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구제도는 큰 정당의 의회 세력은 과장시키고 작은 정당의 의회 세력은 축소시키는 속성이 있다.”프랑스 정치학자 ‘뒤베르제’(M. Duverger)는 소선거구제의 취약성을 정확히 짚었다.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49.91% 득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41.46%였다. 약 8%p 차에 불과했다. 하지만 의석수에서 큰 격차로 벌어졌다. 민주당이 163석, 64.4%를 가져간 반면에 미래통합당은 84석 33.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8% 득표 차였지만 지역구 의석수에서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란다.”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 수학상인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서울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한 축사다. 시인이 되고 싶어서 고등학교를 자퇴하기도 했던 허 교수의 시적 영감이 번쩍이는 명연설이다.허 교수는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이라는 수학의 다른 두 분야를 연결해 인류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작은 교회다. 넓이는 고작 21평. 신자 30여 명이 꼭 끼어 앉아야 예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신에게 위로 받는데 공간적 부족함이 전혀 없다. 따뜻한 나눔과 빈자의 철학 위에 세워져 세상 어떤 큰 교회보다 웅장하다. 더군다나 종교 갈등이 녹아내린 아름다운 교회다.경산시 하양읍 하양무학로교회.교회를 나타내는 그 흔한 첨탑도 네온 십자가도 없다. 유심히 봐야 벽에 부착된 십자가를 찾을 수 있다. 회색 벽돌로 된 이 자그마한 교회 설계자는 승효상.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다.그는 조원경 목사가 비좁은 한옥 교회 옆
“서울 강남학생이 서울대생의 60%를 차지한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2005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한 말이다. 그는 이 사례를 들며 교육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록 대통령 통계지만 틀렸다.서울대 신입생 중 서울 강남지역 비율은 매년 12% 안팎. 그가 언급한 통계는 바로 직전 해의 서울대 재외국민 특별전형 합격자 현황이었다. 53명 가운데 이 지역 출신 학생이 33명이었다. 일부 통계를 전체로 호도했다.“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할 궁리를 한다.” 미국 통계학자 ‘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디며 한 말이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면서 달은 인간에게 신화와 동경의 대상에서 현실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후 선진국들은 달 탐사를 넘어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간 ‘달 식민지’ 논쟁이 벌어졌다. 중국이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데 성공하고 40여 년 만에 월석(月石)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을 성공하자 미국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나사(NASA)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유승민 전 의원 행보가 관심이다.국민의힘은 내년 2월 초 후보 등록과 컷오프를 거쳐 3월 8일 전당대회를 여는 일정을 확정했다.국민의힘은 국민경선이란 18년 된 전통의 당 대표 선출 방식을 순수 당원 경선으로 바꿨다. 일반국민 선호도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은 ‘나를 배제하기 위한 승부조작’이라 주장한다. 잇따른 방송 출연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맹공하고 있다. 북한 군용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과 관련한 비판 강도가 야당 이상이다. 비윤(非尹) 세력 결집을 꾀하고
“정치적 권위, 혼돈 그 자체인 비효율성을 넘어 전체주의 국가 권력의 핵심이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은 바로 초월적으로 효율적이고, 절대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비밀경찰의 존재다.” 한나 아렌트가 쓴 ‘전체주의의 기원’에 나오는 나치 ‘비밀경찰’에 대한 기술이다.스탈린 치하의 소련이나, 나치 독일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나, 독재 정권에서나 있었던 ‘비밀경찰’이 지금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세계인을 경악시키고 있다. 반(反)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중국이 유럽과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등 53개국에서 비밀 경찰서 102곳 이상을 운영하
“아이팟 보다 비싼 운동화가 있다.” 애플이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처음 선보였을 때 가격이 비싸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때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뜬금없이 한 운동화 브랜드의 가격을 들고 나왔다. 엉뚱한 비교로 비칠 수도 있었지만, 그의 역공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가격 논쟁은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불응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치열하다.검찰은 성남 FC 후원 수사 막바지 단계에서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출석을 통보했다. 그와 민주당은 거부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제 1야당 대표라
“일본의 항복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많고 유적이 집중된 교토를 타격해야 한다.”‘원자폭탄이 공중에서 폭파될 때 피해가 가장 크다’는 원폭이론을 만든 ‘폰 노이만’은 세계 첫 원폭 투하지로 고도(古都) 교토를 점찍었다. 검토위원회도 사실상 교토로 낙점했다.하지만 ‘헨리 스팀슨’ 국방장관이 반대하고 나섰다. “교토는 내가 신혼여행을 다녀 온 추억이 있는 곳이다.”1945년 8월 6일 전폭기 B29는 핵탄두 ‘리틀보이’를 교토가 아닌 작은 도시 히로시마에 떨어뜨렸다. 히로시마 시민과 우리 동포 등 14만 명이 사망했다. 당초 예정대
프로파간다(Propaganda)는 어떤 것의 존재나 효능, 주장 따위를 남에게 설명해 동의를 구하는 일이나 활동을 뜻한다. 라틴어 ‘프로파간다’는 원래 로마 가톨릭의 포교를 전담하는 추기경위원회(1622년 구성)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중립적 용어로 쓰였지만 20세기에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거짓과 선동’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갖게 됐다.현대적인 의미의 프로파간다는 광고, PR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저서 ‘프로파간다’로부터 시작된다. 버네이스는 광고를 통해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던 자신의 경험을 이론으로
“여론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 하는 것은 정치지도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역사학자인 미국 조지 워싱턴대 브래진스키 교수는 정치 지도자의 주요 역량으로 ‘긍정 여론 형성 능력’을 꼽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국민과 의사소통이라고 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유명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노변정담’이다. 미디어를 활용한 본격적인 의사소통이었다. 4선 대통령을 지낸 그는 재임 중 30차례의 라디오 연설을 했다. 지인들과 벽난로 앞에서 담소를 나누듯이 편안하게 현실 문제를 풀어나가며 국민들을 설득했다. 최고 청취
당 대표 경선에 처음 여론조사를 도입한 곳이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었다. 민주당의 국민참여 경선 성공을 보고 베낀 것이었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국민 여론조사 50%, 대의원 투표 50%를 합산해 대표를 옹립하기로 했다. 그 첫 대상자는 2004년 3월 전당대회에서 홍사덕 후보를 누르고 당 대표에 선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같은 해 7월에 한나라당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로 줄이고, 국민 참여 인터넷·휴대전화 투표 20%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후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7대 3 룰이 18년 동안
미국 백악관이 지난해 6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의 가장 즐거운 순간과 슬픈 날에 그는 우리와 감정을 함께 했다. 우리는 달콤하고 착한 소년을 사랑하며 항상 그를 기억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반려견 ‘챔프’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표했다.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보다 한 달 앞서 반려견 ‘보’가 죽자 트위터에 “우리 가족은 진정한 친구이자 충실한 동반자를 잃었다”며 백악관에서 그와 함께 뛰는 ‘보’의 사진을 걸었다.‘뉴욕타임스’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을 대서특필했다. 개식용 논란 때 같
“이번 사건을 안기부에서 통괄 지휘하겠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노신영 안기부장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1988년 5월 5일 국방부. 윤성민 국방부장관, 김윤호 합참의장, 박준병 보안사령관, 군 고위 관계자들이 깊은 침묵에 잠겼다. 보안사 영역인 국방부에 안기부장이 들어가 상황을 장악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군 수뇌부를 대상으로 지휘권을 행사한 것이다.어린이날에 발생한 ‘중국 민항기 납치 비상 착륙 사건’을 계기로 안기부의 위상이 수직 상승했다. 10·26 사태로 추락했던 안기부 위상 회복을 의미했다. 김
“중앙선 열차를 타고 이곳을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흔히 우보니 화본이니 하는 역들이 이 군에 들어 있는 것을 채 모르고 위쪽의 의성군이나 아래쪽의 영천군으로 건너가게 된다. 군청이 있는 군위읍이 철도하고는 닿지 않고 서쪽으로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출판사 ‘뿌리깊은나무’가 발간한 ‘경상북도’의 군위군 편에 실린 내용이다. 경북의 한가운데쯤에 자리 잡고 있는 군위군이 경북의 다른 여느 고장에 견주어 ‘외딴 두메처럼’ 발전이 더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1980년 인구 조사에서 군위군의 인구는 5만3000명 정도였다. 당
“적(敵)과 적수(敵手)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1982년 가을 청와대. 전두환 대통령과 이영일 민정당정치연수원장이 마주 앉았다. “적은 꼭 죽여야 하지만 적수는 제압하면 족하다는데 DJ는 적인가 아니면 적수인가?”1980년 ‘서울의 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5공 정부는 미국에 특사를 보내 사형집행 방침을 통보했다. 하지만 레이건 대통령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까지 나서는 등 국제적인 사면 압박이 거셌다. “DJ는 적이 아닌 적수로 봐야 합니다.” 전 대통령은 ‘적수’ DJ의 미국 망명을 허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훌륭하게 키울 수 있을까요?” 3개월 된 아기 엄마가 다윈에게 물었다. “이미 늦었습니다” 다윈의 대답이었다. 다윈은 아이가 엄마의 태반을 최초의 학교로 인식했다.우리 선조들은 다윈보다 앞서 태아를 한 인격체로 보고 임신 중에 태아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태교(胎敎)를 실천했다. 태중에서 하나의 수정란이 인간의 형태를 이루고, 이미 두뇌의 70%가 완성된다니 잉태돼 태어나기까지 10개월은 인간 생명 주기에서 뺄 수 없는 기간임에 분명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바로 1살로 친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게 ‘불가능’이란 결론은 의미가 없다. 단지 미래일 뿐이다. 남아공에서 태어난 그는 12살 때 ‘블래스터’란 우주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500달러에 팔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재산이 260조 원. 세계 제1 부자로 등극했다. 머스크는 2016년 만든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동물학대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동물 1500여 마리를 희생시킨 혐의다.뉴럴링크는 뇌에 머리카락 10분의 1 크기의 칩을 심어 생각
세계 최대 강국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가 BC 490년 그리스 침공을 준비하고 있었다.‘오이오바조스’라는 귀족이 황제 앞에 엎드렸다. 아들 셋 모두 이번 원정에 나서게 됐다며 한 명만이라도 남겨 달라 청했다. 자애로운 황제는 ‘하나가 아니라 셋 모두 남겨 주겠다’ 약속했다. 다음날 아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왔다. 목이 잘린 채였다.고려 예종은 여진족의 국경 침범이 잦자 정벌을 결정한다. ‘별무반’을 조직했다. 기병과 보병 승병 등 17만 명이 넘었다. 귀족 자제들도 예외 없이 차출했다. 신흥 사대부 자제들이 주축이 됐다. 여진족
인류역사에서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점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생물학적 성(sex)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18세기 말이고,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세기 들어서였다. 그 이전 시기는 신이 남자와 여자를 다르게 만들었고, 각각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었다.이때까지 남성 우월론이 득세했다. 남성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일 먼저 동원된 학문이 ‘골상학’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지적으로 열등한 것은 작은 두뇌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러한 학설은 곧 근거 없음이 드러났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란 법이 없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