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가격이 너무 비싸다.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다는 것이 현실로 느껴진다. 한 달 승용차의 휘발유 값이 2년 전 15만 원 선에서 지금 30만 원 대로 2배 이상 뛰었다는 것을 우리는 실감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은 세계에서 석유 소비량 7위 그리고 수입량 4위를 기록한다. 그러나 석유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은 주위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겨울철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그리고 상가가 밀집한 거리의 골목길에서 엔진 공회전 차량 때문에 숨을 멈추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름철에도 휴가 차량의 연료 소비가 폭증하고 가...
지난 15년 간 우리 대학교 국제농업 훈련센터 주관으로 국제농업 훈련을 매년 6-7월에 약 4주간 KOICA에서 후원하는 경비로 10여 개도국에서 온 훈련생을 매년 20여 명의 훈련시켜왔다. 훈련 프로그램에는 환영과 송별 파티가 있고 각 가정을 방문하는 시간도 있고 중간에 산업시찰도 포함되어 있어서 효과적으로 한국을 알려 왔다. 송별파티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서 머물면서 느낀 소감을 말하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고. 그럴 때마다 훈련생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칭찬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가운데서 지난해 이집트에서 온 나이가 5...
졸업시즌이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는 교육기관에서는 그 동안 배움에 몰두한 학생들이 또 다른 배움의 길로 혹은 사회로 진출하기 위해 활발히 이동하는 시즌이다. 한 장면이 마감되고 또 다른 하나의 장면이 펼쳐지는 시즌이다. 돌이켜 보면, 한 때는 졸업이란 것이 참으로 많은 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고,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학교생활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떠나는 마음과 다시 새로운 배움에의 길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마음이 뒤엉켜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진저리나게 쓰고 다닌 교모가 싫어 졸업식장을 벗어나자...
세월이 많이 흘렀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한 시대를 풍미하며 불세출의 풍모를 자랑하던 어른들도 이젠 많이 세상을 뜨셨다. 인생무상이 아닐 수 없다. 호쾌한 언행과 역동적인 삶도 자신의 무대와 함께 막을 내린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인생을 연극에 비유해 “세계는 무대요, 인간은 배우다”라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권력과 부와 명예를 좇아 부나비처럼 아우성치다가 세월에 밀리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운명론과 숙명론을 부정한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보니 그게 아니다. 분명히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내 인생...
예나 지금이나 크나큰 위업을 남긴 역사적 인물이거나 당대에 출중한 성과를 거두어 만인의 부러움을 사는 사람의 뒤엔 그를 기른 어머니의 이야기가 있다. 얼마 전 한 미국인 운동선수, 흑인과 한국계 혼혈아 하인스 워드가 미식축구의 전국 결승전에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후 소감에서 “저는 어머니로부터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끈기, 정직과 신뢰, 희생정신과 성실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터득했습니다.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은 어머니가 몸소 보여주신 그 가치를 실천해 온 결과입니다”...
‘애니콜’은 세계명품이다. 중국인들 사이에는 부의 상징으로 통하고 러시아에서는 아예 국민브랜드가 되었다. 미국인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도 삼성 애니콜이다. 콧대 높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도 삼성전자에 전시공간을 선뜻 내줄 정도이다. 애니콜은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애니콜’이 말썽이다. 연신 삐삐거려 들여다보면 이상한 전화다. 오는 대로 지우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남의 집 대문을 무시로 두드리는 불청객이다. 더구나 바쁜 날인데도 요란을 떨면 더욱 난감해진다. 그뿐이 아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문자 메시지가 날라...
21세기는 경쟁(competition), 변화(change), 고객(customer)의 ‘3C’시대라고 한다.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우리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대학은 그 중심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의 역할은 우리 미래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이 사회가 요구하는 훌륭한 인재를 육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역할과 과제는 사회와 시대에 따라 달리 규정되어 왔지만, 현대사회의 대학교육의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직업세계와의 연관성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대학은 인격도야와 학문연구를 그...
지난 9일 강원도 영월군에선 7세, 6세, 4세 소녀가 불길에 휩싸여 짧은 삶을 고통스럽게 마감했다. 이 어린애들은 소방서에 몇 번이나 전화를 하며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다 결국 침대 밑에서 주검이 발견되었다니 그 상황은 말하지 않아도 온 국민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다. 연이어 10일 서울에서도 11세 소년이 안타깝게 화마 속에서 쓰러져 갔다. 5세 때부터 자폐증을 앓아 온 이 어린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3년이나 늦은 지난해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최근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정도로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치료...
미국의 정치인이자 과학자였던 벤자민 프랭클린은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을 남긴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젊은 사업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간은 돈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노동을 해서 하루에 10실링을 버는 사람이 반나절을 놀면서 6펜스를 썼다고 하세. 그가 놀면서 쓴 돈은 6펜스가 다가 아니라네. 그는 놀지 않고 일을 했다면 벌 수 있는 5실링을 덤으로 갖다버린 셈이 된다네.” 이렇듯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은 자본주의가 급성장하던 18세기의 자본가 정신을 웅변한다. 노동 시간이 곧 임금을 결정하던 시기에 ...
옛부터 부자치고 일찍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맑은 공기 마시며 논두렁을 둘러보니 건강에 좋고 농사일도 남보다 더 보살피니 살림이 넉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부지런한 편은 아니지만 새벽 4시가 조금 지나면 일어난다. 누가 깨워주거나 자명종 시계를 맞추지 않아도 정확하다. 시원한 물 한 컵 마시고 4시 반쯤 집을 나서면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어느 날은 보름달이 구름에 반쯤 가려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도 한다. 여름의 새벽 4시 반은 희미하게 사람을 알아볼 수 있지만 겨울에...
글 깨우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맞춤법이 아리송한 한글과 처음 보는 한자를 어렵잖게 접한다. 그럴 때를 위해 책상머리에는 항상 국어사전과 옥편이 준비되어 있는데, 사전과 옥편을 찾을 때마다 ‘한글이 없었으면 이 엄청난 한자를 어찌했을 거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금 세종대왕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우리 나라의 한자 교육은 1972년 교육용 기초 한자가 제정된 이후 중·고교에서만 정규 교과로 실시돼 왔다. 초등학교는 1969년까지 국어 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시행했지만, ‘국어 시간이 한자 수업 시간으로 된다’는 지적 때문에 그마저도...
며칠 전 학생들을 인솔하고 일본연수를 다녀왔다. 전공 탓인지 무엇보다도 자동차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한결같이 조그만 승용차들이 깨끗하고도 질서정연한 이미지를 풍기며 지나가는 행렬 속에 도요다 로고가 단연 으뜸이었다. 일본을 가히 대표할 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도요다는 미국의 빅3(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시대를 뒤엎고 ‘Next 4’(도요다, 닛산, 혼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의 시대를 예고하면서 이 중 가장 최고로 지목받고 있다. 일찍이 많은 학자들이 2050년이 되어서도 세계를 제패할 기업을 도...
대사 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증후군이란 어떤 질병이나 비정상적인 신체환경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합쳐서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사 증후군이란 신체 대사 이상과 관련하여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모두 합쳐서 부르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대사 증후군에 속하는 특징적인 증상으로서는 당뇨병 발생의 전단계가 되는 인슐린 저항성,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있다. 대사 증후군 환자는 제 2형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아주 높으며 증후군 중의 어느 하나의 질병 증상이 있는 경우에 다른 증...
정부가 2008년 7월부터 치매 및 중풍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곤란한 어르신에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인수발보험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여 다음 주에 국회에 제출키로 하였단다. 시행 첫해인 2008년도에 약 8만 5천 명, 2015년도에는 약 20만 명 정도가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단다. 2008년도에 약 1조 1900억원, 2015년에 약 2조 2300억원의 재원이 소요되며, 이 경비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50%)하는 노인수발보험, 정부지원 30%, 수급자 본임 부담 20%로 충당된다. 이로 인해 ...
유리창에 볼긋볼긋 묵으로 피어난 매화를 보며 봄을 상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 꽃 피는 청춘도 아니요, 사춘기도 아니지만 그래도 봄이 좋은 까닭은 새봄이 주는 메시지 때문이다. 겨우내 다져진 땅 표면을 뚫고 올라오는 어린 새싹에서 자연의 위대함, 아니 새싹의 엄청난 힘과 의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가면서 막연하나마 지난 해 보다는 생활이 나아질 것 같아 기운이 솟구치는 것이다. 마음 또한 그러하다. 부드러운 봄기운은 마음의 빗장을 열고 들어와 굳어있던 심장에 힘찬 시동을 건...
시골 사람인 나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벼르고 별러서 서울에 가곤 한다. 동화를 쓰고 있기 때문에 서울에 가서 아동물 출판업에 관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다.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책을 출판하기 위해 기적과 같은 이야기나 창의적 생각과 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그들이 나를 만날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던지는 질문이 포스코에 관한 것이다. 내가 포항에 살고 있으니까 포스코에 대해서 훤하게 알고 있기나 한 것처럼 이것저것 묻곤 한다. IMF 위기로 한창 경제가 어려운 그해 겨울에는 “포항...
병술년 새해의 화두는 양극화였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증세냐 감세냐를 놓고 여-야가 공방하고 있다. 국민의 평강과 안녕을 위한 적정한 제도가 합리적인 논의 과정을 거취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그 밖에도 여-야간, 노-사간, 도-농간, 생산자-소비자간, 계층간, 집단 서로 간에 불만이 많고 불신하는 경향이 크다. 이 불신을 해소해 가는 것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공정한 게임이 이뤄질 수 있는 장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며,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 가는...
대학 졸업 후 2년 이상 취직을 못하고 있는 주변의 한 젊은이가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게 될까요?”하고 내게 물었다. 그는 도하의 신문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를 성사시키게 되면, 경제가 2% 가량 더 성장해 10만개의 양질의 새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에 따라 국민소득도 13조 9천억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정부 당국과 관변 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대서특필한 기사를 읽고, 좌절이 희망으로 변하는 눈빛을 보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루과이 라운드(UR)의 여파로 빈사상태에 빠져있...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씨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시인이며 작곡가이고 피아니스트이며 화가이다. 비디오 아티스트이며 철학자다. 서울태생으로 일본, 독일에서 음악과 미술을 전공했고 유럽과 미국에서 그의 예술적 독창성을 마음껏 발휘한 글로벌 아티스트이다. 특히 그는 독일에서 정신적인 스승인 존 케이지를 만나면서 고급화와 규격화된 기존예술에 반기를 들고 작품 ‘TV첼로’등 공격적인 음악행위를 여러 차례 공연함으로써 비디오와의 결합을 시도하는 새로운 예술영역을 개척했다. 대체적으로 그의 ...
고금동서를 통털어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양분돼 왔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유독 사람이 사는 세계에서는 물질과 지식을 소유하는 쪽과 그렇지 못한 쪽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그런데 사람의 사회에서는 항상 집단 구성원의 5ㅡ15% 정도가 상층부를 이루어 그 사회 모든 것의 80%를 독차지한다. 고대의 로마시대, 이 좁은 한반도의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 각국의 현실에서도 그렇다. 문화는 있으나 아직 최빈국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상층부 5%가 모든 걸 독점할 수는 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