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가우주국(CNSA)이 최근 유리질 결정체 사진 한 장을 공개해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우주선 ‘창어(嫦娥) 5호’가 지난 2020년 달에서 채취해 온 암석의 입자였다. 다이아몬드를 닮아 달의 신비감을 더했다.1955년 8월 미국 LA 항구. SS클리블랜드호에 200여명의 중국인이 올랐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과학자들이었다. 한국전 때 중공군에 붙잡힌 미군 포로 11명과 맞교환 돼 귀국길에 오른 것이다. 항공공학 박사 ‘첸쉐썬(錢學森)’도 보였다. 2차 세계대전 때 미사일을 개발해 연합군 승리에 기여한 천재 과학자였다. 위험한 그
갈리아(현 유럽 대륙)를 파죽지세로 정벌해 나가던 카이사르가 장애물을 만났다. ‘오베르뉴’족이 수십 개 부족과 연대해 카이사르에 대항했다. 특히 우두머리 ‘베르셍제토릭스’가 용감하게 늘 선두를 지키는 데다 지략도 뛰어나 정복이 쉽지 않았다. 눈엣가시였다. 로마에서 새로 개발된 병기가 도착한 뒤에야 겨우 제압할 수 있었다.부하들을 모두 살려 주는 조건으로 그는 카이사르에게 투항했다. 카이사르는 자신을 힘들게 했지만 훌륭한 장수인 그를 존경의 마음으로 환영했다. 투항한 장수들을 모두 자신의 군단에 배치하고 예우했다그러나 베르생제토릭스는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1969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드골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약 1시간 동안 월남전 등 국제 정세에 대해 밀담을 나눴다. 훗날 닉슨은 이때의 회담이 외교 달인 키신저의 파리 방문과 4년 후의 파리 평화협정, 미군의 월남전 철수로 이어지는 단초가 됐다고 회고했다.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냉전 시대에는 유력 지도자가 죽어야 동서 진영의 수뇌들이 자연스레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1980년 5월 티토 유고 대통령 장례식에는 세계 각국 정상 58명이 참석했
“정치 혁신을 추구했던 시대에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미국의 정치학자 크렌슨(Matthew A. Crenson)과 긴스버그(Benjamin Ginsberg)가 재미있는 진단을 했다. 그들은 ‘다운 사이징 데모크라시’란 저서에서 정치 혁신이 성공하면 정치는 다운사이징 단계로 접어든다고 주장했다. 정치 동원이 사라지고 대중들은 점차 정치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지난 2004년 우리정치에도 다운 사이징 바람이 불었다. 정당법 개정(일명 오세훈법)으로 지구당이 폐지되는 등 우리 정치사에 큰 변혁을 몰고 왔다.지구당은 ‘돈 먹는 하마’로 불릴
지난 2017년 11월 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포항 이재민의 아픔을 나누려는 온정이 전국에서 밀려들었다. 기업과 기관·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과 학생, 심지어는 고사리손까지 나서 ‘힘내라’며 응원을 보냈다. 당시 전국에서 보내온 성금이 345억 원을 넘는다. 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2만여 명이 달려와 팔을 걷어붙였고 수많은 구호 물품도 보내왔다.내 일처럼 멀리서 한걸음에 달려와 이재민을 돕고,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성금으로 내놓은 동심은 지진 피해를 입은 시민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영주시 단산면에 사는 송시윤(5) 어린이는 엄마·아빠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온난화로 인해 ‘라니냐(La Nina)’가 연속해서 발생하고,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잦아지고 있다. ‘라니냐’는 적도 인근의 무역풍이 약화 되면서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El Nino)와 함께 기상 이변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다.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라니냐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한반도 남부 지역이 아열대 기후 현상을 보이는 것과 경북 포항과 경주 등 동해남부 지역에 큰 피
“조선시대 명군으로 꼽히는 영조에게는 사심 없이 할 말을 다 하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박문수가 있었다”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4일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사 박문수를 소환했다.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이른바 ‘윤핵관’들이 직언을 하지 않고 대통령 눈치 보기나 한다고 직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나는 대통령에게 굽힘이 없을 것”이라며 직언인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고 했다.영조와 박문수의 인연은 세제시강원에서 시작됐다. 박문수가 교육관으로 세제 연잉군(영조)의 교육을 담당했다. 서로 신뢰가 형성되면서 ‘
“오전 6시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 2리에서 성영난(58·여)씨가 마을 앞 논에 설치해 둔 양수기를 둘러보러 갔다가 실종됐다.” 지난 2003년 9월 12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매미’의 첫 인명피해 기록이다.북상하고 있는 초강력 태풍 ‘힌남노’와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재산 피해를 낸 2003년의 ‘매미’와 비슷한 점이 많다. 초강력 매미의 인명 피해가 130명이나 됐고, 재산 피해액이 4조22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힌남노와 매미는 이동 경로가 유사하다. 매미는 당시 경남 사천 지역으로 상륙했는데 힌남노도 사천과 가까
고려 말, 친명파와 친원파 간의 갈등이 심각했다.조선 건국을 설계한 삼봉 정도전은 친명파의 거두였다. 새로운 세력 원나라를 오랑캐로 생각했다. 우왕은 원나라 사신이 오자 그에게 사신을 영접하라 명을 내린다. 소신에 따라 그는 왕명을 거역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전라도 나주로 유배를 떠난다.답답한 마음에 삼봉이 하늘에 물었다. “배반한 자는 오래 사는데 복종한 자는 요절하고 따르는 자는 가난해도 거역한 자는 부귀를 누립니까?” 하늘이 세상을 주재하는데 어떻게 이런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느냐는 한탄이었다. 하늘이 답했다. “하늘의 이치인
정당활동에 대한 법의 잣대는 크게 합법성과 정당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동안 사법부는 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합법성에 국한해 판단해 왔다. 정당성은 정치적인 시각과 노선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한 정치영역으로 예우해왔던 것이다. 이 정당성에 사법부가 깊이 개입하면 정치가 사법부에 종속되면서 민주정치의 근본인 삼권분립이 무너지게 된다.“정당 활동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에 구하는 자체가 불행이다. 그동안 사법부는 정당성을 정치의 자율 영역으로 인정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의힘이 스스로 그 판단을 사법부에 맡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 자원 개발에 착수했다가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다. 2010년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Hombre Muerto) 소금호수에 진출했던 LG상사와 GS에너지도 개발비용 증가로 2016년 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옴브레무에르토 호수를 2018년 포스코가 인수했다.포스코는 2018년 8월 옴브레무에르토 소금호수 북쪽 1만7500㏊(175㎢)를 호주 자원개발기업 갤럭시 리소시즈로부터 약 3100억 원에 사들였다. 서울 면적의 3분의 1 크기로 리튬 약 22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조선 중종(中宗)이 승하하고 인종(仁宗)이 보위를 물려받았다. 조정은 새 임금을 보필할 정승에 누가 적임자인지 논의에 들어갔다. 모두 회재 이언적 선생을 천거했다. 그런데 퇴계 이황이 반대했다. “그는 도량이 좁아 정승으로 적합하지 않다.” 모두 놀랐다. 퇴계가 ‘회재의 학문이 근세에 최고’라 극찬해 왔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재가 정승에 올랐다.퇴계의 반대 이유가 곧 드러났다. 인종이 즉위 8개월 만에 갑자기 승하하고 명종(明宗)이 뒤를 이었다. 외척 간 암투로 밀려났던 소윤 윤원형이 복귀하면서 회재 선생에게 대윤 윤임 일파 숙청을
잭슨 홀(Jackson Hole)은 미국 와이오밍주의 소도시다. 티턴산맥과 그로스 벤터산맥 사이에 있다. ‘홀(Hole)’은 큰 산골짜기를 뜻한다. 덫을 놓아 사냥하는 사람들이나 산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잭슨 홀의 평균 해발고도는 2100m로 고지대다.잭슨 홀에서는 1982년부터 매년 전 세계 중앙은행 총수들이 모여 금융 정책을 논의하는 ‘잭슨 홀 미팅’이 열린다. 만년설이 뒤덮인 티턴산을 배경으로 잭슨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문과도 같은 선언이 나온다. 전 세계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 1954년 11월 27일 저녁. 자유당 국회의원 두 명이 스승인 서울대 수학과 최윤식 교수를 찾아 왔다. 이들이 최 교수에게 물었다. “203의 3분의 2를 반올림하면 얼마입니까?” “135.333 그러니까 135 이지요.”최 교수는 이 대답이 우리 헌정사의 최대 오점인 사사오입 개헌 명분이 될 줄 몰랐다. 이날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203명 중 3분의 2인 13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135명, 1명이 모자라 부결됐다. 자유당 정권은 최 교수의 해석을
“나를 만나고 싶으면 집 창문 화분에 빨간 깃발을 꽂으시오. 내가 당신이 필요할 때는 뉴욕 타임즈 20면에 시계를 그려 두겠소.”워싱턴 포스트지 ‘우드워드’ 기자와 제보자 ‘딥 스로트’(Deep Throat). 화분에 빨간 깃발이 꽂히면, 다음날 새벽 2시 ‘딥 스로트’는 지하 주차장에 찾아와 정보를 건네주고 사라졌다.미국 37대 대통령 닉슨을 권좌에서 밀어낸 워터게이트 사건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다. 1972년에서 1973년까지 우드워드 기자에게 정보가 은밀하게 전달되며 심층 보도가 계속됐지만, 제보자는 드러나지 않았다.33년 만인
힙합계의 라이벌 노토리어스 비아이지(비기)와 투팍의 생전 랩배틀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명하다. 1994년에는 투팍이 그의 녹음실 앞에서 총탄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배후에 비기가 있다는 설이 돌았다. 사실은 아니었지만 사건 이후 둘 사이의 갈등은 ‘랩배틀’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날카롭게 대립했다.비기는 ‘이스트 코스트 스타일’이라는 힙합장르를 창조했고, 결국에는 투팍을 중심으로 하는 ‘웨스트 코스트’와 치열한 디스전이 이어졌다. 투팍이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기 또한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 둘은
1987년 6월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 앞. 도시바 카세트 녹음기가 높이 쌓였다. 의원들이 망치로 부수었다. 그리고 도시바 제품 판매금지법을 가결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미국은 해저 수중 음파탐지기를 통해 소련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었다. 소련은 저소음 스크류 장치를 갖지 못했다. 그런데 80년대 중반부터 달라졌다. 소리가 잡히지 않았다. 소련이 일본 도시바 등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저소음 스크류를 개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물론 공산국가 수출 금지 품목이었다. 소련 잠수함이 미국 해안에 접근해 미국의 전략 병기들을 무력화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막료 조참이 재상에 올랐다. 전쟁에는 도가 터였지만 정치엔 문외한인 조참은 노자의 정치 철학을 공부한 한 도인에게 ‘재상이 해야 할 일’을 물었다. 도인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작은 생선을 굽듯 살살 달래가며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노자가 말한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을 일러주었다. 과격한 정책 시행이나 권력을 휘두르지 말라는 뜻이었다.재상(宰相)의 ‘재(宰)’ 자는 ‘요리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주방의 칼로 막중대사를 재단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글자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칼을 잡게 해서는 안 되며
“DJ에게 신임만 받으면 개똥이건 소똥이건 할 수 있는 3, 4선이 무슨 훈장이냐?”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2년에 동교동계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40대 초반 그의 입을 막을 사람이 없었다. 김영춘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5년 ‘싸가지 직격 명언’을 남긴다.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그는 당시 유 의원이 입만 열면 의원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말이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여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는 ‘삼성왕조’다운 막강 전력이었다. 언제나 우승 후보였다. 2011년부터 2015년 시즌까지 내리 5년 간 KBO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을 빼 닮은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라팍)가 문을 연 2016년 시즌에 10개 팀 중 9위로 추락했다.“프로구단이 어떻게 적자를 볼 수 있습니까?” 전폭적 지원에도 구단이 매년 1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내자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이 의문을 던졌다. 이때부터 달라졌다. 2016년 1월 구단 소속이 범삼성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