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경북일보’에서 올해 경북지방 지진발생 건수가 역대 최고라는 기사를 읽었다.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데다 특히 경북동해안지역은 지진 다발지역이어서 지진대비책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지만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학계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포항과 경주주변 양산단층의 활성화여부로 앞으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또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날 우려가 높아 건물정밀진단 및 내진설계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한전과 정부측에서는 이 양산단층대가 활성단층이 아니라 원전을 건설했다지만 역사기록에 따...
유난히 개업이 많은 요즘,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여기저기서 홍보를 알리는 노래소리가 요란하다. 이들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하루 종일 치어들을 동원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흔드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본인들에게 광고효과는 있을지언정 가까운 이웃들에게는 고통에 가까운 소음이란걸 알았으면 한다. 어떤 가게는 2,3일 연달아 홍보전을 펼치면서 이웃에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다. 시내 상가 밀집지역에는 폐업하는 가게에 뒤이어 개업하는 가게가 들어선다. 이들 가게들도 개업하는 날이면 하루 종일 시끄럽다. 물론...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박두진의 해맑은 시상보다 더 눈부신 임오년 새 해가 솟아올랐다. ‘마이더스’의 손길처럼 하늘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찬란한 서기를 대지에 부려놓았다. 이 세상 두두물물에게 더 이상의 은총이 있으랴. 태양이 떠 있는 한 희망도 빛난다는 ‘쉴러’의 외침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우리고장 영일만은 가장 일찍 해가 뜨고 연오랑과 세오녀의 거룩한 정기가 서린 유서깊은 땅이다. 올해도 호미곶에서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열렸다. 태고의 몸짓같은 일출을 보며 어찌 간절한 우리...
염색약을 몸에 주사하면 대부분의 조직은 염색이 되지만 뇌조직의 미세혈관은 물들지 않는다. 뇌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수상한 자’들을 걸러주는 ‘보초’가 있기 때문. 그런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이 보초도 정신을 못차려서 ‘불순분자’들이 지나가는 것을 멍청하게 보고만 있다. 영국 ‘하반스 카푸어’박사팀이 난치성 피부질환을 정신과 치료로 고치고 있다. 긴장상태가 오래 계속되거나 심적 고통을 심히 받으면 머리털이 빠지고, 얼굴에 기미 여드름이 많이 생기는데, 건선(乾癬)이나 아토피성 습진 같은 난치성 피부병도 그 원인이 스...
온나라가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기에 분주하다. 돌이켜보건데 참으로 되뇌이기 싫은 한해였다. 윗물은 윗물대로 아랫물은 아랫물대로 나라 전체가 온통 흙탕물 투성이였던 한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벌써 마음 속에서 암울했던 신사년 한해의 잔상(殘像)들을 서둘러 지워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새출발은 과거를 덮어두고 가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항상 오늘의 교훈으로 되살리면서 가는 것이 새출발의 진정한 의미다. 피한다고 우리가 발디딘 현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21세기의 원대한 꿈 `...
한해를 보낼 때마다 사람들은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흔히 쓰지만, 올해에는 말이 달라졌다. 대학교수들이 모여 선정한 말중에서 ‘五里霧中’이라는 고사성어가 올해를 대변하는 말이라 한다. 안개가 五里나 끼어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신사년 한 해의 모든 중요한 일들이 앞을 분간할 수 없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없고, 지향해야 할 방향마저 종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단군이래 최대의 국가적 위기라 하던 IMF가 끝났지만 그래도 경제침체는 계속되었고 실업인구는 늘었으며 고용창출은 한심한 수준이었다. 우리경제가 오리무중을...
“참 좋았다(Es ist gut)’독일 철학자 칸트가 남긴 최후의 말이다. 그런데 칸트는 죽기 바로 직전 포도주 한잔을 마셨다고 한다. 포도주맛이 좋았는지, 살아온 인생이 좋았다는 것인지, 칸트의 속마음은 알수없으나 죽어가면서 ‘좋았다’는 말을 남길수 있으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인생이란 무엇이냐에 대한 정의는 수없이 많다. 각자 나름대로의 ‘인생 정의’가 있을 것이다. 베르네르는 “인생은 평화와 행복만으로 시종할 수 없다. 괴로움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고 투쟁이 필요하다. 괴로움을 두려워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출마예정자들은 얼굴알리기에 열심이었고, 사전선거운동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었고, 경고를 받은 사례도 없지 않았다. 단체장들의 선심행정시비 또한 말썽거리가 되고 있다. 단체장의 선심행정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선거가 임박하면 각종 건설사업이 남발된다. 일찍 착공해야 할 공사를 미뤄놓았다가 선거에 활용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단체장들은 주로 경로당을 무더기로 지어주고 마을회관을 건립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가부장제도하에서 표를 좌우하는 사람은 주로 ‘집안의 어른’들이므로 그 票心...
안동시의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운영해왔던 셔틀버스를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집단민원의 발단은 정부의 법해석에 있다. 사실 정부의 법해석이 지나치게 확장된 감이 없지 않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버스 등 운수업체들의 경영난을 들어 법을 개정하고 올 6월부터는 일체의 셔틀버스운행을 금지시켰다. 개정된 여객운수사업법 제73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금지’조항은 법에 의해 공인된 운수관련 업종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보호하자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백화점 등...
얼마전 길거리 등지에서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받은 카드 모집인이 신청자의 개인 정보등을 몰래 빼내 1억원이 넘는 거액을 가로채 적발됐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신청인으로 부터 받은 회원가입 시용카드 발급 신청서를 복사하여 개인정보와 비밀번호 등을 이용, 거액을 가로챘다고 한다. 특히 이들이 사용한 인터넷을 통한 대출과 현금 서비스, 메일 뱅킹 등은 실물카드가 필요없기 때문에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등으로 현금을 손쉽게 빼고 또 상품을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붐비는 길거리나...
가뜩이나 앙상한 도심이 왜 갈수록 녹색공간을 잃어가는지 이제야 알수 있을 것같다. 불법, 편법에 능숙한 건축주와 감시를 소홀히 하는 공무원들과 힘 없는 법규 사이에서 오늘도 대구 도심에는 조경의무를 내팽개친 건축물들이 무원칙하게 솟아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공간이 점차 사라져가는데도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생활에 좇기다보니 무감각하게 살아온 게 사실이다. 기껏해야 일부 환경단체의 몫인냥 여기는 게 고작이다. 그렇다고 환경단체 역시 이 부분에는 제대로 시선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래 저래 도심은 대책없이 녹...
지금은 교육의 주류가 기능 기술교육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예전의 교육은 그 중점이 인성교육에 있었다. 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 등 청소년기의 교과서는 대부분 心性을 연마하고 인간 답게 사는 길을 가르치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우선 인간이 되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이같은 인성교육을 바탕에 깔고 그 다음 배우는 것이 詩經, 歷史, 중용을 거쳐 논어, 맹자, 대학, 한비자 등 정치학쪽으로 발전돼나갔던 것이다. 科擧에서도 人性을 시험하는 과목을 중요하게 여겼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인간성에 문제가 있으면 급제를 하기 ...
20세기 한국 최초의 문학동인지 ‘창조’가 1919년에 나왔고, 1920년의 ‘폐허’. 1922년의 `백조’가 뒤를 이었다. 1926년에 창간돼 양주동, 심훈, 주요한, 홍난파, 정지용, 최남선, 염상섭 등이 참여한 ‘문예시대’가 최초의 종합문예지였는데, 겨우 2호를 내고 사라졌다. 29년 평양에서 양주동이 ‘문예공론’을 냈고, 방인근, 이광수, 정인보, 이은상, 김억, 김소월, 이장희, 김동인, 이태준, 현진건 등이 글을 썼는데 3호가 끝이었다. 34년 박용철, 김영랑, 유치환 등이 등단한 ‘문학’이 나왔으나 이 또한 3호...
연말을 맞아 각종 송년모임이 잦아지면서 이에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유흥가 주변은 밤만 되면 송년모임 참석을 위해 밀려드는 차량으로 도로가 복잡할 뿐 아니라 취객들의 고성방가 등으로 인근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흥가 주변이나 식당주변은 송년모임 차량들의 무분별한 주차로 통행마저 어려워 불편해 하고있는 실정이다. 송년모임은 한 해를 정리하고 다시 한해를 설계하기 위한 모임이지만 이런 취지는 대부분 퇴색되고 1,2차 등으로 이어지는 과도한 음주로 다음날 까지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
신사년이 저물고 있다.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 것처럼 새해를 맞이하던 게 엊그제 일 같건만 누구에게 빼앗긴 것 마냥 덧없이 가버리고 말았다. 돌아보면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올해는 한해 내내 조용한 날이 없었다. 온통 ‘리스트’ 와 ‘게이트’로 밤낮을 보냈다. 그야말로 루머가 세상을 뒤덮었다. 오죽했으면 ‘五里霧中’을 올해의 한자로 선정했을까. 한마디로 정치 지도자들과 법원, 검찰은 국민 앞에 떳떳하지 못했던 한 해였다. 이러한 일에 부대껴 오다보니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게 훌쩍 365일이 지나고 말았다. 그런데 이 ...
2차대전 무렵 중국에 주둔 해 있던 일본군 한 병사가 계란을 사려고 가게에 갔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글을 써보여줬다. ‘我欲食大卵’이라고 쓴 글을 본 중국인 가게주인은 어리둥절했다. 중국어로 ‘卵(란)’은 남자의 고환을 뜻하기 때문. 그것을 먹겠다 했으니 기절초풍할 일. 한 일본인이 중국인 친구로부터‘金玉滿堂’이라 쓴 액자를 선물받고 아연해졌다. 일본어로 ‘金玉(킨다마)’는 역시 남자의 고환. 이처럼 나라마다 다른 문화 관습과 언어의 차이때문에 일어나는 넌센스는 수없이 많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가 어느 더운 ...
경북경찰청이 민-경 협력치안에 관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크고 작은 강력사건들이 경찰의 치안망을 유린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 사회의 범죄는 경제의 장기적 침체에 따른 생활고와 인명경시 등 도덕적 해이현상이 맞물리면서 그 도를 더해가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들떠 있는 연말이라 자칫 방심하면 누구든지 범죄의 대상으로 노출되기 쉽다. 더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능적인 범죄를 경찰력만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歲暮의 혹한이 매서운 중에 대학가에서 훈훈한 소식이 전해져온다. 대학교수들의 제자사랑 장학금이 이어진다. 외국 유명전문지에 표절논문을 실어 망신한 교수들도 있었고, 교수 채용때 이런저런 잡음을 일으켜 ‘대학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일도 있었는데, 제자사랑 장학금 소식은 그래서 더 반갑다. 계명대 러시아문학 전공 정막래 교수가 매월 봉급에서 100만원씩 떼내 한 학기 600만원을 장학금으로 제자들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교수월급이 그리 변변한 편도 아닌데 월 1백만원을 할애한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다. 이것은 넉넉해서 내는 ...
경주시가 전국 232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도시정책평가에서 종합 1위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았다. 부상 인센티브로 4년간 300억원의 국비 지원과 시범도시로 선정되는등 경사가 겹쳤다. 이원식 시장과 관계 공무원, 시의회 의장등 시의원들과 시민 등 약 200여명은 서울에서 열린 시상식에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시장이 내년 선거를 의식해 박수부대를 동원했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제기해 모처럼의 경사가 실추되고 왜곡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주시가 이번에 수상한 도시대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인...
몇 달전부터 학교 앞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보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함께 얘기하며 떼지어 무단횡단하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이로 인해 차가 급정거하는 일이 종종 생기는 것을 보니 절로 한숨과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봤다. 횡단보도 앞에서 엄마는 빨간 신호등에 “차가 없으니까 그냥 건너도 된다.“하고 아이는 “안된다”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결국 그 학생은 엄마 손에 이끌려 마지 못해 길을 건넜다. 이런 식의 교육이라면 초등학생인 이 아이가 장차 빨간 신호등에 무단횡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