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살이에서는 무엇인가를 항상 결정해야 한다. 만물의 영장인 호모 샤피언스(homo sapiens)는 원래 현명한 인간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현명하면서도 영리한, 때로는 꽤많은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혼자나 또는 가족이나 친척 등의 일에서부터 시작해서 공공의 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일들을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결정하는 것을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고 해서 경제적 동물로서 인간 세상사를 결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숙명적으로 사회라고 하는 일정한 규범과 가치와 ...
“지방을 위해 공공기관도 옮기는데 경북도청을 옮기는 것이 마땅하다.” 공공기관의 지방분산이 가시화되면서 해묵은 ‘경북도청 이전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발단은 최근 대구·경북에 이전하는 25개 공공기관을 하나로 묶는 공동혁신도시 건설안이 나오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안동 등 11개 시·군으로 구성된 경북 북부지역 혁신협의회는 “하나의 혁신도시는 광역시 중심이 될 수밖에 없고 결국 대구의 위성도시에 그칠 것이다.”며 반발했다. 협의회는 이 같은 논의의 근본 원인은 경북 도청이 대구에 있기 때문이라며 도청 이전을 촉구했다...
영국의 인류학자 프레이즈의 대표작 ‘황금가지(The Golden Bough)’는 고대인들의 신화를 비교종교학적 시각에서 분석하여 문명의 근원과 종교의 진화과정을 밝힌 명작이다. 12권의 방대한 이 저서는 신화가 함의한 종교적, 주술적 가치와 고대인들의 우주관을 탐색할 수 있는 보물지도와 같다. 이처럼 ‘황금가지’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섬광이 있다. 역사가 오래된 민족은 대부분 자신들의 민족신화를 가진다. 따라서 신화는 그 민족의 근원적인 집단무의식과 역사적 체험이 농축되어 있고 시공을 초월한 상징성으로 표현되며 대를 이어...
잔디가 깔리고 연못이 있는 별스러운 집(별장)에서 생활하는 것을 ‘전원생활’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버릴 시기가 되었다. 최근 도시인들의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생활형태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인간 생활에 비친화적인 도시환경에서 각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지역인 농촌에서 전원생활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농촌의 모든 지역이 전원생활 적지는 아니며 무한정 도시인들을 위해 터를 내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전원생활 붐이 먼저 일어 난 경기권은 일반 도시인들이 전...
세계은행(IBRD)이 발표한 ‘사업환경 2006’을 보면, 한국은 평가 대상국 155국 중 27위를 차지했다. 10위권에 든 아시아 국가로는 싱가포르와 홍콩 및 일본 등 3개국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서 1위를 차지한 뉴질랜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나머지 7개국은 미국 및 캐나다와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이다. 사업환경 관련 10개 부문의 규제를 지수화한 이 조사에서 한국은 고용 및 해고 105위, 창업 97위, 투자자 보호 87위 등 경제 활성화와 투자 촉진에 직결된 분야에서 평가가 매우 나빴다. 1997...
10여년전 대학에 창업보육센터 설치를 장려한 이후, 중소기업과 대학간의 산학협력이 우리나라 경제와 대학교육이 선진화할 수 있는 주요한 방법으로 대두되었다. 최근에는 단순히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경영합리화만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산학협력은 중요한 제도로 부각되고 있다. 그 동안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으로 대학과 중소기업의 산학협력은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NURI)으로 123개 사업단에 총 2천400억원을 지원하였다. 지난 9월초 중소기업청은 전국 44개 대학에 ...
최근 국세청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말까지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하거나 납세자가 세법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잘못 낸 세금에 대한 환급액이 1조2천8백8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1백76억 원에 비해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사정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올해 세금을 잘못 부과해 납세자에게 되돌려 주는 금액이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또 국세청이 걷어야 할 세금 중 적게 걷은 과소부과 건수는 지난해 2,359건으로 ...
오 시인의 프로필을 보며 웃은 적이 있다. 그가 어머니께 들은 태몽은 비행기가 뒷산에 떨어져 동네 사람들이 모두 구경을 갔다고 한다. 누가 내릴까 궁금해 하며 쳐다보고 있는데 목이 아주 긴, 학 한 마리가 내렸다고 한다. 거기서부터 시인의 서러운 팔자가 시작되었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시인은 늦둥이 아들을 두었다. 건강하고 똘똘한 아들을 위해 기억에도 없는 태몽을 새로 만들었다. 백호(白虎)가 이 산에서 저 산으로 펄쩍펄쩍 건너다니는 꿈을 꾸었다고 아이에게 자주 들려주었다. 백호의 용맹스러움과 너그러움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어...
한의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험의학이기 때문에 한의학으로서 발전되어 온 진단과 치료법 등은 나름대로의 상당한 타당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의학의 치료는 질병의 원인을 중시하여 그 원인을 치유하거나 보정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즉 눈이 아파도 그 병이 간에서 비롯되었다면 눈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간을 치료하면 눈은 자연히 치료가 된다는 논리이다. 반면에 우리가 소위 양의학이라고 부르는 현대 의학은 철저한 과학적 관찰과 증명에 의하여 발달되어온 것으로서 정확한 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원인과 증상을 치료하는...
누구나 자기착각 속에 산다. 스스로 자신은 잘난 사람으로 여긴다. 인물이 따르지 않으면 성격이 좋다고 생각하고 가방 끈이 짧으면 타고난 재주가 뛰어나다고 믿는다. 공부까지 했더라면 자기는 한 자리 크게 할 위인이었을 것이라는 백일몽에 잠긴다. 그런 위안꺼리도 없었다면 고해 같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자존심일수록 집요하고 강렬하다. 그만큼 검은 콤플렉스가 깊숙이 기생해 있고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으로 만든다. 부부 싸움에도 이런 발상이 통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그나마 ...
어느 영어학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반에 나이가 좀더 들어 보이는 학생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사연인즉슨, 중학교 3학년짜리 학생이 초등학교 6학년생들과 함께 영어를 공부하는 중이랍니다. 이 학생이 학원에 처음 왔던 날, 영어실력을 점검해보니 도저히 같은 학년 학생들과는 함께 수업을 받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합니다. 그래서 실력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이면 반을 새로 만들어보기로 하고 일단은 그 학생을 돌려보냈답니다. 며칠 후 그 학생이 다시 와서는 “제 실력이 초등...
최근 주5일제 근무환경과 국민소득 향상 등으로 도시인들의 웰빙에 대한 욕구가 크게 높아진 시대 트랜드를 대변하고 있는 키워드 중의 하나가 전원생활이다. 전원생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인 인식 속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언덕 위에 별장을 짓고 생활하는 것을 먼저 떠 올리는 등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다. 이러한 이유는 부유층 중심으로 저택과 같은 별장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는 형태가 먼저 정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소득 수준도 많이 높아졌고 여가시간의 확대가 확연하게 정착되어 가고 있어 전원생활이 보편적인 도시인들의 ...
1년 전 야당 박대표는 국회 연설에서 선진화를 위한 4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대통령도 지난 신년 첫 국무회의에서 선진한국을 국정목표로 삼는다며 기염을 토했다. 뭔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것 같은 핑크빛 청사진들이었다. 그 후 상당한 세월이 흘러간 요즘, 정가에는 선진화라는 단어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포기한 걸까? 은밀히 진행 중일까? 아니면 이미 선진화가 다 되었다는 뜻일까? 선진화라는 것은 정부와 의회가 합리적이고 성숙된 모습을 갖추는 것이며, 교육이나 사회복지제도가 변덕 그만 지기고 제대로 된 제도를 차분히 정착시키는 것부...
최근 국세청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말까지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하거나 납세자가 세법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잘못 낸 세금에 대한 환급액이 1조2천8백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1백76억 원에 비해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사정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올해 세금을 잘못 부과해 납세자에게 되돌려 주는 금액이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또 국세청이 걷어야 할 세금 중 적게 걷은 과소부과 건수는 지난해 2천359건으로 전년...
오늘날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신봉하는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이율배반적인 모순구조로 짜여져 있다. 1인 1표제로 대표되는 평등원칙이 요체인 민주주의에 자유가 접목되면 인간의 기본권에 관한 것이 되지만, 그것이 시장을 지배하는 기본원칙이 될 때는 기업의 주총에서 행사되는 주주들의 투표권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불평등의 등가기준이 된다. 시장에서 소액 주주의 권익은 대주주의 권익에 삼켜지게 된다. 역사적으로 자유란 서양 중세시대에 ‘자유방임’으로 상징되는 시장에서 분출되기 시작한 이념이다. 시장에서는 승자와 패자간 그리고 강자와 ...
며칠 전 아들아이 가을 운동회 날이었다. 아들놈이 좋아서 새벽부터 일어나라고 깨운다. 아내는 김밥을 싸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면서 나보고 좋은 자리를 맡으려면 일찍 가야한다며 빨리 서두르라고 난리다. 학교에 들어서니 맑은 가을 하늘과 함께 운동장에는 만국기가 펄럭이고, 친근한 동요자락이 우리를 반겼다. 아! 얼마만에 느껴보는 설레임이란 말인가? 갑자기 내가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 날이 아련히 떠올랐다. 운동회날은 우리 동네 축제날이었다. 온 동네 모든 사람들이 학교에 모여 청군백군 나누어‘달리기’‘마스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생계자금 등 급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상품 중 ‘가장 마지막에 깨는 것’으로 알려진 보험계약을 만기 전에 해약하는 사람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4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에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에서 해약되거나 보험료를 제때 못내 효력을 잃은 해약·효력상실 보험계약 건수가 988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는 외환위기로 인해 보험 해약이 폭주했던 1998년도의 959만 건보다도 많은 규모다. 그런데 해약 건수가 급증한 것과 달리...
동양고전인 예기(禮記)에 보면, 공자가 태산을 지나가다가 한 여인이 서글피 우는 것을 보고 제자들에게 그 이유를 묻게 하니, 그 여인의 시아버지와 남편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공자가 그 여인에게 여기를 떠나면 될 것이 아닌가 하고 다시 물으니, 그 여인이 하는 말, 여기에는 호랑이는 있지만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을 두고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면 도대체 정치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무서운가? 전통적으로 ...
중국인들이 추석을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주장하며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지지하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한다. 추석을 최대 명절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지난해 단오절을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을 의식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추석마저 한국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기선잡기에 나선 것이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농경문화권의 토속신앙은 ‘바알(Baal)’이다. 어원은 소유란 뜻이며 비와 이슬의 신이란 의미다. 주색(酒色)이란 낱말은 이런 ‘바알’신앙의 산물이다. 인류문화사상 최초의 문명 산물은 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경제회복? 인간성 회복? 윤리의식 회복? 합리성 회복? 비록 우리라는 단서를 달아놓았으나 우리가 속한 사회의 성격에 따라서 답이 달라질 것 같다. 아니 모두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우리는 무엇을 골라야 할 것인가?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사회를 이루고 서로 관계를 가지면서 산다. 서로 모여 산다는 것은 상호 의존적으로 서로를 도우면서 공동의 선을 영위하면서 살라는 뜻일 게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면서 자신의 부를 늘리려는 사람...