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높고 달은 기울었으며, 물이 빠지니 돌이 드러나는구나(山高月小 水落石出)’ 북송(北宋)의 신종(神宗)이 약해진 국가를 바로 잡을 생각으로 왕안석(王安石)을 등용해 개혁 정책을 폈을 당시 이에 반기를 든 소동파(蘇東坡) 소식(蘇軾)이 귀양지에서 지은 유명한 적벽부(赤壁賦)의 한 대목이다. 호수나 강의 물이 빠지고 나면 그 속에 있던 돌은 적나라(赤裸裸)하게 드러나고 만다는 뜻으로, 소동파가 늦가을 어느 날 물 빠진 강의 모습을 보고 읊은 것이다. 후세 사람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흑막에 가려져 있던 진상이 훤히 드러나는 ...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정부발표를 하루 앞둔 23일은 정부의 국가정보 관리 시스템에 중대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 준 하루였다. 이날 대구시와 경북도는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시시각각 전해져 오는 ‘어느 기관이 어느 지역에 유력하다’는 식의 공공기관 이전 관련 ‘정보’와 언론 보도들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오후 들어 대부분의 언론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유력시된다는 보도가 나와 안도를 했지만 막판에 어떤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지 몰라 한 가닥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 행정수도 건설에 이어 이 정권 들어 가장 큰 국가 정책이...
최근 정부와 여야가 서민경제를 압박하는 아파트 분양가인상과 관련해 갖가지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15일 오전 ‘주택건설활성화 및 가격안정을 위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대구지역 주택가격이 전국평균 상승률(0.5%)보다 2배(1.2%)이상 상승해 일부 지역이 투기지역 심의대상으로 올라 자칫 대구지역 경제가 몰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한마디로 ‘알맹이’ 없는 요식행위로 끝났다. 실제 대구지역의 아파트 분양가 인상은 전국 굴지의 외지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이날 ...
6일 50회 현충일을 맞아 예천읍 남본리 남산공원에 자리한 충혼탑에서는 김수남 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 및 전몰 유가족, 학생, 공무원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됐다. 전몰 호국 용사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념식은 하얀소복으로 갈아 입고 남편과, 가슴에 묻은 자식들에 대한 회환과 슬픔을 참아내고 있는 유가족들과는 대조적으로 시종일관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붉은 꽃무늬 바지 차려 입고 공원에 나들이를 온 젊은 아낙들에게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해간 ...
“떡줄 사람도, 김치국도 아직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간에 방폐장 유치와 반대를 두고 민심이 갈라지니 걱정입니다” 태권도공원경주유치 탈락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방폐장 유치와 반대를 주장하는 국책사업 경주유치 추진단과 경주핵폐기장반대위가 앞다퉈 성명서 공방을 벌이자 지역민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쪽에서 “경주시가 최근 각 읍면동에서 농번기를 맞아 손이 열개라도 모자라는 시기에 방폐장 유치와 관련해 주민 홍보회에 농민들까지 동원한다”며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집단적인 시청 항의 방문으로 시민들에 정...
최근 병역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또다시 병역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년동안만 해도 프로운동선수 병역비리, 유명연예인 병역비리,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병역비리 등 1년에 한두차례는 홍역을 겪었다. 하지만 병역비리, 병역의무회피를 위한 국적포기가 우리 4천700만 국민 모두의 일이 아니라 그야말로 일부 권력층이나 부유층이 자행해온 것이라는게 문제다. 여기에다 최근 국적포기자의 부모들중에는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동량들을 가르치는 교수까지 포함돼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
학교선배와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여고생이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떠났다. 전북 순창의 모고교 1년생이었던 L양(16)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께 같은 학교 선배와 동급생들로부터 ‘선배와 친구를 무시하고 잘난 체 한다. 이번 기회에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한시간가량이나 집단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일 오후 끝내 숨지고 만 것이다. 또 지난 2일 오후 5시 20분께는 부산 모고교 박모군이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것에 대한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
올초 서울지역 한 교사가 학교폭력서클인 일진회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양심선언을 했을 당시 교육계와 경찰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일진회 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보이지 않던 실체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경찰은 지난 2월 뒤늦게 수사에 들어간 데 이어 4월 한달동안 자진신고 및 해체를 유도하고 나섰다. 그런데 경찰이 전국 동시다발로 일진회 수사에 나서자 말자 곳곳에서 해체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기자는 뭔가가 잘못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해 본다. 우리 경찰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정부가...
14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중앙상가의 활성화방안에 대한 영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는 휘황찬란한 청사진과 함께 말의 성찬이 오갔지만 실현가능성에는 솔직히 의문이 남는다. 이날 용역사는 시관계자와 중앙상가 상인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고회에서 미국 라스베가스와 서울 예술의 전당을 그대로 중앙상가로 옮겨올 듯한 야심에 찬 계획을 줄줄이 쏟아냈다. 중앙상가의 장밋빛 청사진에 따르면 불과 5년후인 2010년에는 중앙상가를 어지럽게 뒤덮고 있는 모든 지상의 전선과 전신주를 없애고 차가 없는 보행자의 천국이 되고 비를 피하는 높이 1...
동해의 막내 울릉도와 독도 연안이 각종 어패류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를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사방이 바다인 울릉도에 횟감이 없다니, 도대체 이유가 뭘까, 궁금증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30여년 넘게 치어까지 남획할 수 있는 삼중망이 울릉도 연안에서 사용됐고, 최근 이를 규제하기 위해 울릉군이 지원금까지 줘 가며 허용한 외망이 어패류는 물론 저서생물까지 살수 없을 정도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상에서 마구 흘러 드는 생활 오폐수, 어민들이 버린 각종 ...
지난 16일 일본 시마네현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조례제정안을 통과시킨 이후 한반도는 온통 ‘우리땅 독도 지키기’신드롬으로 들끓고 있다. 독도 테마여행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모회사 직원의 30% 이상이 이번 휴가 때 가고 싶은 여행지로 독도를 꼽았고 연일 인터넷 인기 검색어로 ‘독도’가 독주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민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외로운 섬 하나가 온 국민의 마음에 들어온 이 때 국민의 애국심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 난무하고 있어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독도와 무관한 식품을 독도 사랑 행사에 내세우...
“말없는 자비가 그늘진 구석구석에까지 미치며 어두운 마음에 등불을 밝혀준다.” 지난 25일 오후 5시 포항시그너스호텔 2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기관장과 신행단체 신도, 이날 초청된 장애우와 독거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날 회장으로 취임한 난승 스님(운흥사 주지·열린가람 대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취임식에는 단체장 취임식 때마다 있기 마련인 대형화환이 보이지 않았고 한복을 차려입은 안내인도 없었다. 그러나 취임식장에는 훨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등 장애우들과 정애원과 햇빛마을 ...
사실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은 지난해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그런데 일본이 어민들의 문전옥답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주민 대의기관인 울릉군 의회의 대응을 보면 한심하기가 그지 없다. 지난해 시마네현의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이 감지됐을때 울릉군 의회는 최소한 역사적 자료를 수집해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항의 서한 이라도 보냈어야 했다. 또 맞대응책으로 역사적으로 분명 우리땅인 대마도에 대한 조례 제정을 하려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마산시의회가 먼저 대마도 조례 제정...
얼마전 퇴직한 모 구청 한 간부는 “예전에는 20여년 공직생활 후 퇴직금(1억5천만원 내외)만으로도 자식 분가시 아파트 한 채는 거뜬했습니다. 요새는 매년 수천만원씩 오르니…” 분양가 적정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올해 민간업체로서 맨 먼저 분양에 나서는 대구 수성구 ‘범어역 삼환나우빌’의 33평형 분양가가 2억5천800만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지역에서는 최고 가격이다.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33평형은 서민들이 직접 피부와 와 닿는, 즉 서민들이 입주하는 국민주택 규모이기 때문. 작년 이맘때 수성구와...
최근 새로 부임한 대구지방경찰청장의 일선 경찰서 초도 순시에서 해당지역 기초자치단체장을 부르는 관행을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가 되고 있다. 지자체 사이에서 임명직 경찰청장의 순시 자리에 선출직 단체장이 찾아가서 상견례를 한다는 것이 격에 어긋난다는 입장과 별다른 의미가 없는 기관장간 인사 차원이라는 견해가 맞서면서 구설수에도 오르고 있는 것. 우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측은 직급차이와 격식에 있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관선시대 지방경찰청장은 행정부 직급으로 따질 경우 1급 관리관 수준으로 광역자치단체 부시장급이고 ...
최근 중소기업청은 포항 죽도시장 등 5개 지방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장상품권을 전국 1천700여곳의 시장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동상품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현장에 와 보지 않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정작 포항 죽도시장을 비롯한 지역 시장의 반응은 중기청의 발표에 냉담하다. 공동상품권 발행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 발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죽도시장 상가번영회, 시장번영회, 어시장번영회 등 3개 단체 중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곳은 상가번영회 뿐으로, 다른 단체는 상품권의 제작비용이 많이 들고 실효성...
“저는 U대회와 관련해 한푼의 돈도 받지 않았습니다.” 대구하계U대회 당시 사업부장이었던 행자부 소속 4급 공무원 이모(54)씨가 지난달 26~27일 법조출입기자에게 자진해서 전화를 걸어왔다. 검찰의 칼날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을 우려했음인지 해당 기자가 묻지도 않았음에도 불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그로부터 20일이 지난뒤 그 공무원은 명예퇴직을 하고 해외로 자취를 감춰 버렸다. 가족들을 국내에 남겨두고 홀로 홍콩을 거쳐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외광고물 사업자로 부터 수 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
민선 지방자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선거로 인한 지역 주민들간의 심각한 갈등은 어느 시군이나 반드시 풀어내야할 최대의 숙제다. 인구 6만이 채 되지 않는 예천군의 경우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단체장 선거는 고사하고 인구 2~3천명에 불과한 작은 면소재지에서도 군의원 선거 이전에는 모두가 ‘아재’, ‘아지매’하며 가족보다 가까운 정을 나누는 이웃사촌이었지만 몇번에 걸친 선거는 이웃을 돌이킬 수 없는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특히 예천군은 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에 출마했던 일부 전...
대구시가 주요 정책 결정을 놓고 혼선과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실·국 간부들마저 자체 의견조정을 하지 못 한 채 상반된 주장으로 충돌하고 있는 형국이다. 3일 보건복지여성국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올 주요 시책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청구 재활원을 비롯 대구시내 전체 사회복지시설 점검 계획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보건복지여성국장은 “구속된 이사장의 확정판결이 끝나면 청구 재활원에 대해 시설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장은 “재활원에 수용된 장애인들은 인근 사회...
최근 예천군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400여명의 군청 산하 7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같이 근무하고 싶은 바람직한 간부 공무원’을 주제로 실·과소장 들에 대한 인기투표(?)에 들어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실·과장은 물론 6급 직원들마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직협에서 결과를 집계해 가장 선호도가 높게 나온 과장에게 시상도 하고 결과를 직협 인터넷 사이트에 발표한다고 하니 신경이 쓰이는 것만은 사실이다. 결과에 따라 청내 근무 분위기는 물론 조만간 시행될 인사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수 있다고 보기 때문. 직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