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재임 중에 언론매체로부터 분석과 비판의 대상이 된 빈도가 노무현 대통령만큼 높은 분도 대한민국 건국이후는 물론이고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없는 것 같다. 노대통령의 인사, 정책, 나아가서 개인적 역사인식 등 일 거수 일 투족이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 연구의 초점이 되고 있다는 것은 국민과 대통령과의 거리를 짧게 해준다는 점에서 장려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정치적 갈등은 우연히도 노대통령이 언론에 회자되면 될수록 증폭되고 있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임기전반기를 회고하...
쭈욱 잘 빠진 몸매를 자랑하는 꽁치는 푸르스름한 청람색 피부로 싱싱하다 못해 꽉 깨물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탱탱한 힘, 푸르게 빛나는 광채는 꽁치의 상징이다. 특히 요즘같이 칼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 상종가를 치면서 뭇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만 나의 애정표현은 고작 세치 혀로 음미하는 것이다. 꽁치를 향한 나의 사랑은 어린시절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꽁치를 다루는 어머니의 솜씨는 가히 일품이었다. 굵은 소금을 뿌려 화형을 하거나, 갖은 양념에 저며 말린 후 찜으로 상 위에 올리면 부드러운 감촉과 삼삼하고 고소하면서도 약...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새해 벽두에 만나는 사람마다 주고받는 첫인사 중의 한 마디다. 해가 바뀌었으니 한 해도 복 많이 받아서 행복 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참 좋은 의미다.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가 마음 편하면서 모두가 즐겨 쓰는 가장 보편적 인사말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 좋은 인사말 이면에 보편적 인간을 초월한 어떤 절대자적 존재를 암시하는 듯한 의미가 있어 해마다 인사말이 오갈 때면 한 번씩 되씹어 보게 된다. 해서 새해 인사를 나눌 때 주변 사람들에게 “새해 복 많이 베푸세요.”...
사학법 개정과 복지부장관 임명관계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복잡하고 소란한 것이 사람이 사는 사회의 속성인지는 모르나 대립과 갈등이 극한에 이르게 되면 그 사회는 마침내 내부적으로 붕괴의 운명을 맞게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로마의 국가붕괴나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 여러 국가들의 경제추락이 바로 그 예의 표본이 된다. 장관임명에 대한 소란은 일과성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으나 국가 백년대계의 근간이 되는 사학법개정이 코드가 맞는 편향적 이념의 정치인들이나 특정 교원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정치적 목적에서 의결된 것이라면 ...
대통령의 유시민 복지부장관 내정으로 여당내부가 술렁였다. 대통령의 코드정치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유시민을 택하고 당을 버렸다’는 여당당원들의 볼멘 목소리로 청와대만찬까지 연기되면서 대통령이 여당에게 거부당하는 보기 드문 상황까지 갔다. 향후 당정관계에 악재로 작용해 국정파트너로서 여당의 협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고유권한이지만 불가침의 성역은 아니다. 올해부터 장관임명의 인사 청문회를 둔 것도 그런 감시기능이 깔려있다. 대통령의 지금과 같은 무리한 개각은 국정불안을 자초...
상호주의는 제국주의 시대부터 국제외교의 기본 규칙이 됐다. 모든 외교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원용(援用)되는 것이지만, 특히 경제통상분야에서의 적용이 두드러졌다. 19세기 열강(列强)들은 저개발국에 접근하여 개방을 통해 이익을 서로 나눠 갖자고 군함 외교의 강압을 통해 양국간 통상항해조약을 체결하고, 상대국에게도 관세상 최혜국대우(最惠國待遇)를 부여했다. 상호주의 이면에는 강자들의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일방주의가 잠복해 있었다. 그들의 본심은 상대를 통째로 삼키자는 것이었다. 서로 다른 것을 가진 자들이 자원배분을 효율화하고 새로...
2천년 전 중국고전인 여씨 춘추에는 ‘거대담론’이 나온다. 활을 잃어버린 형(刑)나라 사람이 활을 찾지 못하자 ‘주어도 형나라 사람일 것’이라 하자, 공자는 형나라 사람보다 그냥 사람이 주울 것이라는 말이 옳다고 했다. 듣고 있던 노자는 ‘사람이란 말도 빼야한다’는 것이다. 천지의 것이 천지에 있기 때문이란 담론이다. 형나라 사람의 공동체의식은 개인을 넘은 국가이고 공자의 것은 국가를 넘은 인간이다. 그러나 노자는 그 인간마저도 뛰어넘는 천지의 우주의식이다. 이런 거대담론의 시대에 사는 법을 우리는 익혀야 한다. 세계...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천지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상쾌한 기분이 온 몸에 스며든다. 어제 저녁에 본 잿빛 하늘은 우중충하여 봄비가 오겠구나 하고 잠을 잤는데 이렇게 눈이 엄청 내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마당에 세워둔 자동차는 솜이불을 두텁게 덮고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고 정원의 매화는 입술을 뾰족이 내밀다가 파르르 떨고 있다. 이렇게 눈 덮인 풍경을 구경하면서 향수에 젖는 시간도 잠시 뿐. 눈을 치워야 할 요량으로 마당에 나왔다. 그 때 내 눈을 잡아당기는 것이 있었다. 하얀 눈위에 총총히 박힌 발...
경북일보 독자 여러분! 새해 첫 인사 올립니다. 가내 두루 하나님의 복 주심을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모든 말에 이란 말이 붙습니다. 라는 말부터가 그렇습니다. , , , 등 라는 말이 붙으면 정말 우리가 새로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새해에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모든 것이 새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기가 힘들고 어려우면 사람들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합니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데 무슨 희망이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내일에 대한 삶의 문제들이 암담하면 희망보다는 절망을 하게 되는가 봅니다. 해...
며칠전 한 식당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적당한 양의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한점씩, 천천히 많은 채소를 곁들여 먹고 또 욕심내지 않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불판에 고기를 잔득 올리고 한꺼번에 다 구워, 먹기에 다급해했던 지난날 모습들은 어느새 사라진 것 같았다. 멀지 않았던 과거 그때 그 모습은 먹거리가 부족했던 탓이라 생각하니 쓴웃음이 났다. 6,70년대에 유행하던 우량아 선발대회나 당시 잘생긴 사람의 모습은 대부분 충분한 영양섭취를 바탕으로 하얀피부에 살집이 적당히 많은 그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먹던...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세밑이 되면 대다수 사람들은 반성한다. 그들은 거짓을 되풀이하지 않으며 진솔한 마음으로 타인과 화목하게 살고자 다짐하기도 한다. 거짓은 인간 본성인 이기심의 발로인데. 지혜가 사람간 관계의 파탄을 막기 위해 개입되는 과정이 바로 반성인 것이다. 한해가 저무는 12월에는 별거중인 부부가 화해하여 재결합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하고, 정치·사회 쟁점으로 심하게 다투는 정치권도 타협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왔다. 지난해 연말에 국회에서 사학법이 날치기 통과돼 예외적으로 여야간 극한대립이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어느 날 이른 아침 막 잠에서 깨어난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손자가 느닷없이 한마디 해온다. “할아버지, 이름에 ‘ㄴ’자 든 사람이 큰 인물 되는 것 같아요. 이순신, 김유신, 박태준, 유관순, 안중근, 왕건…” “됐다. 그만 줏어섬겨라.” 듣고 보니 그를듯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포스텍이라는 이름이 목에 걸린 고등어 가시같이 느껴지기에 시론을 쓴 적이 있다. 제발 포스텍이라는 이름은 국외용으로 하고 국내에서는, 특히 포항시민들의 긍지를 위해서는 포항 지역 언론에서만이라도 구숨하게 포항공대라고 계속 불러주기를 간청하는 ...
목덜미를 파고드는 찬바람이 세밑의 스산함을 더해준다. 연일 경쟁이나 하듯 기온이 내려가니, 가뜩이나 한 해의 마무리에 바쁜 마음을 더욱 재촉한다. 병원 모퉁이에 자리 잡은 붕어빵 포장마차는 그런대로 바람을 막을만하다. 이렇게 손끝이 시리게 추운 날엔 따뜻한 어묵 국물이며 붕어빵이 제격인데, 조금 전 분분히 흩날리던 눈발 때문인지 지나다니는 사람이 통 없다. 오늘의 목표량을 채우려면 아무래도 붕어빵을 들고 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적어도 하루 치 반죽은 다 구워야만 내년까지 특장차의 바퀴 하나 정도는 보탤 것...
한 해가 또 간다. 그리고 새해는 어김 없이 올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 사실이 오십 고개를 넘긴 후부터는 해가 바뀌는 세모의 문턱에서 왜 이토록 숙연해지는지 모르겠다. 마치 인간은 죽음 앞에 진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따지고 보면, 해가 바뀐다는 것은 태초이래로 끊임 없이 흘러 온 시간을 우리의 편리대로 구분해 놓았을 뿐이다. 하지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세모의 계절에 대한 의미...
누군가 노무현 정권을 청개구리에 비유한 적이 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고 국가정책방향이 국민여론과 딴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사학법 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부전문변호사 4명 가운데 3명이 위헌소지가 있다고 밝혔고 사학법인들이 사학법이 통과되면 내년에 신입생배정을 거부하고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극단적인 방안을 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의장단상을 점거하고 육탄으로 막으면서까지 통과시켜 버렸다. 그 결과 한나라당에서는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사학재단에서도 극단적으로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
헐벗은 발이 시리고, 상처 난 몸뚱이가 쓰리다. 주는 일 밖에 모르는 그는 스스로 몸을 챙기지 못한다. 산을 오르내릴 때 무심히 따라온 흙부스러기, 낙엽 몇 잎이 제 자리를 잃고 흐느낀다. 그는 우리가 어릴 때는 놀이터가 되어주었고 자라서는 삶터로, 휴식이 필요한 시간엔 쉼터로 아낌없이 주기만 했다. 푸르른 공기와 갖가지 꽃과 열매, 선한 물과 바람을 품어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돕는다. 산들은 저마다 너른 품으로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서있다. 우리는 어렵던 시절 산에서 먹을 것과 땔감을 무차별로 취했다. 자연훼손이라는 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국토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농촌을 도시민과 농촌 주민 등이 다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복합생활공간으로 적극 조성될 필요가 있다. 최근 전국 도시민 3천명을 대상으로 농촌 이주에 대한 설문 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농촌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놀랍게도 농촌으로 이주 의향을 가지고 있는 도시민이 56.1%에 이르렀고 대부분 10년내 이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중에서 구체적으로 이주를 준비 중인 도시민들도 2.5% 정도가 있어 이제 농촌은 도시민들의 마음의 고향 차원을 벗어나 ...
동서고금을 통해 많은 지성인들은 생명에 대해 감성적이다. 톨스토이는 ‘말은 철회할 수 있으나 생명은 도로 찾을 수 없다’ 했다. 성서에도 온 천하를 얻어도 목숨을 잃는다면 무엇이 유익하냐고 묻고 있다. 그러나 바람소리보다 덧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시인의 메타포는 허무주의적 시각이다. 장자는 생명은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위순(委順)이고, 자손 또한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허물 벗음이라 했다. 생사는 한데 묶어놓은 노끈과 같다는 카오스적 비유도 있다. 같은 주제로 과학자들은 유사(有史)이래 끊임없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몇 해 전 한 신용카드 CF에서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카피가 씨를 뿌리면서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만발했다. 출판계에서도 ‘부자’ 관련 서적이 베스트 셀러를 기록하며 ‘부자 되기 열풍’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욕구는 대형 서점 재테크 코너로 고객들의 발길을 옮기게 했고, 각종 재테크 강좌에도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최근에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백화점 문화센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동호회까지도 부동산을 비롯한 재테크 전문가를 초청하여 ‘부자되기’ 강좌를 열고 있는 추세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무엇일까? 좀더 자동화되고 인간을 편리하게 해주는 IT기술 또는 사용자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지난1998년 유비쿼터스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미국 제록스 연구소의 와이저 소장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메인프레임, 퍼스널컴퓨터에 이은 ‘제3의 정보혁명’의 물결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유비쿼터스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최대 화두로 다뤄지고 있으며, 유비쿼터스의 실현으로 실세계의 각종 사물들과 물리적 환경 전반 즉, 물리공간에 걸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