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두 장소의 기압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 흐름이다. 계절, 고도, 방위, 대기 순환 등에 따라 바람의 이름은 다양하다. 우리 민족은 특히 바람에 민감하다.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꽃샘바람, 흔들바람, 노대바람, 싹쓸바람, 심마바람, 곧은바람, 뒤울이, 고든하누 등 순우리말 이름만 스무 가지가 넘는다. 정확한 의미도 모른 채 사용하는 바람 이름도 제법 많다. 예쁜 이름 ‘하늬바람’의 ‘하늬’는 뱃사람들 용어로 ‘서쪽’이다. 가을에는 ‘외롭고 소슬한 느낌을 주는’ ‘소슬바람’이 분다. ‘소슬’은 ‘으스스하고
교단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교폭력조사 업무를 다가오는 3월부터는 교사 대신 학폭처리나 생활지도 경험이 있는 퇴직교사나 수사·조사 경력이 있는 퇴직 경찰로 구성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에게 맡긴다.전국의 177개 교육지원청에 15명씩 총 2700명을 선발·배치할 계획이다.그동안 교사들은 학폭조사 과정에서 학부모의 민원 등 교권침해가 많이 발생한다고 호소해 왔다.학폭 사건이 한 해 6만건 이상으로 증가해 교사들이 수업과 학폭처리를 병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었다.그리고 2012년 도입된 SPO(School Police
실로 다사다난했던 계묘년(癸卯年)이 지나고 청룡(靑龍)의 기운을 담은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은지 열흘이 다 되어 가는 연초라 모두가 들뜬 기분이다.지난해를 되돌아보면 막대한 피해를 당한 힌남노 태풍으로 지역사회가 아수라장이 된 뒤처리로 연초를 정신없이 보냈다.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기로 의결한 포스코홀딩스 주총이 3월에 이뤄져 지난 2년여를 반목과 갈등에 시달렸던 지역사회가 그나마 진정되긴 했다. 7월에는 지역 최대 현안이었던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에 따른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포항시가 선정되면서
지난 2021년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아버지를 간병하던 아들이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었다. 당시 22살이던 청년은 10년 전부터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했다. 2020년 9월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아왔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부친은 혼자서 용변을 보는 것은 물론 식사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청년은 2021년 4월 아버지를 퇴원시켰다.퇴원 다음 날 청년은 아버지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청년은 더 이상 간병하기 힘들다고 생각해 아버지에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2년 차다. 하지만 경북도와 일선 시·군이 기금 활용 방안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을 뜻깊게 쓰기 위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향사랑기부금은 법률에 따라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과 청소년 육성·보호, 지역주민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시민참여와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을 목적으로 쓰게 돼 있다. 주민의 복리증진에 필요한 사업 추진에도 쓸 수 있다. 각 지자체는 모금·운용에 관한 조례에 따라 기부금 운영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용처를 정해야 한다.이 같은 사용처가 정해져 있지만 경북
‘생활과 법률’ 코너에서는 최근 늘어가고 있는 의료소송에 대해 연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의료소송은 의료사고와 관련된 소송을 통칭하는 말이다. 의료소송은 그 소송의 성격에 따라 민사, 형사, 행정 소송으로 분류된다. 민사소송은 의료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악(惡)결과에 대한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이고, 형사소송은 주로 형법상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 업무상비밀누설죄(형법 제317조 제1항), 허위진단서작성죄 및 행사죄(형법 제233, 234조)나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 또는 단체를
인류 진화 역사 속에서 미술의 기원은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문자 발명 이전의 현생인류는 상호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몸짓, 울음, 그리기란 원시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특별한 기록수단이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인류는 그리기나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새기는 방법으로 원초적인 감성 표현이나 억압된 욕구를 표출했을 것이다. 그림 이미지는 텍스트 다음으로 자주 사용되는 미디어이며 발현도 인류 역사의 시작과 궤를 같이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다. 원시 동굴벽화나 암각화는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그림으
외국어 남용(濫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일반 국민이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 사용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쉬운 우리말로 해도 뜻이 통하는데 굳이 외국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부 관계자, 정치인, 교수 등이 포함된다. 더욱 유감스러운 건, 언론을 선도(先導)해야 할 위치에 있는 각종 언론매체도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는 점이다.주지(周知)의 사실이듯 요즘 신문이나 TV에서 외국어를 보고 듣는 것은 전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병원’이 새해 초반 모든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먼저 의대정원 확대 이슈가 포문을 열었다. 묶여있던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부 공약 때문이다. 이슈는 다시 지역 간 의과대학 유치 전쟁으로 이어졌다. 내가 사는 포항만 해도 ‘연구중심 의대 유치’에 사활을 건다는 비장한 플랙카드가 곳곳에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는 야당 대표의 지방병원 기피 논란이 정점을 찍고 있다. 부산 방문 중 피습된 야당대표가 지역의 외상센터를 마다하고 굳이 헬기로 서울대 병원까지 옮겨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이 사태들의 진짜
지난 문재인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했던 태양광발전 사업이 이권 카르텔이었다는 사실이 또 드러났다. 도대체 태양광 비리의 끝을 알 수 없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실태감사에서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8곳의 임직원 251명이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불법 태양광 사업을 벌여 잇속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64명이 겸직 허가도 받지 않고 사업에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다.이 같은 태양광 비위에 대한 정부 발표가 세 번이나 있었지만, 정부 조사 외에도 크고 작은 불법 행위가 전국 곳곳에서 수시로 드러나고 있다.
“항우를 몰락시켜서는 안 됩니다. 천하를 삼분(三分)할 수 있도록 살려 줘야 합니다.” 유방(劉邦)을 도와 초나라 항우(項羽)를 치던 한신(韓信)에게 책사 괴통이 귓속말을 했다. 이른바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다. 나라를 세워 유방, 항우와 함께 3국 체제를 만들고 추후 천하를 통일해 황제가 되는 밑그림이었다. 하지만 한신이 ‘사면초가’에 빠진 항우를 몰아붙여 자결하도록 해 이 그림이 무산되고 만다.“하늘이 주는데 받지 않으면 도리어 허물을 쓰고, 때가 왔는데도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을 맞습니다.” 괴통이 한신에게 두 번째 주문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지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한다. 좋은 대학이나 취업, 결혼, 인구소멸 절벽으로 자녀를 갖게 해달라는 갖가지 청원소망을 성당이나 성모당 사찰교회에 묵상과 기도는 물론 해넘이 일몰 해맞이 일출을 보면서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기도와 구원을 청한다.열의 열 사람에게 연초에 큰 소망이 무언가를 말하라면 암흑 코로나를 겪으면서 ‘아프지 마’ 합창을 하듯 ‘가족건강’이 최고로 제일 소중하다. ‘돈을 잃으면 적게 잃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국가도 성장 과정이 있고 흥망성쇠의 국운이 있다고 한다.올해도 여러 위기가 있고 험난한 파도가 치겠지만, 대한민국호는 순항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고 헌법이라는 든든한 나침판이 있기 때문이다.글로벌 정세2024년의 세계는 지정학적 신냉전 질서가 공고해지고, 각 진영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러시아, 하마스, 이란, 북한, 중국으로 연결되는 전체주의 및 공산 국가의 축과 미국, 유럽(나토), 이스라엘, 한국, 대만 등으로 연결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라인들이 새 시대의 주도권을 위해 첨예하게 경쟁하는 해가
20여 년간 대한민국 정치를 좌우지해온 ‘86세대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오는 4·10 총선에서도 살아남아 권력의 향유를 계속 누릴 것인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86운동권 정치인들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신생 정당이던 열린우리당에 대거 입당해 당선된 세대들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과반을 넘는 152석(50.83%)을 차지해 한나라당(121석)을 제치고 다수당이 됐다. 이때부터 86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야권을 중심으로 ‘운동권’이라는 카르텔을 형성해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국회·
1971년 2월 제주도 한 한정식 식당. 초도 순시 차 온 박정희 대통령이 반주를 곁들인 만찬을 하고 있었다.“김 실장부터 멋지게 한 곡 뽑아 봐.” 김정렴 비서실장을 지목했다. 잠시 멈칫하다 일어선 그는 두 손을 귀에 대고 깡충깡충 뛰면서 동요 ‘산토끼’를 불렀다. ‘이 사람이…’ 다시 한 곡 부르라고 대통령이 채근했다. ‘따르릉 따르릉’ 동요 ‘자전거’였다.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통령이 나섰다. ‘황성옛터’를 젓가락 장단에 맞춰 구성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9년 2개월, 역대 비서실장 59명 중 최장수를 기록한 김정렴.
포스코 회장이 오는 3월 바뀐다. 포스코홀딩스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3일 내부 후보 8명을 ‘평판 조회 대상자’로 선정 발표했는데 최정우 회장의 이름은 포함하지 않았다. 최 회장이 연임 완주에 만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후추위가 향후 발생 가능한 잡음과 이에 따른 기업 피해를 막기 위해 최 회장을 1차 심사에서 걸러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5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그간 최 회장의 3연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최
계묘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하순에 신바람 소식을 접했다. 프로야구 이정후(25)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다. 정식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팀의 일원이 됐고,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 야구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인 이종범(53)의 아들이다. 이종범은 얼마 전까지 LG트윈스 코치였고, 1994년 한 시즌에 84도루를 달성하는 주루 능력을 선보여 ‘바람의 아들’이란 별호를 얻었다. 아들인 정후는 자연스레 ‘바람의 손자’가 됐다. ‘바람의 아들’에 ‘바람의 손자’다. 신바람 나는 활동이 기대된다.가수 조용필의 ‘바람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홀로 살 순 없다. 서고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유독 저 사람 제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있다.문제는 그런 사람들 중 정치한다는 사람이 가끔 TV 등에 등장 이런저런 말을 한다. 자기 자신의 생각이 마치 절대적인 것처럼, 또 자신의 생각이 모든 사람에게 더 없이 소중한 것처럼, 자신만이 모든 국민을 위하는 사람처럼, 지껄인다.그들이 하는 것을 보면 늦은 가을 수수밭에서 지껄이는 참새들과 같다. 그리고 남이 하는 것에 대해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한다.중
2024 청룡(靑龍)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백호, 주작, 현무와 함께 국토의 동서남북을 지켜주는 영물이다.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용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용은 물을 다스린다.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용왕이다. 상선약수라고 물(水)은 최고의 정의이다. 꿈 중의 으뜸은 용꿈이다. 대표적인 길몽이라는 돼지꿈은 재물복뿐이지만 용꿈은 권력, 재물, 건강을 모두 준다고 한다. 한마디로 용은 웅비와 희망 그리고 호국(護國)의 상징이다.새해는 새로 바꾸고, 새로 다짐하고, 새로 채우는 날이다. 새 공부, 새 생각, 새 몸짓, 새 다짐하며
필자가 변호사 2년차 때의 일이다. 떡, 냉면 같은 제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회사였는데, 대장균이 검출된 떡 제품을 판매하다가 적발되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회사는 경찰로부터 제품에 대한 검사 결과지의 제출을 요구받았고, 제출할 자료라고 하며 A4 용지 열 박스 정도의 자료를 가지고 왔다.“저게 뭐죠?” “경찰에 제출할 원재료, 완제품 등 검사 결과지입니다.”“저 자료가 회사에서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정리한 자료라는 거죠?” “아닙니다.”“아니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이번에 저희가 만든 자료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