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언뜻 보아 시집이나 수필집일 것 같지만, 의외로 경제학자 슈마허가 쓴 경제체계에 대한 책이다. 세상에는 대도시나 거대 산업단지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무수히 많은 작은 지역과 작은 공동체가 있고, 그들에게는 여건에 맞는 작은 규모의 산업과 경제도 필요하다. 하지만 인류는 거대한 것, 최첨단의 것에만 관심을 두고 달려가고 있다. 결국 어떤 이들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 있는 작고 오래된 것들이 채 활용되지도 못한 채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현대 문명의 ‘거
지난 대선전까지만 해도 젊으면 진보, 나이가 많으면 보수라는 공식이 정치권에 유력하게 자리 잡아 왔다. 이와 함께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폐가(廢家)가 된다고 했다. 한국 정치사를 요약하는 말로 통용돼 왔다. 표의 쏠림도 그렇게 흘러왔다. 그러나 이 말도 수년 전을 뒤돌아보면 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 국민의힘 경우 멀게는 친이와 친박,근래 들어서는 친윤계와 친이계(이준석 측)로 대표되는 서로 다른 세력 간 대립과 경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비주류의 내성이 강해지고 그 세력이 일정 규모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1호기 준공으로 원자력 발전을 시작하였으며, 2023년 현재 원전 25기를 운영 중이다. 반세기도 안 된 짧은 기간에 원자력 선진국으로 발 돋음 하였으며,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 APR 1400 4기 수주 (수주금액 약 23조원)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우리나라 원전 수출 1호인 UAE 바라카 원전이 2021년 4월 상업운전을 개시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향후 여타 아랍국가와 체코, 폴란드 등 동구권 국가들에 대한 원전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당시 필자가 근무했던 경북대학교 병원의 어린이병동은 36개 병상으로 대부분이 장기 입원이 필요한 혈액 및 종양 환아들이었다. 오래전부터 이 분야의 의학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병동 간호사 13명을 대상으로 소아종양학 지지치료(supportive care)에 관한 영어 원본 책으로 주 1회씩 강의를 하여 왔었기 때문에 필자와 사제지간은 아니었지만 평소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였다. 주제별로 순환 발표를 하게 하였고 보충 설명으로 미국에서의 암 전문 간호사(nurse practitioner)의 역할을 이야기하면서 평소 하던 업무에 도움을 줄
주택시장을 예측하는 지수중에 매매가격대비 전세비율이라는 지수가 있다. 매매가격대비 전세비율은 글자 그대로 전세가격을 매매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이 지수를 잘 활용하면 주택을 매매하는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주택시장에서 매매가격 지수와 전세가격 지수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율은 가격의 상호 보완적 형태를 가지고 있어 지수의 속성을 알면 투자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주택시장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매매가격 지수는 경기 후행 변수적 성격을 가지고 전세가격은 경기 선행 변수적 성격
윤석열 정부가 내년 총선에서 소수당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의 포퓰리즘 성 입법이 더 이상 남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국가의 장래가 걸린 연금·노동·교육 등 개혁도 중도 폐기될까 봐도 걱정을 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걱정과는 달리 윤 정부의 최근 일부 정책과 여당 지도부의 인사는 국민들의 뜻과는 달리 엇박자로 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우리끼리 뭉치고 단합만 하면 내년 총선은 손에 쥔 떡이라는 모양새다. 친윤끼리 공천을 해서 잘 먹고 잘살아 보세다. 정말 애달프다. 세상 민심을 어찌 이렇게 모르는
최근 우리나라의 계절별 기후를 살펴보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고 비교적 온난한 동절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1월에 근래 보기 드문 최강한파가 몰아쳤다고 하지만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다. 예전에는 한강 물이 얼면 사람뿐만 아니라 우마차도 건너다닐 정도로 결빙이 되었다. 1970년대부터 한강이 잘 얼지 않고 있으며, 요즈음에는 살짝 살얼음만 어는 정도이다. 겨울 동안에 사흘은 춥지만 나흘은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삼한사온(三寒四溫)’도 이제 옛말이 되었다. 한반도에 아열대기후의
눈꺼풀 떨림증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증상이 잠시 있다가 사라지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수일 동안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걱정이 되기도 한다. 눈꺼풀 떨림증의 원인 및 치료,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등에 대해 알아보자.눈꺼풀 떨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눈꺼풀 떨림증은 특정 질환이 아니라 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원인 중에 하나로 마그네슘 부족이 있지만 이 역시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잠을 못 자 컨디션이 떨어져도 눈꺼풀이 떨릴
정비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협력업체 등의 선정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다만 협력업체의 선정과정에서 수의계약 등의 비리가 종종 발생하였고, 이를 근절하기 위하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등은 일정한 금액 이상의 용역계약 등을 체결함에 있어 경쟁입찰의 기준 및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필자가 담당한 사안으로 협력업체의 선정과 관련하여 당초 공고된 내용과는 달리 입찰이 종료한 후 입찰서 개봉을 공고한 다른 날에 조합 이사회에서 입찰서를 개봉하고 협력업체를 선정한 사안이 있었다. 입찰참여업체는 입찰공고
환자 진료는 교수의 세 가지 업무 중 하나에 해당한다.진료 이외의 업무는 강의와 연구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지금도 강의 도중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병실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태에서 하나를 소홀히 또는 포기해야 한다면 연구 영역일 것이다. 매년 국내외 학회에 참석해서 그동안 진행해 온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자기의 연구업적을 증진시키고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귀중한 영역이며, 교수진급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 분야는 어려워져서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호주의 국왕은 찰스 3세다. 호주라는 나라는 독립국가가 아니다.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미합중국을 만들었으나 호주는 지금도 영국에 속해있다. 영국인의 뿌리를 두었다는 점에서 미국과 호주는 비슷한 역사를 가진 것 같지만 두 나라의 출발은 전혀 다르다. 미국에 정착한 영국 사람들은 종교적 박해를 피해 정처 없이 살 곳을 찾아 나선 도전적인 영국 사람들이었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정착한 영국인들은 유배를 온 죄수들이었다.서양인에 의해 발견된 두 대륙에는 이미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인디언과 애보리진이라고 불리는
‘더 글로리’ 인기가 뜨겁다. 첫 회부터 흡입력 있게 시청했다. 작가와 연기자의 공이 큰 까닭도 있지만 폭력 장면이 사실적이고 악랄했다. 전반부가 공개된 후 2개월이 지나 후반부가 나왔는데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6위에 단숨에 올라섰다. 드라마를 시청하며 피해자와 가해 학생들의 가정과 부모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드라마엔 크게 다섯 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가해자인 연진 엄마는 무속신앙에 빠진 재력가이고 사라는 대형교회 목사 부모를 두었다. 반면 피해자인 소희와 선아, 주인공인 동은은 빈민층 가정에서 자랐다. 가해자인 연진
수도권에서는 주택 공급을 위한 대책이 이슈라지만, 아이러니하게 지방에서는 빈집의 빠른 증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시내의 한 재생지구를 조사하면서도 놀란 적이 있었다. 시가지 한가운데 위치한 동네인데도 전체의 오분의 일 정도가 사실상 빈집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빈집이라 하면 한적한 시골에 반쯤 허물어진 폐가 정도를 떠올리겠지만, 이젠 시가지 내에, 그것도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은 빈집도 적지 않은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빈집이 지역에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도시재생이란 따지고 보면 사람의 발걸음에 전적으
국민의힘 친윤계가 지난 8일 치른 전당대회서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을 싹쓸이했다. 여기다 주요 당직도 사실상 독식했다. 비윤계가 설 자리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직할 체제’로 구성된 여당 새 지도부 진용에 만족감을 드러낸 모양새다.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어려운 시기에 당정이 하나가 돼 국민을 위해 힘껏 일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지난 대선 때부터 함께한 분들이라 신뢰가 크다. 이제 국정에만 더 전념할 수 있겠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고 한다. 김기현 새
밀양 송전탑 사건은 2008년부터 부각된 사건으로 밀양시 4개 면을 지나는 초고압 송전탑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한전과 밀양시민 사이에 벌어진 갈등을 말한다. 경남 울주군 신고리 원전 3호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경남 창녕군 소재 북경남 변전소까지 보내기 위해 총 90.5km 구간에 765 킬로볼트(kv)의 초고압 송전선을 건설하도록 되어 있었다. 일부 구간이 경남 밀양시의 상동면·단장면 등을 통과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밀양 주민들이 송전탑과 송전선로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2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하였다. 시민운동가들의 표현을
최근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 수는 정원의 78.5%(2020년), 37.3%(2021년), 27.5%(2022년) 그리고 16.4%(2023년)로 해마다 급격히 무너졌다. 이에 따라 대구 지역 5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숫자는 정원이 매년 15명씩으로 전체 60명이지만 현재, 4년차 11명, 3년차 2명, 2년차 2명, 1년차 0명으로 전체 정원의 25%만 충원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5년에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어 3년차와 4년차가 같이 수료하게 되므로 동시에 사라지게 된
어제 한잔 하셨습니까?2021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에 선정된 가수 정밀아의 앨범인 ‘청파 소나타’ 3번 트랙 ‘어른’에서 가수는 젊은 시절을 훌쩍 지나 어른이 되어 비 오는 날 밤의 울적하고 이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막걸리를 마십니다.대다수의 어른들은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으실까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거의 끝나가면서 요즘 저도 술자리 모임 참석이 조금 잦아졌습니다. 2015년을 정점으로 우리나라의 주류 소비량은 하락하고 있고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
더불어민주당 당권 장악을 둘러싸고 과거권력과 현재권력에 미래권력까지 뛰어들면서 싸움의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임하는 ‘개딸(개혁의 딸)’이 ‘수박첩자 7적 처단’ 포스터 맨 윗자리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올리고 미래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둘째로 실었다. 친명계의 ‘개딸’이 과거 권력과 미래 권력을 싸잡아 ‘국짐(힘)의 수박첩자’로 몰아 처단의 칼날 앞에 세웠다. 문 전 대통령은 이 포스터를 보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권력무상을, 아니면 인과응보라고 자책했을까. 권력무상이라고 생각
지난 3월 10일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중국은 이미 2018년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연임 제한을 폐지하였기 때문에 시 주석의 3연임은 일찍이 예견된 일이었다. 시 주석은 당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하여 1인 통치체제로의 전환을 사실상 선언하였다. 이는 그동안 유지해왔던 ‘집단지도체제’의 공식적인 종언을 알리는 선언이기도 하였다. 또한 중국의 역대지도자들 중에 마오쩌둥에게만 부여되었던 ‘인민영수’ 칭호가 시진핑 주석의 호
필자가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일어난 일이다. 류마티스 심장병의 예방을 위해서 매달 1회씩 페니실린 주사를 맞던 환자가 ‘아나필락시스(전격적인 심·호흡정지)’로 사망하는 매우 가슴 아픈 일이 발생되었다. 다음날 아침 ‘의료과실에 의한 사망사건이니 담당의사와 간호사를 구속 수사하겠다’고 경찰관이 원장실을 찾아왔다. 당시 다른 일로 병원장실에 있던 필자는 ‘대통령 발령의 국립대학병원 교수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법무부장관의 동의서가 필요하며, 우리도 국립대학병원으로 공무수행 중이니 조사를 할 것이 있으면 병원에 와서 해야 된다’고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