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IT(Information technology)항목 기술 인프라 부문 평가에서 2003년도에는 27위였으며, 2004년도에는 8위로 급상승한데이어 2005년에는 2위로 올라 IT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했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한국의 휴대전화 소지는 2005년 4월 38,000,000건으로 이는 인구의 약 76 %에 달한다. 컴퓨터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78.7%, 인터넷 이용률은 71.9%로 나타나 정치, 교육, 경제, 문화생활에 중요한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대...
이 나라가 아직도 이런 저런 일에 합리적 사고방식 결핍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여타 도시들도 예외 없이 비슷비슷하겠지만 여기서는 포항의 교통행정을 예로 들어 그 증세를 얘기 해본다.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폐합한지도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구 영일군 지역 사람들은 시내로 갈 때 어디 가느냐고 물으면 포항 간다고 대답하기 일쑤다. 포항에서 포항 간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고 또 모순이며 비합리적 사고방식의 표출이기도 하다. 십수 년 그 이전에서부터 이어내리는 습관적 언어의 잔영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더...
하늘이 환하게 열린다. 물속에 잠긴 듯 잠자고 있던 나무가 일어선다. 푸른 웃음을 이파리로 팔랑이면서. 까르륵 날개를 털며 비상하는 까치의 웃음소리는 종소리모양 경쾌하다. 견고한 벽 사이, 희망처럼 걸린 창문으로 아침이 스며들어 온다. 미소처럼. 문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길도 어제의 길이 아니다. 하룻밤 새 말끔히 닦여진 새 길이다. 갈등과 회의로 헝클어졌던 어제는 시간의 빗질에 쓸려나가고 없다. 숙취 같은 욕망도 분리수거 되었는지 마음이 한결 가볍다. 걸음은 땅을 박차고 튀어 오를 듯 힘차다. 행운의 여신을 만날 ...
한때 CEO형 대학총장이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CEO형 자치단체장이라는 말이 주목을 받을 정도로 CEO란 용어가 유행이다. 특히 금년 5월말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한때 우리지역에서는 “CEO형 자치단체장 영입바람”이 불었다. 이는 정치 혹은 당파 성향이나 행정경험이 중시되던 과거와는 달리 지역개발이나 경제정책을 수립하여 이를 추진할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가 유권자의 표심을 상당부분 좌우할 것이란 측면에서 이해할 만하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역내총생산(GRDP)이 12년 동안 전국 꼴찌를...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쓰레기 종량제 시행 10년 성과평가 결과(‘95~’04년)에 따르면 하루 6만여 톤씩 쏟아지던 쓰레기가 쓰레기 종량제 시행 10년만에 전체 쓰레기량은 23감소했고, 1인당 하루 쓰레기 발생량도 미국과 영국, 일본보다 낮고, OECD 30개국 평균보다도 낮아졌다. 이러한 종량제 시행 결과 재활용이 175가 증가하는 등 지난 10년간 약 8조 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뿐 아니다. 소각이나 매립 대상 폐기물이 감소하였으며, 장바구니 가져가기 등...
피렌체(Firenze) 도심을 흐르는 아르노(Arno)강 서편 언덕에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내려다 보면 피렌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는 웅장한 천연색 대리석의 두오모(Duomo) 성당의 거대한 돔이 상징하는 예술과 꽃의 도시이다. 4월이면 피렌체 평원의 들녘에 노랗고 빨간 야생꽃들이 도시의 출중한 건축물들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피렌체라는 이름 자체가 꽃이라는 말인 피오리(fiori)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방형의 시내로 진입하면 아무 곳에나 차를 세워두고 정신없이 두리...
지난 18일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지적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말을 했다.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극화라는 말이 TV화면과 신문 지면을 메우기 시작했다. 양극화의 현상이 어떠하며 양극화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어떻게 이 심화된 양극화를 해소할 것인가 등에서 시작하여 어느 정부 들어서서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책임론 까지. 대통령이 양극화란 단어를 사용하는 순간 온통 사회가 양극화로 분화되어 버린 듯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다. 어떤 이는 양극화의 책임이 정부에만 있는 듯...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위선 육적인 양식과 영적인 양식이 필요하다. 영적인 양식은 종교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면 육적인 양식은 하루 세끼 먹는 음식에서 얻어진다. 슬로우푸드(Slow Food)란 패스트푸드(Fast Food)에 대비되는 말로서 전통적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재료로 만든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과 향토음식을 의미한다. 우리 고유의 전통 식품으로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등의 발효식품과 지역에 따라 다양한 고유의 향토음식이 있다. 패스트푸드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대명사로, 햄버거, 샌드위치, 피자...
1991년 걸프전이 발발했을 때 프랑스의 사상가인 장 보드리야르는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은 물론 걸프전이라는 사건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걸프전은 실제로 일어났을지도 모르지만 걸프전을 직접 체험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프전을 CNN이라는 미국 텔레비전 방송국이 제공해 주는 영상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우리는 CNN 영상조차도 KBS, MBC같은 방송의 뉴스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다. 우리가 뉴스에서 본 것은 걸프전이 아니라 CNN이...
우리들 사는 세상에 우연은 없다. 만남은 필연이라는 것. 깊든 얕든 간에 인연이라는 것은 어떤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다. 그분과의 만남에서도 나는 느끼고 있었다. 그분과 나는 겨울이 갓 지난 초봄부터 나물하러 봄 산천을 헤매고 다녔었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만끽하며 행복해 하였다. “봄에 나오는 잎새는 어느것 하나 버릴 것없이 다 나물이 된단다. 독풀이라 해도 초봄 어린 이파리는 다 먹을 수 있어. 그러나 씨앗을 퍼뜨려야 할 5월말부터는 먹을 수 있는 나물도 독을 품는단다.” 비록 학문적으로 많이 배우지는 못했...
동리·목월문학관이 우여곡절 끝에 이달 말 준공을 마치고 3월 24일 개관한다고 한다. 이것은 경주시민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경상북도민, 나아가서 우리 국민들의 문학예술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다. 김동리선생은 60년대 말 신라문화제 시·산문 백일장 시상식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심사위원장의 자격으로 격려의 말씀을 하셨다. 다음과 같은 선생님의 격려는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오늘날까지 경주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남아서 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하는 예술적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경주란 데는 ...
대통령의 화술에서 빛나는 것은 ‘유머(humor)’이다. 천부적인 감각에서 우러나오는 은유적 화법이지만 유머는 헐렁한 우스개 소리와 다르고 썰렁한 말장난도 아니다. 건강한 토론과 골계미(滑稽美)로 연결될 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묘미가 있다. 대통령은 권력실체이다. 이런 거인의 유머는 카리스마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서구 정치인들은 유머가 필수다. ‘죠크(Joke)빠진 연설은 김빠진 맥주’로 생각한다. 유세장마다 입에 거품을 무는 한국정치인과는 다른 여유가 있다. 한국정치가 살벌한 것은 유머가 메말랐기 때문이다. ...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행정도시의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전국의 각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는 조용한 날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지역에 도움이 되는 공공기관을 하나라도 더 유치하느냐에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대구 경북의 지방자치단체들간에도 예외 없이 공공기관 유치에 더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특히 경북에서는 포항, 경주, 영덕이 전북의 군산시와 함께 방사성 폐기장설치를 두고 수개월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때는 핵 오염을 우려하여 어느 지역에서도 설치하지 않겠다던 방폐장 설치를 두고 지나친 경쟁을 벌린 나머...
최근 로봇, 레이저, 초음파정밀 분야 등 6천여 개의 부품소재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일본 최대의 부품소재 클러스터인 동경(東京)의 오타(大田)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은 입주기업들의 50%이상이 종업원 5인 이하인 소기업들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중심의 하청구조에서 탈피하여 자립형 중소기업으로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이 기업 간 자발적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과 기업지원기관들 간의 연계 협력, 그리고 대기업 및 중소기업 간 상생(相生)의 협력체제를 구축하였기 때문이다. 즉 기업지원기관의 하나인...
대한민국 가을 묵밭에는 어김없이 개망초가 억수로 돋아 핀다. 작고 흰 꽃잎에 노란 꽃술로 다닥다닥 꽃을 피워서 야취가 제법이다. 이 식물의 형님벌인 망초는 꽃도 그렇고 결실모습이며 그 자태가 아주 추하다. 120여 년 전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외세로 인하여 망할 때 북아메리카 쪽에서 묻어 들어와 불과 몇 년 사이에 전 국토로 번져나가면서 농부들로 하여금 골머리를 썩이게 했던 국화과의 2년생 잡초인데, 그래서 이름을 亡國草(망국초)라 명명하였던 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어느 식물학자가 망초로 착각, 잘못 호칭하여버린 것이 이...
백두대간의 삭풍에 맞선 꿋꿋한 소나무를 보았는가. 척박한 토질에 던져졌어도 풍상을 이겨내고 늠름하게 자라는 게 어찌 보면 꼭 육칠십 년대 우리가 커온 모습 같지 않던가. 세월 때가 묻은 소나무는 주름 깊게 파인 고향 어른 같은 친근감이 들면서도 마치 구릿빛 갑옷 두른 장수처럼 듬직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시문학과 회화에는 소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역경을 헤쳐 나가는 굳은 의지와 비세속적인 삶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거나 ‘군자의 덕’을 상징할 때 주로 쓰였다. 애국가에도 ‘남산위에 저 소나무’가 등장하고, 십장생(十長...
중국속담에 책 만권을 읽으면 신과 통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책속에 모든 길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인터넷 열풍을 타고 북클럽이 많이 생겨 나기 시작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 클럽이 BBC (Biz Book Writers’ Ciub) 다. 이 클럽은 경제, 경영서적 저자들로서 대다수 지명도가 높은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최근 비즈니스 명저 10선을 선정 발표 하였는데 그 중에서 1위가 바로 블루오션전략이라는 책이다. 지난 한해 경영계를 휩쓴 화제작으로 비즈니스맨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강력...
세상이 많이도 변했다. ‘60년대 자식은 재산이었다. 아이는 학교 다닐 나이만 되면 농사일을 거들었다. 먹을 것이 없을수록 사람들은 자식농사에 매달렸다. 대를 잇는 것이 가문의 목표였던 시절이다. 그래서 아들을 선호했다. 아들이 태어날 때까지 줄줄이 딸을 낳았다. 귀남이가 태어날 때까지 끝순이, 종말이, 후남이를 낳아도 자식으로 셈하지 않았다. 아들은 야구에서 ’스트라이크‘이고 딸은 아쉬운 ‘볼’이었다. 적당히 낳는다는 개념도 없었다.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이라 하여 아이는 태어날 때 제가 먹을 양식을 갖고 세상에 ...
황혼 퇴근길, 저 쪽 모퉁이가 두런거린다. 석양을 등지고 밧줄에 묶여 내려오는 간판 ‘황포 전업사’. “또 업종을 바꾸시게요?” “치킨을 해볼 생각인데…많이 자셔주.” 불현듯 넉달 전 이웃 마을에 간판을 올린 친구가 생각난다. ‘털보 가전 수리’. 오늘 우리 마을 전업사 하나가 간판을 내렸으니 그 친구의 경쟁자가 하나 떨어져 나간건가? 간판 내리는 전업사를 보니 은근히 그 친구 가게가 걱정된다. 그 친구가 간판을 올리던 날 나는 꽃 대신 선인장을 선물했었다. 화원을 둘러보다가 선인장에 마음이 찔렸기 때문이다. “엉뚱하게 시...
해가 바뀌자마자 환율 태풍이 몰아쳐 온다. 지난 세밑 1천 10원선이던 달러 값이 980원대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보름도 안돼 원화 값이 불당 30원이나 치솟았다. 거센 폭풍의 파도에는 작은 배일수록 뒤집히거나 난파당하기 십상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수출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누증되는 현실에서 망연자실하는 중소업체의 사장과 직원들은, ‘환율 하락이 반드시 우리 경제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유가 현실에서 수입가격을 낮추어 국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으며, 대외 부채의 압박을 완화시킬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