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종양은 흔하지는 않지만, 사지의 감각 및 운동기능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이다.최근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진단 기술이 발전해 무증상인 상태에서 우연히 척수종양을 진단해 밝혀내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이러면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가에 대한 환자의 걱정과 관심이 커진다.종양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강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척추체(뼈)에 보호받는 척수(중추신경계의 일부분으로 뇌와 내장, 신체 사이에서 정보를 보내거나 받아들이는 신경통로)나 척수 주변에서 발생해 사지의 감각 및 운동기능에 영향을 준다.척수는 척추강내에 위
갈 수 없다고 여기면 간절해지는 게 향수병이다. 내게 향수병은 입맛이었다. 김장김치의 톡 쏘는 시원함은 머릿속에서만 뱅뱅 돌았다. 어디 김치뿐이랴. 동네마다 한두 개씩 있었던 만두가게의 폭신한 만두피는 그리움의 절정이었다. 뽀얀 김이 오르는 뜨거운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면 입가에 퍼져드는 만두소의 감칠맛은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을 먹을 때마다 전기구이 통닭이 떠올려지고 새콤달콤한 무 깍두기가 간절해진다. 한국음식은 없다고 생각하니 더 먹고 싶었다.우리가 사는 섬머 힐 근처에 중국집이 있었다. 한국에서 맛보던
어두웠다.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가 반짝이듯 천장에서 빛이 흘러내렸다. 묘한 신비감에 심장이 조였다. 입을 다물고 발소리를 죽였다. 국보 78호와 83호를 만난 건 작년 8월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불교 조각실 3층 단독 전시방에 1구씩 전시되어 있던 “금동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2층 상설 전시관으로 내려왔다.반가사유상이 나란히 전시된 곳은 ‘사유의 방’이다. 국보를 맞이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공간은 음소거를 한 듯 고요했다. 왁자지껄한 바깥과 다른 세상이다. 의도된 공간이 주는 품
‘사람은 나면 서울로’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유독 강한 ‘중앙 지향’ 드러나는 표현이랄까. 서울, 아니면 지방으로 양분하는 인식의 반대편에는 또 일종의 ‘변방 콤플렉스’가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구도에 있어 2022년은 특별한 시점이었다. 중앙과 변방의 인구가 사상 최초로 역전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수도권 인구가 다른 모든 지역의 인구보다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2022년은 특별했다. 서울에서 자란 시간보다 지방 생활한 시간이 더 많아진, 말하자면 공식적인 지방시민(?)이 된 시기였
1950년대 모택동 핵심측근으로 중국공산당에서 국방부장관을 역임하고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총사령관으로 판문점에서 유엔군과의 휴전협정에 직접 서명했던 중공(中共)의 전쟁영웅이며 중국 근대사의 걸출한 장군으로 추앙 받던 팽덕회(彭德懷)가 문혁 당시 홍위병들에 의해 삼반분자(三反分子)로 몰려 북경항공대학에서 열린 대규모 군중집회에 끌려 나왔다. 1967년 7월 말 섭씨 40도를 웃도는 불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 수만 명 군중 앞에 70대의 팽덕회가 끌려 나와 무릎을 꿇었다. 등 뒤로 양손이 묶인 팽의 목에 걸어놓은 팻말에는 ‘삼반분자 팽
소아 환자들이 병의원을 가장 많이 찾게 되는 질환은 상기도 호흡기감염(일명 감기, 비염)이다. 어린이들은 1년에 3~8회 정도 걸린다. 이 질환은 해당 바이러스가 호흡기 즉, 코와 입을 통하여 흡입되어 발병한다.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점막세포로 바이러스가 침투, 증식해서 세포를 궤멸시키고 혈중으로 퍼져 전신에 확산된다. 심하면 전신 증상과 함께 면역저하를 일으켜 2차 세균감염에 의한 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중이염 등 합병증을 유발하며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질환이다. 물론 모든 환자가 이렇게 중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한일간의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이다. 정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든 갑론을박의 대상 이 되고, 칭찬받기 보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 일쑤이다. 현재 한일간의 갈등은 과거사 문제가 경제, 안보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복합 갈등의 상황으로 확대되어 왔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7일 한일간의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공식 발표하였다. 그동안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보려는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단으로 평가된다. 제3자가 자기의 이름
최근 정부가 대출 금리에 인하에 나서며 대출 금리가 인하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주며 시장 조정의 시발점이 되었다.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금리 인상으로 시작되었지만 전부는 아니다. 시장의 공급량 증가와 더불어 경기 불안 등이 합쳐지면서 나타나는 조정이다.부동산은 대부분이 고가이기 때문에 100% 자기 자본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상당금액을 대출을 받아서 구입을 하게 되는데 최근 금리 인상은 투자자든 실수요자든 시장 진입을 망설이고 있다. 실수요자
재외동포재단에서는 재외교포 2세∼4세(Korean Diaspora)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매년 한국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 모국연수 캠프를 가진다.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캠프를 실시하지 못했고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 모국연수 캠프와 영상 퍼포먼스 에세이 등의 작품을 출품 받아 심사하는 ‘더 위대한 도전’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팬데믹의 여진이 남은 2022년도에는 10회의 OFF 라인 캠프와 온라인 연수, ‘더 위대한 도전’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였다.2020년부터 재외동포 청소년 모국연수 캠프의 주제를 Glabal
민주 공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란표 색출’이라는 광풍에 휩싸였다. 당내 갈등이 내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친명계의 일부 의원들과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지지층에서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반동분자’라며 색출작업에 나서면서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비명계 의원들의 이름을 적은 ‘차기 총선 낙선대상’ 명단을 공유하며 해당 의원들에 대한 문자폭탄도 쏟아냈다. 여기에 친명계 의원 일부는 “이탈표는 당권을 노린 기획투표”라
우리정부는 작년 12월 28일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이하 ‘인태전략’)을 발표하였다. 이는 같은 해 5월 21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인태지역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인태지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판 인태전략 수립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신아시아 외교 구상’, 박근혜 정부 때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문재인 정부에서는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 등 과거 우리정부는 정권별 지역전략을 발표하였다. 과거 정부의 지역전략이 북한 등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국한되
경북일보는 앞으로 매주 목요일자에 전 대한소아과학회장과 경북의대 소아과학과장을 역임한 이건수 경북대의대 소아과학 명예교수의 ‘의학 칼럼’을 게재한다. 지금 국가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사태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계의 문제점과 대책을 심도 있게 헤쳐보기로 했다. 이와함께 소아질병에 대한 예방과 진료에 대한 해박한 학술적 분석도 실을 예정이다. 이 교수는 소아혈액 및 암 전문의로 대한혈액학회 이사장, 대한의학유전학회 회장 그리고 아시아혈액학회 회장을 지낸 혈액 및 암의 권위자다.지난해 12월에 발표된 2023년도
최근 현대는 100세 시대라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병원을 방문하는 대부분 환자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임을 보더라도 고령화에 따른 많은 질환과 진료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 고령 환자의 두부 외상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많은 고령 환자분이 기본적으로 다양한 약물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항응고제 , 항혈소판제, 혈압약, 고지혈증약 , 당뇨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또 정상적인 노화 과정으로 생기는 몸의 신체적 기능 저하 현상(시력, 청력, 평형 능력,근력 등)으로 인해 쉽게 외상에 노출될
옷장 정리를 하다가 유행이 다소 지난 재킷을 발견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지만, 비우기가 쉽지 않다. 매년 미련이 남는 게 있었고, 갈등하다가 다시 옷장에 걸어두고는 해를 넘기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 재킷도 비우기에 여러 번 실패했다. 색상과 디자인이 밋밋하지만, 청바지와 코디하면 캐주얼룩으로 괜찮을 것 같아서 였다.고민하다가 포인트를 줄 방법을 찾아냈다. 단추 보관함을 열었다.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기증하거나 의류 보관함에 넣기에 다소 낡거나 오염된 옷은 단추를 제거한 후 버리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얼마 전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한 정책포럼에 참여했었다. 이미 현실로 다가온 인구감소 추세, 그리고 지방 도시 소멸과 같은 문제를 다루다 보니, 진지하다 못해 심각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참여자들의 솔직한 의견은 정작 행사 후 이어진 식사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말이 오갔지만, 요약하자면 결국 극적인 방법이라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경을 열다시피 해서라도 대규모 이민을 받아야 한다거나, 통일해서 북한 젊은이를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는, 어쩌면 비현실적인 것 같은 의견까지 등장했다. 돌아오는 마음은 왠지
정비사업조합 혹은 지역주택조합과 같이 단체를 구성하여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완료하였으나, 시공사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변동, 인건비 상승 등으로 당초 시공사와 체결한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보다 상승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조합은 조합원들이 납입하는 분담금과 일반분양 수입금 등으로 공사비를 조달하게 되나, 상승한 공사비의 경우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분담금 형태로 임의 지급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조합의 채권자는 어쩔 수 없이 재원이 부족한
“윤석열 대통령은 전당대회 후의 당 모습을 과연 바꿀 것인가”. “바꾸면 어떤 모습으로 그림을 그릴 것인가” 최근 이런 의문이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 꼬리를 물고 생겨나고 있다.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안철수 당 대표 후보를 향해 “국정 운영의 훼방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혼미한 상황에서 단일화에 방점을 찍어 역사의 물꼬를 바꾸는 데 일조를 한 안철수 후보를 향해 “국정의 적”이라는 거칠고 투박한 비정치적 용어까지 언급했다는 대통령의 생경한 발언
작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과 한-사우디 정상회담 시 양국 간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협력 MOU가 체결되었다. 아울러 지난 1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 시 UAE 측이 한국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중동국가들과의 경협이 새해 벽두부터 화제로 떠올랐다. 중동은 우리 국민들이 잘 아는 바와 같이 1970년대 한국기업들이 대거 진출하여 두 차례의 오일쇼크 위기를 잘 넘기게 해 준 기회의 땅이었다. 더구나 최근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 국부펀
남편과 나는 세상의 밥이었다. 만만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우리는 너무 천진스러웠다. 타고난 천성 탓도 있으리라. 군대 생활 말고는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남편이나 나나 마찬가지였다. 두 어리바리가 말도 안 통하는 호주에 덜컥 도착했으니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기엔 아주 적합했다.저녁준비를 하다가 남편더러 동네 마켓에 가서 계란 한 판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런데 한참 동안 남편은 돌아오질 않았다. 걸어서 5분이면 가는 마켓을 열두 번도 더 왕복했을 시간이 지나자 남편이 만족스런 미소를 띠며 현관문을 열었다. 중고차를 찾았다는 것이다. 랜드로
보건복지부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독사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최근 5년 동안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사람이 홀로 죽음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발견되는 사례에 관한 현황과 특징을 밝힌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고독 사는 총 3,378건으로, 전체 사망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6%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고독사가 여성에 비해 훨씬 많았으며, 연령을 구분할 경우에는 5060의 고독사 비중이 가장 높았다.우리 사회에서 다수의 5060 중장년 남성들이 고독하게 생을 마치는 데는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