 있는 장소는 더더군다나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따금 마음의 빚처럼 떠올려지고 몇 겹의 세월로 얽힌 인연처럼 남다르게 관심이 갔다.코로나19로 세상이 빗장이 걸리기 전, 나는 큰딸과 함께 경북 안동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는 딸의 요청에 한마음이 되어 하회마을을 방
총선은 다가오는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좀처럼 민주당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월 들어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40% 선을 넘어섰다. 일 년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에 실패하면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지고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여권에서는 내년 총선의 과반 승리가 절실하다. 여당이 총선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게 되고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도 강하게 밀어붙일
진료 현장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당뇨병이 어쩌면 이렇게 많은지 새삼 놀라게 된다. 그동안 당뇨병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낸 분들도 많고, 오래전부터 당뇨병을 진단받고 약물치료 중임에도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고 있는 분들도 많다. 더욱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당뇨병에 대한 의료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당뇨병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이 단순히 의사가 처방한 약물만 복용하면서 지내온 당뇨병 환자분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그래서 당뇨병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은 계속
영유아 예방접종 중에서 B형 간염은 출생 후 제일 먼저 접종하는 백신이다.사람에게 모든 장기는 생존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소중하지 않은 장기는 하나도 없지만, 이 중에서 간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장기 중에 하나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소화, 흡수되어 간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의 대사 과정을 거쳐 인체에 공급되어 활용된다. 비타민과 호르몬 대사, 소화작용, 혈액응고인자 생성, 화학물질의 해독작용 등을 하며 손상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간 기능이 손상되는 질환 중에 간염을 일으키는 간 친화 바이러스 질환은 A,
지난 5월 28일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 이슬람계 정당인 복지당(RP)에서 활동하다가 2001년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하였고, 2003년 총선에서 정의개발당이 압승하면서 총리로 정치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하였으며, 2018년에는 2위 후보와 20%가 넘는 격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 단일 후보와의 대결에서 약 4% 차이로 간신히 3선에 성공하였다. 장기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도 증가하고, 지난해 10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흥미 있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주택시장에 돌아왔다” 라는 내용의 기사가 많이 나왔다. 기사의 내용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거래량의 26.9%가 30대의 거래 비중으로 연령대별 거래 비중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최근 30대가 최근 시장에 유입된 이유로는 생애 최소 주택 구입자의 경우 LTV를 80%로 높였고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대출이 늘어났고 여기에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의 하단이 3%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급매물이
주택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의 자격에 관하여 정하고 있고, 주택법 시행규칙 제8조 제2항 제2호가 준용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3조는 “주택소유 여부를 판단할 때 분양권등을 갖고 있거나 주택 또는 분양권등의 공유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먼저 지역주택조합원 자격상실과 관련하여 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다237100 판결은 “조합규약 내지
대한민국 진보 진영이 도덕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상황 속에서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가상자산) 투자 건까지 불거지자 진보의 도덕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진보의 최대 진영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자당을 탈당한 김 의원의 거액 코인투자 문제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서 양이원영 의원이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며 “민주당은 너무 도덕주의가 강하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당 대변인인 박성준 의원도 “도덕성만 따지다가 만날 당한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던 2020년 당시 김헌주 당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한 “의사는 공공재” 발언은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전공의 파업 격화에 일조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 및 의료 서비스는 정말 공공재일까요?저명한 경제학자 맨큐가 쓴 ‘경제학 원리’에 따르면 공공재는 누구나 그 재화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배제성이 없음), 소비에 있어서 경합성(어떤 사람이 재화를 사용할 때 다른 사람은 그 재화 사용에 제약을 받음)도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의료기관 당연 지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의료 서
예방접종의 원리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의 일부분 또는 약독화 시킨 생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서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항체를 만드는 기전이다. 예방접종의 내용물에는 미생물의 항원물질 외에도 부유액(일부 계란단백 포함), 보존제, 안정제, 항균제, 면역증강제 등이 함유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체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여러가지 이상반응(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접종 약(백신)이 시판되기 전에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실험실, 동물 그리고 자원 지원자(volunteer)를 대상으로 제품 허가 전 세 번의 임상시험을 거쳐 백신의 독성과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를 통해 양국 간 우호협력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일본과 한국의 수산업계와 환경단체는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기본 방침을 발표하고, 2022년 7월 해양 방출 계획을 정식인가한 것과 관련해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동의를 얻은 투명한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
저 멀리 넘실거리는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며 런치박스를 열었다. 오전에 겨우 두 집 청소를 끝냈을 뿐인데 등판은 어느새 땀으로 축축해졌다. 곧 마를 테지. 이젠 축축함도 개의치 않을 정도로 육체노동이 이력이 난 모양이다. 자동차를 길 한 켠에 세워두고 남편과 나는 허겁지겁 밥알을 삼켰다. 젊었기 때문이었을까. 비싼 등록금을 내고 타국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현실이 그다지 절망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그동안 생활비를 마련해보겠다고 여러 일을 전전했었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나는 마음뿐이었다. 모든 게 망설여지고 주저됐다. 하숙생을
예고편에 끌려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예고편은 신상품 출시를 알리는 홍보와 같아서 구매자의 욕구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므로 편집이 대단히 중요한데 예상대로 밀도 높은 장면이 폭탄처럼 쏟아져, 구매와 결재를 순식간에 해치웠다.「라스트 버스」. 제목에서 이미 감성이 건드려졌다. 아흔을 넘은 노인이 주인공이다. 톡 쏘는 향신료나 칼칼한 맛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 플롯에다 구성은 사건이 일어난 순이다. 담백하고 순한데 맛은 깊다. 도입부는 주인공 폴이 아내와 사별한 뒤 그녀와 추억이 깃든 고향에 가기 위해 버스 여행을 시작하는 것에서 시작
얼마 전 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8차선의 넓은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중간에 갑자기 맞닥뜨린 ‘30킬로 속도제한’ 표지판에 급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다. 8차선 도로에 갑자기 30킬로 제한이라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아마도, 대로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이면에 초등학교가 있는 것일 게다. 하지만 8차선 간선도로에 갑자기 30킬로 제한이라니, 이게 과연 안전장치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속도제한이 5030으로 강화된 데 이어 안전을 위한 규제들이 속속 추가되면서 카메라의 숫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