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1년을 사자성어로 정리한다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나 '첩첩산중(疊疊山中)'이 되지 않을까. '시화연풍(時和年豊)'을 외치며 희망차게 출범한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정부였지만 지금 국민들의 가슴에는 풍년은 커녕 삭막한 마른 바람만이 서럽게 휘몰아친다. 올해 봄, 온 나라를 촛불로 들끓게 했던 미국산 쇠고기 반대시위부터 부자감세 논란이 일어난 종부세 개정, 수도권 규제철폐 논란, 최근 불거진 포항 SOC '형님예산' 공방까지 이 모든 것은 결국 여당과 야당의 힘겨루기에서 확대된...
지난달 27일 이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가 美 쇠고기 수입이 전면 재개된 후 3개월 만에 미국산 쇠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그동안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시기를 엿보던 국내 대형마트사들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아 판매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일반 정육점과 식당에서는 수입이 재개된 지난 7월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팔았다. 이용하기 편리하고 많게는 하루 수만 명이 드나들 수 있는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한다는 것은 이제 우리 식탁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음을 뜻한다. '미 쇠고기를 취급하지 않는다'...
그동안 말 많았던 내년도 포항시의원들의 의정비가 지난달 28일 최종 확정됐다. 시는 내년 의정비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달 4일 지역 학계 및 세무사, 변호사, 언론인, 사회단체 대표 등 10명으로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뒤 모두 4차례의 심의를 가졌다. 지난달 17일에 전년대비 5%선에서 잠정 삭감한다는 발표를 했었다. 이 안을 갖고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리서치 결과 '금액이 많다' 50.9%, '적정하다' 43%, '적다' 5.4%, 무응답 0.8% 순으로 나타났다. 심의위관계자는 "리서치 결과 ...
삼국시대에 촉의 제갈량은 위를 정벌키 위해 기산에 여섯 번 출격해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가장 출중한 지략가였던 그(제갈량)가 왜 실패했을까. 역사는 멈춰야 할 때 멈추지 않았던 제갈량의 판단착오라고 평가한다. 촉이 북방의 강국인 위를 이기려면 국력부터 키웠어야 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유비가 사망하자 반대 의견을 묵살한 채 귀신에 홀린 듯 북벌을 서둘렀다. 잦은 전쟁으로 군사들은 지쳤고 백성들은 궁핍해졌다. 결국 제갈량은 근심으로 속을 태우다 전쟁터에서 병사했고 촉은 위에게 패하는 운명을 맞는...
그는 야윈 모습이었다. 행색도 남루했다. 힘도 없었다. 뭐랄까. 한마디로 꿈을 잃은 얼굴이었다. 말투에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넘쳤다. 불신도 보였다. 그렇지만 가정에 대한 애정만은 남달랐다. 신순철(42)씨는 얼마 전까지 평범한 가장이었다.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였다. 당연히 그에게도 꿈은 있었다.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이다. 멀쩡한 대기업 협력업체 소장 자리를 박차고 나오게 할 만큼 꿈의 크기는 컸다. 신 씨는 2004년 3월 모 사회복지법인에 당당히 합격을 했다. 남은 인생 자신의 꿈을 위해 헌신을 하겠...
며칠 전 친구로부터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닌다는 직장 상사의 얘기를 들었다. 40대 남자로는 드물게(?) 클래식까지 섭렵해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도 즐기며 듣는다고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붙었다. 절대 돈을 내고 보는 공연은 없다는 것이었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가 문화공연 관람비로 지출하는 돈은 연평균 18만원 정도라고 한다. 관람비 지출이 가장 높은 공연은 30% 정도를 차지한 콘서트였고 가장 선호하는 문화공연으로 남성은 콘서트를, 여성은 뮤지컬을 꼽았다. 물론 수십만 원을 ...
탤런트 문근영씨가 6년간 8억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익명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문씨는 이 일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세상에 알려졌다. 언론은 그녀를 '국민여동생'에서 '국민천사'로 수식어를 상향시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음에는 이런 기사가 나오겠구나 예상했다. '제2의 문근영' 아니면 '문근영 신드롬' 같은 종류의. 그러나 기부사실이 밝혀진 후의 뉴스는 문씨가 인터넷 악플러들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악플인가. 참 지긋지긋하게도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된 악플에 대...
경찰이 지역경찰제, 수사경과제 등을 잇따라 도입하며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치안망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시민들은 "파출소에 24시간 경찰관이 상주하던 시절에는 별 걱정 없이 지냈지만 지구대 체제 개편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구대 체제 개편 이후 효율적인 인력 운용과 집단 범죄 등에 대한 대응력이 강화됐다는 경찰의 입장과는 달리 시민들은 경찰이 필요한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것이 ...
포항시의회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운영하는 '민원상담의 날' 행사가 전시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의원들이 제자리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담일인 지난 12일 오전 10시. 제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 당직 의원은 모두 4명. 하지만 단 한명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이유를 알아보니 의원들이 1년에 상·하반기 두번 가는 타도시 비교 견학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직 의원 4명중 B·C의원은 타도시 비교 견학을 떠났고, 나머지 2명 역시 무슨 까닭에서인지 그 시간까지 ...
정부는 지난 7월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에너지 절약' 시책을 수립한 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버려진 에너지 찾기에 혈안이 됐었다. 우선 기름 소비와 직결된 자동차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각급 관공서를 비롯 공공기관에서는 차량 홀짝수와 5부제를 적극 시행했다. 홀짝수는 직원들에 한해 실시됐고, 5부제는 기관을 찾는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당시 이같은 대책은 국제유가가 150달러에 육박하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사무실 전등 숫자 줄이기, 승강기 운행시간 조정 ...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포항 유치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아태이론물리센터 김승환 사무총장(49)은 올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학교의 필요성을 조심스레 꺼냈다. 그는 "막스플랑크 재단에서 '포항은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텍, 포스코 등 외국 기업이나 연구소가 오고도 남을 최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 가지 아이들을 보낼 국제학교가 없어 안타까워 했다"고 말했다. 포항에 국제학교가 없는 불편함은 포스텍이나 연구소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 석학을 초빙...
포항지역내 철강업계는 요즘 총체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내수부진과 수출 감소로 재고가 누적되자 감산과 감원, 신규사업 유보등 마른 수건 짜기식 비상경영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기업들은 보통 이 맘때(11월초)면 이듬 해 경영계획 수립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메이저 철강업체들은 건설업계 부진과 미국, 중국 등 수요 급감으로 잇따라 감산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올해 여름부터 생산량을 줄여온 스테인리스강(STS)을 당분간 감...
'철강도시' 포항이 부드러움을 겸비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의 숙원사업인 포항시립미술관이 지난주 초대관장을 확정하고 내년 2월 개관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으며, 육거리 구 시민회관 자리에 들어설 포항시 소공연장(가칭) 공사도 곧 시작된다. 또 지난해 5월 옛 시청사 자리에 문을 연 포은도서관과 시청 문화복지동 내 위치한 도서정보센터는 시민들의 문화함양을 위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며, 이와 함께 중앙도서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51만의 도시 포항에는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